브리타니아의 세계로
처음 울티마를 접속하던 그날의 설레임은 아직도 내 가슴속 깊이 남아 있다. 해외는 커녕 제주도도 한번 제대로 가보지 못한 나에게 전세계인을 상대로 맞짱(?)을 뜰 수 있는 기회란 흔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처음 접속한 만큼 울온에 처음 접속했던 그날 벌어졌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온다. 울온이라는 게임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나에게는 가장 기초단계인 캐릭터 제작부터 말썽이 생겼다. 처음에는 류(Ryu)라는 아이디로 접속했더니 이미 이 아이디는 다른 사람이 먼저 만들어 사용하고 있어 나는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어야만 했다. 내 전용아이디인 '류91(Ryu91)'이라는 아이디를 만들기로 했는데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울온의 메시지에서는 이 '류91'로는 접속할 수 없다고 나오는 것이다. 나는 생각하기에 '세상에… 이 아이디도 이미 만들어져 있었던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른 서버로 옮겨 '류91'이라는 아이디로 다시 접속했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역시 이 아이디를 만들 수가 없었다.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눈치빠른 사람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설마∼'하는 심정으로 울온에 있는 모든 서버를 돌아다니며 이 아이디로 캐릭터를 만들어 볼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번번히 만들수가 없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다른 아이디로 만들수도 있었겠지만 유난히 이 아이디에 애착이 있던 나에게는 이 아이디말고는 다른 아이디는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일이 이렇게 되자 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난 너무 화가 난 나머지 괜히 죄없는 키보드 자판을 내동댕치기도 하고 볼펜을 아그작 아그작 씹기도 했다.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이미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난 미쳐가고 있었던 것이다. 혹시 서버상에 문제가 아닌가 싶어 컴퓨터를 재부팅한 후 다시 울온에 접속해 '류91'이라는 아이디를 만들어보았지만 이번 결과 역시 마찬가지였다. 난 너무 화가난 나머지 이성을 잃고 말았다. 냅다 죄없는 컴퓨터를 주먹으로 뻥치며 이렇게 소리질렀다. "이거 버그 아냐? 무슨 놈이 아이디 하나 만드는게 이렇게 힘들어"라며 버럭버럭 화를 내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선배(울온에서 어느정도 일가견이 있는 선배였다)의 한마디. "너 바보 아니냐?" 그 선배의 말인즉 울온에서는 숫자가 들어간 아이디는 죽어도 만들 수가 없단다. 울온에서는 오로지 영문으로 된 아이디만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허헉… 그럼 난 2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무슨 짓을 하고 있었던 거란 말인가? -_- 난 선배의 그 한마디에 난 하늘만 바라보며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류 I세의 울온 왕초보 여행
이런 해프닝을 겪은 뒤 나는 영문 숫자(?)가 들어간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었다. 그 이름도 거창한(?) '류 I세(Ryu I: 이하 류로 통일)'라고 말이다. 뭐 남들이 알아줄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난 이 류를 뭘로 키울까 생각하다가 예전에 마법사가 이상한 불꽃도 쏘고 데몬도 소환해는 모습을 보았던 것을 기억해냈다. 난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흐흐흐… 그렇다면 두말할 필요없이 마법사가 짱이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깨너머로 보았던 캐릭터를 만드는 법을 생각해내며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난 상식적으로 마법사는 머리가 좋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힘(STR)과 민첩성(DEX)보다는 지능(INT)을 3배에 가까울 정도로 높이 잡고 나머지 능력치들은 레벨업을 통해 올리려고 생각했다(하지만 울온을 해본 게이머라면 알 것이다. 기본 능력치는 올라가지 않으며 한 치수의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되는지를 말이다). 내 캐릭터 마법사 '류 I세'의 기술은 매저리(마법기술), 소드 맨쉽(검술), 카펜터리(가구를 만들 수 있는 기술)를 선택했다. 그리고 마법사들의 고향이라 불리는 문그로우에 들어갔다. 흐흐흐… 드디어 울온에 들어온 것인가! 내 입가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말로만 듣던 울온의 세계. 롤플레잉 매니아들의 고향. 바로 그 울온에 들어오다니….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그러나 이런 감격적인 순간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기본능력중 힘(STR)이 낮으면 히트포인트(Hit Point=체력치)와 들고 다닐 수 있는 중량이 자동적으로 낮아져 마음껏 싸우기는 커녕 몇발자국 뛰지도 못하고 쉽게 지쳐버리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몰랐던 난 류가 움직이지 않자 서버문제라니, 게임상의 버그라는 등 죄없는 울온을 항해 화를 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랬던가? 지쳐서 움직이지 않는 내 캐릭터를 한번 움직여보겠다며 마우스를 책상끝에서 책상끝으로 쭈욱 긁어가며 움직여보기도 하고 혹시 키보드로 움직이는 것인가 하고 키보드의 화살표키를 부서져라 누리기도 했지만 내 캐릭터 류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그리고 화면 하단에는 이런 메시지만 끝없이 떠올랐다. "You are too fatigued to move(당신은 움직이기에는 너무 피곤하다)"라고 말이다. "이게 뭔소리여∼ 왜 움직일 수 없냐고요!!"라고 소리를 질렀더니 이 소리에 놀란 선배가 내가 하는 행동을 지그시 살펴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한마디를 건넸다 "아무리 생각해도 넌 바보의 극치야, 바보의 극치…. 너 정말 게이머 맞냐?"라는 것이다. '바보의 극치라니….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그래도 한 롤플레잉 한다는 나에게 이런 몰상식한 말을 건네다니…' 하지만 선배의 말을 듣고 난 후 또다시 나의 바보스런 행동에 부끄러워 할말을 잃었다. 선배의 말 "야! 임마,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네힘은 겨우 10Kg밖에 못드는데 30Kg이나 되는 짐을 들 수 있겠냐, 설사 들 수는 있다쳐도 그걸 지니고 몇걸음이나 걸어다닐 수 있겠냐고!!"라는 것이다. 그랬다. 울온에서는 자신이 능력이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힘(STR)을 10으로 잡았던 나의 류 I세는 남들이 장난으로 던진 돌에 맞아도 그냥 쓰러지는 병약한(?) 캐릭터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었다. 다른 캐릭터들이 장난으로 던진 화살에 내 류 I세는 픽픽 쓰러지기도 했고 지나가는 고양이와 싸워도 개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쓸모없는 캐릭터가 바로 류 I세였던 것이다. 하지만 애써 만든 내 캐릭터를 그냥 없앨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한번 살아볼려고 여기저기를 옮겨다녀보려고 했지만 병약한 류는 금새 지칠뿐이었다. 그러기를 30분. 아무리 다른 곳으로 돌아다니고 싶어도 갈 수도 없고 시약이나 마법을 배울려고 해도 돈도 없어 제대로 게임을 할 수가 없었다. 내 가슴에는 슬픔이 밀려왔다. '왜 나는 울온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았던가? 조금이라도 울온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이런 바보같은 실수를 안했을텐데…'라는 절망감이 내 마음속에 찾아왔다. 난 하는 수 없이 울온세계에 들어간지 1시간도 되지 않아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뒤 울온에 대해 약간의 공부를 했다. 아무리 게임이라 할지라도 역시 사전지식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역경을 딛고 다시 태어난 류 I세
이런 과정을 여러번 반복한 후에야 난 비로소 그런대로 제대로 된 캐릭터를 만들수가 있었다. 난 선배의 조언을 받아들여 마법사보다는 대장장이로 키우기로 했다. 선배의 말은 '울온에서도 돈이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돈만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마법사도 될 수 있고 최고의 검사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버 세계인 울온에서 조차 돈이 필요하다니 약간 아이러니했지만 역시 조언을 따른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난 선배의 충고를 받아들여 울온에서 수입이 가장 짭짤하다(?)는 대장장이를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일단 처음과 같은 실수를 하지않기위해서 힘(STR)은 45, 민첩성(DEX)과 지능(INT)은 10씩으로 잡았다. 그리고 기술은 블랙스미스(Blacksmiths)를 50으로 가장 높게 잡고 나머지는 매저리와 마이닝 능력을 첨가했다. 그리고 서버는 'Lake Superior'를 선택했다. 내가 보기에도 이번에는 제법 완벽한(?) 캐릭터였다.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대장장이에게 가장 어울리는 도시인 미녹으로 들어갔다. 미녹에 들어오니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상한 갑옷을 입은 사람들도 보였고 마을에서 불꽃을 일으키는 사람, 이상한 몬스터(나중에 데몬이란 것을 알았다)를 끌고 다니는 사람 등등 정말 별의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것은 벌거벗고 다니는 사람들이었는데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채 곡괭이나 단검(그많은 무기중에 단검이 뭐야. ^^)을 들고 정말 힘차게(?) 내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난 속으로 '정말 불쌍하군. 얼마나 돈이 없으면 저렇게까지…. 쯔쯧'(얼마지나지 않아 나도 그런꼴을 여러번 당해야 됐다 -_-). 난 여기저기를 그냥 돌아다니면서 울온의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지기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울온의 인터페이스는 기존의 게임들과 별반 차이가 없어 그리 익숙해지는데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을구경을 마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는데 역시 수중에 돈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일단 돈을 벌기위해서는 그랜드 마스터(Grand Master: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로서 울온의 사람들은 이 그랜드 마스터가 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가 돼야 했다. 그리고 류가 대장장이를 직업으로 선택한 이상은 무기나 방어구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무기나 방어구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잉곳이라는 재료가 있어야 되고 이 재료를 다룰 수 있는 텅이나 망치(?)가 있어야 됐다. 텅이나 망치는 대장간에서 구입하면 되므로 별 걱정은 없었지만 잉곳을 구하는 것은 장난이 아니었다. '잉곳(Ingot)'라고 불리는 철괴가 있어야 각종 무기나 방어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인데 이 잉곳은 광산에서 나오는 '광물(Metal)'에서만 추출되는 것이다. 이 광물을 추출하기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물론 이것은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말이다). 내가 처음 시작도시로 미녹을 선택한 이유는 이 광물을 추출하기에 가장 적당하기 때문이었다. '광부의 도시'라 불리우는 미녹은 최고의 광부나 대장장이가 되기가 비교적 쉬웠다. 마을 근처에 커다란 광산이 바로 붙어있었고 마을에는 광부길드가 있어 좋은값으로 물건을 팔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사전답사를 통해 찾아놓은 광산으로 열심히 달려갔다(미녹의 광산은 마을 오른쪽위에 있었다). 미녹의 광산에 도착해 동굴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안은 약간 어두웠지만 그런대로 볼만은 했다. 동굴안에는 광물을 캐기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는데 그곳에도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두근거리며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Ryu I: How to mine?(어떻게 광물을 파내나요?)
Every One: …
Ryu I: How to mine?(어떻게 광물을 파내나요?)
Every One: …
뭐냐? 아무런 대답도 않다니….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혹시 내가 영어철자를 잘못 쳐서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어 문구를 확인해보았지만 별문제가 없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울온에서는 요즘 PK가 극성이라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었고 특히 울온의 초보인양 물어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PK이었기에 사람들은 잘 알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대답을 해주지 않고 대답을 하더라도 항상 경계를 한다는 것이다. 난 그 사실을 모른채 몇번이고 물어보았지만 그들이 묵묵히 자신들만의 일을 할 뿐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자 너무 화가나 '제길… 뭐 이런것들이 다있어?'라며 속으로 욕을 해댔지만 그들은 여전히 묵묵무답(?)일 뿐이었다.
철광석을 캐자! 철광석을 캐자!
난 하는 수 없이 광석캐는 법을 스스로 배워야만 했는데 일단 어깨너머로 배우기로 했다. 동굴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곡괭이를 들고 땅을 내리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제서야 난 '아하! 곡괭이를 가지고 땅을 파면 되나 보군'라고 생각했다. 내가 듣기에 캐릭터를 만들 때 세가지 기술을 선택할 수 있고 그 선택한 기술에 따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품이 달라진다고 알고 있었다. 나는 분명 기술능력 중 마이닝을 선택했으니 내 가방에는 당연히 곡괭이(Pick's Axe)가 들어있을 줄 알았다. 난 회심의 미소를 띄며 내 가방을 천천히 열었다. 헉!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있어야 될 것이 없고 쓸모없는 잡초투성이뿐이었다. 나는 혹시 이 잡초투성이에 가려 곡괭이가 보이지 않는 줄 알고 잡초를 버리고 하나씩 꺼내 살펴보았다. '망치 하나, 마법책 한권…, 거미줄?, 인삼?, 금 100, 삽한자루…. 이게 뭐냐? 인삼은 체력회복제인가? 거미줄은 또 뭐야? 왜 있으라는 곡괭이는 없고 쓸데없는 것들이 이리 많아!'라고 생각했다. 난 이 이상한 잡초는 쓸모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땅바닥에 내버렸고 옆에 있던 이상한 사람이 다가와서는 "Is it item that u drop?(이거 버린거니?)"라고 물었다. 난 아무런 생각없이 "yes, if u need, take it(그래, 필요하면 가져가)"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고맙다고 하며 얼른 주워서 다른 곳으로 냅다 달려갔다(나중에 내가 버린 것들이 마법을 사용하기위한 시약들인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했는지 모른다 -_-). 난 가방을 주의깊게 다시 한번 찾아보았지만 아무리봐도 내 가방안에는 곡괭이는 눈에 띄지 않았다. 그렇다면 내가 캐릭터를 잘못 만든 것일까? 그건 아니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내겐 광물을 캘 수 있는 도구가 있었다. 바로 삽이었다. 삽은 곡괭이와 똑같이 충분히 광물을 캐낼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몰랐던 난 하는 수 없이 곡괭이를 사기 위해 마을로 돌아가 대장간을 찾아갔다. 대장간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는데 누가 상점주인인지를 구분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돌아가면서 물어보았고 탁자앞에 서있는 이상한 투구를 쓴 인물에게 "Vender Buy"라고 묻자 화면에 두장의 스크롤이 나타났다. 갑옷에서부터 망치까지… 없는게 없었다. 나는 곡괭이의 영어 이름을 몰랐기에 그림을 보며 찾아냈다. '오호~ 여기있군! Pick's Axe라∼. 가격이 37골드? 엄청 비싸네!'라며 곡괭이를 더블클릭해 선택한 뒤 계약서(하단의 스크롤)에 사인을 했다. 그랬더니 사인(Sign)란에는 멋진 이탤릭체로 'Ryu I'라는 내 사인이 보였다. '후훗! 내 사인도 제법 괜찮은데…' 난 곡괭이를 하나 사들고 다시 광산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곡괭이를 내 오른손에 쥐었다. 왠지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드디어 광물을 캐내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나는 주위사람들을 보고 그들이 땅을 파고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이때는 광산전체에서 광물이 나오는 것을 몰랐고 특정한 곳에서만 광물이 나오는줄 알았다). 그리고 그들 옆에 끼여들어 드디어 땅을 향해 손에 들고 있던 곡괭이를 더블 클릭했다(모든 무기나 아이템을 사용할 때는 해당물건에 마우스 커서를 대고 더블 클릭을 해야된다). 그랬더니 화면에는 "Where is doing dig?(어디를 파겠습니까?)"라는 화면과 한께 마우스 커서가 동그라미 모양으로 변했다. 근처에 마우스 커서를 대고 마우스를 눌러더니 류는 내가 가리킨 곳을 여지없이(?) 내리찍었다. '꽈작'이라는 땅파는 소리가 들렸고 잠시 뒤 화면에는 이런 메시지가 나왔다. "You loosen some rocks but fail to found any useable ore(당신은 광물을 얻는 것을 실패했습니다)". '흐흠… 뭐 처음이니깐 그럴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난 다시 한번 시도했다. 그런데도 마찬가지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래도 삼세번이라고 다시 한번 곡괭이를 휘둘렸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라? 이게 뭔일인가? 좋아! 다시 한번…' 그제서야 화면에는 "You dig some iron org and put it your bacgpack(당신의 가방에 철광석을 조금 얻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내 가방은 묵직해졌다. 하지만 내 철광석을 캐는 확률은 너무나 낮았다. 열번 찍으면 겨우 한두번 정도 성공할 뿐이었다. 이상했다. 혹시 광산에 철광석이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니었다. 철광석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자신의 마이닝 기술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었다. 즉 자신의 마이닝 기술이 50이상이라면 철광석을 찾을 수 있는 경우는 10번중 6∼7번 정도이고 10 이하가 되면 철광석을 캐낼 수 있는 확률이 극히 낮았다. 울온에서는 레벨업 시스템보다는 스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자주 그 기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성공확률이 달라진다. 즉 다시 말하자면 하나의 기술을 완벽하게 익히려면 피나는 노력을 거쳐야만 되는 것이다. 이 사실 역시 울온에 접속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되었다(자신의 기술능력치를 보려면 <Alt>+<K>를 눌러보면 알 수가 있다).
드디어 방패를 만들어내다
어느정도 광석을 캐낸 나는 이제 이 광석을 잉곳으로 만들기위해 포지(Forge)를 찾았다. 다행히 광산옆에 바로 포지가 눈에 띄었다. '재수다!'라고 생각하고 가지고 있던 철광석을 포지에서 잉곳으로 바꿀 수 있었다. 철광석을 잉곳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도 마이닝 기술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마이닝 기술이 낮으면 철광석을 잉곳으로 바꿀 수 있는 확률도 낮아진다. 철광석을 잉곳으로 바꾸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했다. 일단 가방속에 들어있는 철광석(Iron Ore)을 더블 클릭한 뒤(마우스 커서가 동그라미로 변한다) 포지에 마우스를 대고 클릭하게 되면 철광석은 잉곳으로 변한다. 철광석이 잉곳으로 변하는 비율은 1:2 정도이다. 즉 철광석 8개이면 잉곳을 16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난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잉곳을 얻지 못했다. 가지고 있던 철광석은 모두 6개였지만 잉곳으로 변한 수치는 4개 정도뿐이었다. 이정도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단검뿐이었다. 들은 풍월로는 무기종류의 아이템으로는 많은 돈을 벌 수가 없고 방패나 갑옷이 값이 나간다는 것이었다. 일단 잉곳을 되는대로 모으기로 했다. 다시 광산으로 들어가 철광석을 캐낸 뒤 다시 포지로 되돌아 잉곳으로 바꿨다. 이런 방법으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제법 많은 잉곳을 모을 수가 있었다. 무려 36개의 잉곳이었다. 이걸 미녹에 있는 광부길드에 팔면 좋은 값을 받을 수도 있다고 들었지만 길드가 어디있는지도 몰랐고 시세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차라리 아이템을 만들어 파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정보창을 열어 내 기술치를 보았다. "오호∼. 블랙스미스 기술이 무려 50.3이나 되는군…. 이 정도면 좋은 물건을 만들 수가 있겠군"라고 생각했다. 난 내 가방속에 든 망치를 곡괭이 대신 바꿔들었다(아이템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손에 들어야 된다). 그리고 잉곳을 꺼내 내가 만들 수 있는 물건을 살펴보았다(들고 있는 망치를 더블클릭하게 되면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아이템들이 등장한다. 각 아이템들은 일정한 양의 잉곳이 있어야 제작할 수 있고 기술이 늘어나면 더 좋은 아이템을 만들 수도 있다). 제법 많은 물건을 만들 수가 있었다. 난 그 중에서 방어구를 선택했다. 왜냐하면 가장 비쌀 것 같았으니깐…(이건 나의 착각이었다). '어디보자∼ 뭘 만들어볼거나∼. 오호 이게 좋겠군'이라며 선택한 것은 조금은 야한 여성용 갑옷(Female)이었다(솔직히 말하자면 이것이 여성용 갑옷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은 착용해보고 알았다 ^^). '어쭈구리∼. 잉곳이 18개나 필요하다고? 엄청 많이 먹는군(?)'라고 생각했다. 잉곳을 많이 필요하면 팔면 상당할 것 같았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드디어 제작시작! 스피커에서는 망치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내 화면에 나타난 것은 "You lose some ingot"이었다. 헉! 이게 뭔소리인가? 내가 실패하다니…. 하지만 한번실수는 병가지 상사라고 하지않던가! 내겐 잉곳이 아직 남아있었다. 다시 시도…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잉곳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 시도해보았지만 결과는 항상 같았다. 우찌 이런일이… 난 하는 수 없이 다시 잉곳을 모으기로 했다. 다시 광산으로 들어가 광물을 캐낼 찰나 설상가상으로 내 곡괭이는 부러져 더 이상 사용할 수가 없었다. '우씨∼ 돈도 얼마 없는데…' 이런 일까지 당하자 마음이 초조해졌다. 난 하는 수 없이 대장간으로 돌아가 곡괭이를 하나 사왔다. 그새 곡괭이값은 42골드로 올라가 있었다. 울온에서는 아이템의 가격이 시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나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다시 곡괭이를 사야만 했다. 다시 광산으로 돌아와 열심히 철광석을 모아 잉곳을 만들어냈다. 그래도 이번에는 처음 할 때보다는 결과가 좋았다. 난 다시 잉곳을 가지고 무엇을 만들까 하다가 아까처럼 너무 욕심부리면 손해가 클 것같아 작은 것부터 만들기로 했다. 선택한 것은 다름아닌 방패(Shields)였다. 처음 제작한 것은 버클러(Buckler)였는데 버클러는 사실상 울온에서는 거의 쓸모없는(?) 방패였다. 방패만들기를 시도했을 때 난 간절히 기도했다. 역시 실패했다. 그러나 난 굴하지 않고 다시 시도했다. '제발… 제발…'라고 가슴속에서 외치며 성공하기를 빌었다. 내 말귀를 알아들은 것일까? 정말로 성공했다. 처음 이 방패를 만들었을 때의 그 기쁨은 울온을 해본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정말 온몸에 전기가 휘감아도는 것같은 느낌과 함께 흥분이 밀려들었다. 난 너무가 기분이 좋아 주위사람들에게 내가 만든 방패를 보여주며 "이거봐! 이거봐! 이거 내가 만든거다! 히히히"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주위사람들은 나를 마치 미친사람 보는듯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난 내가 직접 만든 버클러를 들어보기도 하고 이리저리 살펴보기도 하고 아주 소중하게 다루었다. 하지만 나도 먹고 살아야(?) 되는 법. 돈이 궁했으므로 방패를 팔러 대장간으로 찾아갔다. '히히 이 정도면 한 100골드… 아니 한 200골드는 족히 받아낼 수 있겠지?"라고 계속 키득거리며 대장간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상점 아저씨(?)앞에서 자랑스럽게 "Vender Sell"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내가 팔 수 있는 목록이 나왔다. 헉! 근데 이게 웬일인가? 내… 내 방패가 겨우 11골드? 세상에… 본전도 못찾아잖아! 그날따라 방패값이 떨어질 줄 누가 알았던가! 차라리 잉곳을 팔았으면 더 남았을텐데…. 정말 황당했다. 만들다 남은 잉곳 3개는 21골드인데, 애써 만든 방패는 겨우 11골드? 이런 경우가 다 있을까? 난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버클러를 팔지 않고 잉곳도 팔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울온을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 혹시 빠져나갔다가 들어오면 방패값이 오르지 않을까싶어서였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 참혹했다. 내 방패의 값은 더 떨어져 9골드로 내려앉았고 잉곳도 어느새 값이 떨어져 개당 4골드였다. 헉… 알팍한 속임수를 쓰려다가 오히려 내가 당한셈이었다. 난 하는 수 없이 이 값에 모두 팔아넘기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겨우 울온에 접속했지만 내겐 너무 잊긴 힘든 상처만을 남겨준 울온이 그저 원망스러울뿐이었다. 아직 갈길은 먼데 내 앞날은 깜깜하기만 했다. 과연 난 그랜드 마스터가 될 수 있을까?
무서운 세상… 울티마 온라인
울온에 접속한 지 일주일째 이제서야 나는 울온 세상에 대해서 약간 알 수 있었다. 울온은 평범한 세계가 아니었다. 현실세계의 실생활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곳이 바로 울온 세상이었다. 현실세계와 차이가 있다면 마법과 검이 존재한다는 점뿐이었다. 울온에서는 현실세상처럼 먹고 자고 기술을 익혀야만 했다. 만약 먹는 것을 게을리하게 되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게 되었고 기술을 익히지 않으면 먹고 사는 것이 힘든 세상이 바로 울온이었다. 광부와 대장장이의 생활을 번갈아가면서 살아가던 류는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약을 사거나 음식을 살 때 그리고 대장장이가 없어서는 안될 망치나 광부의 곡괭이는 돈이 없으면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기본적인 마법을 배우거나 사용하는데에도 많은 돈이 필요했다. 물론 돈이 없어도 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데서나 잠을 잘 수도 있고 몇 달을 굶어도 죽지는 않지만(단, PK나 몬스터에게 당하지만 않으면 말이다) 그 이상의 발전은 없었다. 그랜드 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쥐꼬리만큼 벌어들이는 금액으로는 도저히 가망이 안보였다. 훌륭한 대장장이가 되기위해서는 많은 잉곳이 필요하고 잉곳을 만들기위해서는 광물이 필요한데 이 광물을 주머니에 담아 들고 다닐 수 있는 무게는 현재의 류 I세의 능력으로는 220정도였다. 그래서 생각하기에 말을 끌고 다니면서 광물을 갖고 다니면 더 많은 양의 잉곳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빨리 은행으로 달려가 은행창구를 두드렸다. 지금 벌어들인 돈은 모두 1000골드. 이 정도면 충분히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미녹의 북쪽에 있는 마굿간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그 곳 아저씨에게 "Vendor Buy"라고 치자 말의 목록이 나왔다. '오호∼ 말의 종류도 많네? Horse(말), Pack House(짐말), Lama(라마는 세컨드 에이지에서 추가된 말이다). 근데… 말한마리가 762골드? 뜨아아∼' 상상외로 말 한마리의 값은 상당했다. 일주일 내내 고생해서 번 돈을 한순간에 날리게 될 판이었다. 나는 한참을 고심했다. 말을 살 것인가? 말 것인가? 결국 나는 말을 사기로 했다. 많은 양의 광물을 옮기기위해서는 역시 힘좋은(?) 말이 필요했는데 약간 값이 싼 짐말을 선택했다. 값도 일반 말보다 싸고 짐말이니 분명 짐을 많이 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이건 엄청난 착각이었다 -_-). 나는 말을 타기 위해 말에 커서를 대고 더블 클릭했다. 그런데 왠일인가? 말에 탈 수가 없었다. 다시 한번 해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어? 이상타? 듣기에는 분명 말에 더블클릭하면 탈 수 있다고 들었는데…'라면서 잘못 클릭했나 싶어 다시 눌러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어라? 이게 뭔일이야! 말을 탈 수가 없네"라고 혼자 중얼거리자 날 유심히 쳐다보던 선배(지난호에 등장해 나에게 좌절감(?)을 심어줬던 공포의 그 선배!)의 한마디 "애야! 아무리 봐도 넌 울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되는 것 같다. 왠만하면 이쯤에서 포기하지 그러냐?"라는 것이 아닌가?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랬던가? 난 통신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선배에게 따지듯이 이야기했더니 "카하하하! 무식∼한 놈. 말이라고 다 탈 수 있는 말이냐?"라면서 나에게 말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말에는 모두 3종류가 있으며 게이머가 타고 다닐 수 있는 말은 'Horse'라고 불리우는 말이고 이 말은 짐을 실을 수 없다는 것과 'Pack Horse'나 'Lama'는 단순히 짐만 실을 수 있을 뿐 타고 다닐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야! 너 이건 알고 있냐?"라고 하자 나는 "뭘요?"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말을 부리는 명령어 말이야!"라고 선배가 말했다. 말을 부리는 명령어? 내가 그런 걸 알 리가 없었다. 선배는 나에게 '바붕('바보'라는 뜻의 통신 용어)'이라고 다시 한번 놀리더니 명령어에 대해서 설명을 해줬다.
내가 말이야! 사람을 죽이는데는 도가 텄어!!
울티마 온라인(이하 울온)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라면 무엇일까? 데몬? 드래곤? 아니면 각종 몬스터? 물론 이런 것들도 무섭다. 하지만 나같은 초보자들에게는 가장 무서운 것은 역시PK(Player Killer)들이다. 플레이어 킬러라고 불리우는 이들은 나와 같은 뉴비(Newbi: 울온에서 통용되는 말로 '초보자'라는 뜻이다)들에게 정말 소름이 끼치도록 무서운 존재다. 처음 PK를 당하게 된 것은 짐말을 끌고 막 미녹광산에 도착했을 때였다. 난 평소때와 다름없이 땅파는데 여념이 없었는데 왠 검은 옷을 입은 기사가 말을 타고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난 속으로 '자식… 말 탔다고 자랑하나? 땅 파는곳에 왜 말을 타고 와?'라고 생각하면서 그 기사를 한번 아래위로(?) 훓어본 뒤 다시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기사가 나에게 다가온 뒤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입에서는 이상한 주문이 흘러나오더니 갑자기 내 몸이 굳어져 버렸다(나중에 패럴라이즈라는 마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헉…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왜 안 움직여!"라고 말하자 선배가 보더니 "야! 머더러잖아! 튀어!!"라고 하는게 아닌가! 하지만 내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어떡해! 이거∼ 선배! 이거 어떡해"라고 다급한 마음에 소리를 질렀지만 선배는 화면을 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그냥 죽어'라는 말로 대신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 잔인한(?) 선배였다. -- '말도 안돼! 지금 잉곳이 150개나 들어있단 말이야! 잉곳 150개 모을려고 2시간을 헤맸는데…'그랬다. 이대로 죽을 순 없었다. 난 어떡하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쳐보았지만 그 잔인무도한 PK는 나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마법 몇 번 쏘고 칼로 두어번 치니깐 내 스피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화면은 검게 변하면서 떠오르는 글씨 "You are dead(당신은 죽었습니다)"라는 메시지였다. '크헉… 내 돈 300골드, 내 잉곳 150개!!' 처음 PK 당했을 때의 기분은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몇 시간동안 투자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이상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Play as Ghost?(유령으로 시작하시겠습니까?) "와 "Resurrect with penality?(불이익을 받고 다시 부활하겠습니까?)"라는 메시지였다. 난 이 메시지를 보고 당연히 두번째를 선택했다(나중에 이 바보같은 짓에 통곡을 해야됐지만… -_-). 왜냐구? 내 생각엔 유령으로 시작하면 어떻게 살아나서 일을 시작할 수 없을 것 같았고 뭐 불이익을 당해봤자 얼마나 당했겠느냐라는 생각에 선택했다. 그래서 짜잔 하고 부활해서 내 가방을 뒤져봤다. 헉… 남은 것이라곤 곡괭이 하나뿐이었다. 난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중에 내가 지엠(GM: Grand Master) 된 다음에 두고보자!'라는 마음으로 입을 앙다물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한시간이 지났을까? 아까 나를 죽인 그 기사가 다시 나타났다. 볼것도 없었다. 무조건 도망쳤다. 그러나 화면상에 그것도 투구를 썼는데도 불구하고 그 기사의 야비한 웃음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 기사는 아까와 같은 똑같은 주문을 내뱉었고 난 또 꼼짝할 수 없었다. T_T 그리고 다시 죽음… 이번엔 다행히도(?) 잉곳을 얼마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패널티 부활을 선택해서 다시 부활했다(내가 얼마나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지는 울온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_-). 그날 그 PK에게 당한 것은 모두 4번이었다. 난 죽을때마다 패널티 부활을 했는데 마지막 4번째 죽었을 때는 부활이 안되는 것이 아닌가? "어? 이상하다! 왜 부활이 안되지? 이게 무슨일이야"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선배가 "오잉? 너 패널티 부활했냐?"라고 물어봤다. 난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랬다고 했더니 선배는 나를 어이없는 눈으로 쳐다보더니 "이런 바부같은 놈… 패널티 부활하면 어떡해! 아주 죽을려고 환장했구만. 너 머더러 카운터는 먹였냐?"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머더러 카운터? 패널티 부활? 이건 또 뭔소리? 선배의 말에 따르면 패널티 부활은 절대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PK 당하면 머더러 카운터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줬다. 패널티 부활을 할 경우에는 자신의 기술치가 모두 10%씩 깍이게 되며 머더러 카운터를 먹여야 그 PK의 악명이 높아지므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헉? 그렇다면 지금까지 난 30%이상의 기술치가 깍였다는 소리? 선배의 말을 듣는 순간 울온을 하고 싶은 생각이 싸악 달아났다. 난 이젠 어떡해야 된단 말인가?
류 I세 전셋집을 얻다!!!
울온에 접속한지 2주일이 지난 어느날 나는 나름대로 발전을 이뤘다. 돈도 5000골드 정도 모으게 되었고 기술치도 제법 많이 올라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반복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접속해서 땅파고 잉곳을 만들고 다시 방패를 만들어 팔고… 항상 반복되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점차 지겨워졌고 더군다나 무엇을 물어볼려고 해도 간단한 영어는 가능했지만 전문적인 용어를 물어보는데는 내 짧은 영어 실력으로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류는 울온에서는 항상 조용한(?) 아이였다(왜냐구?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대답도 못하는데 무슨 말을 하겠어 -_-).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우연히 통신에 들어갔다가 울온을 한글로 할 수 있다는 말을 보았다. 헉… 이럴수가 이렇게 반가울수가? 그래서 통신가를 돌아다니며 울온 한글패치를 다운 받아 설치 그리고 다시 재접속…. 나는 손을 덜덜덜 떠면서 한글로 한글자씩 쳐보았다. "으하하하! 한글 나온다. 한글 나온다"라고 소리를 지르자 주위 사람들이 나를 모두 미친 사람 쳐다보듯 했다. 더욱이 김 모 선배는 "애는 영어공부좀 하라고 울온시켰더니 다시 영웅문(이전에 한참 즐겼던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었잖아?"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흥! 그래도 난 좋았다. 왜냐구? 이젠 말이 통하니깐 말이다. ^^ 난 한글 패치를 깐 뒤 미녹을 돌아다니며 "한국 사람 없어요?"라고 치면서 여러군데를 돌아다니가 우연히 한 사람을 만났다(미안하게도 그 분의 이름을 까먹었다). 그 사람을 통해 미녹에는 한국사람들이 드물다는 것과 한국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트린싯(이하 틀식)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난 그래서 "여기서 틀식이 얼마나 가야 되냐"고 물었더니 그 분은 웃으면서 미녹에서 갈려면 꼬박 하루정도는 달려가야되므로 차라리 리콜을 해서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난 리콜을 할 수가 없었다. 룬도 없었고 시약도 없었을 뿐 아니라 리콜이라는 마법도 배운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내 사정을 이야기하자 그리고 그분은 고맙게도 게이트를 열어주면서 한글 채팅 프로그램과 함께 레이크 슈페리어(이하 레슈) 서버에 접속한 한국인 채팅방을 가르쳐 주었다. 정말 동포애란… 현실세계든 사이버 세계이든간에 구분이 없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분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게이트를 타자 새로운 마을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한국말들이 화면 가득히 메웠다. 정말 한국인 천지라고 할 정도로 많은 한국인들을 만났다. 난 반가운 마음에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다니며 다녔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틀식은 광산이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었고 마을의 가드로부터 보호받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미녹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럼 나의 울온 여행은 여기서 끝나는 것일까?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여기서 울온을 끝내야 되는 것일까?'라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선배가 불안에 떨고 있던 내 모습을 보더니 MIRC프로그램을 써보라는 것이다. MIRC에 들어가면 분명 울온 채팅방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선배의 말대로였다. 선배가 가르쳐준대로 MIRC에 접속해보니 레슈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난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다가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 귀를 솔깃하게 하는 말이 보였다. 미녹에서는 광물을 얻긴 힘들지만 다른 지역에도 동굴이 많고 그 근처에 집이 있으면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난 여러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전셋집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집은 의외로 쉽게 구할 수가 있었다. 맘씨 좋은 사람을 만난 것이다. MJF 길드의 한사람인 공간이라는 분이었는데 브리튼 북쪽의 윈드 근처에 집이 있고 그 근처에는 아주 좋은 광산이 있다는 것이었다. 난 공간님께 부탁해(거의 조르다시피 했다) 얹혀 살기로 했고 공간님에게 주세(週稅: 일주일마다 내는 세금) 500골드에 계약을 맺었다. 흐흐흐… 이제 나도 방랑객이 아닌 어엿한 집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사온 첫날 도둑맞다?!
난 공간님에게 받은 집 열쇠와 룬으로 이삿짐을 바리 바리 싸들고 공간님의 집에 들어갔다. 공간님의 집은 작지만 아담한 집이었다. 난 공간님에게 집을 들어올 때 주의할 점과 조심해야 되는 점을 들은 후 공간님의 안내를 받아 근처의 광산에 찾아갔다. 그 광산은 정말 조용하고 넓어 광물캐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난 다시 본격적인 광물 채취에 열을 올렸다. 난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양의 잉곳을 얻을 수 있었고 다시 집에 되돌아와 내 상자에 잉곳을 넣어두었다. 그리고 열쇠를 더블 클릭(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가 -- 처음 문을 열 때는 열쇠를 한번만 클릭하고 문을 열어야 된다. 그렇지 않고 더블클릭하면 문은 락(Lock)이 깨져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을 하고 문을 잠궜다는 생각에 다시 광산에 되돌아와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런데 30분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공간님의 호출이 있었다. "류님아! 큰일 났심(났습니다)…, 울집(우리집) 도둑 맞았심(맞았습니다)" 헉… 이건 무슨 소리인가? 도둑 맞다니 그럼 내가 모아둔 잉곳하고 이삿짐들은…. 난 하던일을 멈추고 무작정 집으로 달려갔다. 집에 도착해보니 공간님 이하 MJF 길드원들이 모두 집에 찾아와 도둑을 찾기위해 수사중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내 실수로 문을 잠구지 않고 왔던 것이었다. 내 실수로 공간님의 물품들과 함께 살고 있는 클레오님 그리고 내 물품들은 싸그리 사라지고 말았다. 내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피해가 간 것이었다. 공간님은 그리 신경쓰지 말라지만 내가 이사온 첫날 이런 일이 벌어지자 아무래도 내 앞일이 심상치가 않았다.
류 I세! 아들 낳다?!
공간님 집에서 얹혀 산지 일주일째 나는 굉장히 화가 나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PK들의 극성때문이었다. 공간님집 근처의 광산은 잉곳을 많이 얻을 수 있었지만 PK들이 자주 등장해 나같은 광부들의 피를 빨아먹고 살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집근처의 사이몬(Simon)이나 로스트 커넥션(Lost Connection)과 같은 PK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나를 괴롭혔다(여러분도 이 두사람은 필히 피하시기 바랍니다). 한번은 잉곳 700개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로스트 커넥션이라는 머더러에게 PK당해 모두 빼앗겨 난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컴퓨터 자판을 내동쳐 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한가지 생각한 것이 바로 이에는 이, 나도 전사를 키워 나쁜 PK들과 맞짱을 뜨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제 2의 류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바로 전사 류 II세의 탄생이었다. 처음 류 II세 역시 무얼 해야될지 몰랐다. 하지만 MJF 길드의 공간님과 @.@길드의 싱님(나중에 공간님과 싱님은 친형제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FSS길드의 뉴트님과 소마님의 도움으로 류 II세는 쑥쑥 클 수가 있었다(물론 아직도 미비하긴 하지만 말이다). 먼저 전사가 되기 위한 자질로서 메저리와 패링, 적당한 소드맨쉽을 가져야 된다는 것과 처음 검사수행에는 더미(Dummy: 인체모형)를 쳐서 소드맨쉽을 올리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다. 난 적당한 실력을 갖춘후 소마님과 함께 처음 늑대사냥을 떠났다. 처음 늑대 사냥을 할 때는 정말 겁이 나서 도망다니기가 바빴다. 하지만 소마님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한 마리의 늑대를 잡았는데 난 너무 기쁜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 "캬캬캬! 이거봐! 이거 봐! 선배! 나 늑대 잡았다!"라는 주위 사람들에게 보였다. 그랬더니 옆에 있던 이 모선배 하는 말 "그게 늑대냐? 강아지지…"라고 했다. 헉… 이건 분명 늑댄데… 그것도 죽어라고 고생해서 잡은건데… -_-. 늑대 사냥을 시작으로 류 II세는 본격적인 검사 수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기다려라! PK들아! 내가 반드시 복수하리라!(그게 언제일지 모르지만… -_-)
돈상자보기를 돌같이 하라!
류 II세 전향한지 일주일째 되던 날 난 전사로 키우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대장장이였던 류 1세의 경우에는 여행은 커녕 마을밖을 나서기에도 겁났지만 전사직업을 가진 류 2세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마을밖 여러곳을 돌아다니면서 여행을 할 수 있었기때문이었다. 처음 늑대사냥을 성공적으로 마친 나는 무얼할지 망설였다. 다음은 어떤 것을 잡을까 생각하다가 곰을 생각해냈다. 10여분 동안 산속을 헤멘 나는 어렵사리 곰한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흐흐흐… 오늘은 웅담주나 한번 담궈먹어볼까'라고 생각한 뒤 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멋드러지게 칼을 들고 '곰에게 선방을 날렸다. 그러자 곰이 달려들었다. 난 속으로 '이런 미련 곰탱이(?)쯤이야'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장난이 아니었다. 내가 두어번 칼질해서 곰을 공격하면 4%정도의 에너지가 달아났지만 난 한방만 맞아도 에너지가 10%씩 떨어지는 것이었다. 헥? 이게 뭐냐? 순간 위기감을 느꼈고 난 하는 수 없이 정신없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놈의 미련 곰탱이(?)는 내 뒤를 끝까지 쫓아오는 것이 아닌가? 내 머리속에는 오로지 '잡히면 죽는다'라는 생각뿐이었다. 5분 정도 지났을까? 난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곰이 더 이상 보이자 않자 서서히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변을 살펴보니 왠지 낯설다는 느낌이 들었다. '헥! 설마?'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정말 길을 잃고 말았던 것이다. 난 길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다시 헤메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내 눈앞이 환해지는 듯 했다. 바로 돈 상자가 하나 떨어져 있는 것이 보인 것이다. "이게 왠 횡재냐"라며 아무런 생각없이 상자를 열었다. 그순간 "펑!"하는 소리가 나더니 화면이 어두워졌고 낯설지않은(?) 메시지가 보였다. 바로 '너 죽었당!(You are Dead)'라는 메시지였다. 헥? 이건 또 뭔일? 공격도 안받았는데 내가 죽다니… 난 다급한 마음에 선배를 불렀다(다 알죠? 연 3회 걸쳐 등장하는 공포의 선배 -_-). 선배는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너… 혹시 저 상자 건드렸냐?"라고 물었다. 그래서 난 고개를 끄덕이며 '그랬다'라고 했더니 "역시… 넌 아무리 생각해도 울트라 스톤헤드(?)라고밖에 생각이 안된다. 너 순진한거냐? 아니면 원래 그렇게 멍청한거냐"라면서 놀리더니 상황설명을 해줬다. 내가 당한 것은 바로 알케미 지엠이 만든 트랩이라는 무시무시한 폭탄이었고 길가나 던전에 상자(특히 돈상자같이 생긴 것들)를 터억 하니 만들어놓은 뒤 상자에 폭탄을 설치해놓고 그 상자를 열면 터지도록 해놓은 악랄한 폭탄 피케이들의 상자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길가에 떨어져 있는 상자나 가방은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 것이 관례라는 것이다. 그래서 선배는 이런 명언을 해줬다. "돈 상자보기를 돌같이 하라!"라고 말이다.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면 더 화가 미치는 곳이 바로 울온이었다. 그나 저나 내 아이템들은 또 어떡하지? 패널티 부활을 할 수 없는데(알죠? 제가 지난번에 얼마나 당했는지를 -_-)….
피케이도 여러종류?
울온에서 플레이 킬러로 불리는 머더러는 크게 세가지 종류로 나눠볼 수가 있다. 하나는 일반적인 머더러로 던전이나 필드에서 닥치는대로 사람들을 죽이는 머더러이고 두번째는 사람들을 그레이로 만들어 죽이는 노토피케이 그리고 위에서 말했던 트랩을 이용해 사람들을 죽이는 폭탄 피케이들로 나뉜다. 이 3종류의 피케이들 중 그래도 양심있는(?) 피케이들은 바로 일반적인 피케이들로 이름이 원래 빨간색으로 나오기 때문에 구별이 쉽고 재빨리 도망칠 수가 있다. 하지만 노토피케이들은 이름이 파란색이다. 그래서 구별하기가 힘들어 나와 같은 뉴비들이 쉽게 당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미녹에서 브리튼까지 걸어서 가고 있었는데(이때는 룬이 없었다) 브리튼에 거의 도착할 무렵 왠 말을 탄 사람이 나를 불러세웠다. 순간 머더러가 아닌가 싶어 경계를 하면서 살펴보았더니 다행히도 이름이 파란색으로 나왔고 별 의심없이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랬더니 자신은 중량이 넘쳐 지금 움직일 수가 없다고 하면서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나에게 나눠주겠다고 했다. 난 '이게 웬 떡이냐'하면서 고맙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내앞에 가방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난 아무런 생각없이 가방을 열었고 거기서 필요한 물품을 꺼냈다. 그런데 한참 꺼내고 있는데 갑자기 상자를 도로 가져가버려서 난 아직도 가져가지 못한게 있다고 말하자 그는 알았다고 하면서 다시 상자를 떨어뜨렸다. 이번에는 자신의 바로 앞에 상자를 떨어뜨렸다. 그래도 난 아무런 의심없이 다시 상자를 열고 물건을 꺼내는 순간 그가 갑자기 공격하기 시작했다(남의 가방을 열어보는 것을 스누핑이라고 하는데 스누핑을 자주하게 되면 그레이가 된다). 일단 난 열심히 달려 그녀석의 손아귀에 벗어나기 위해 무지하게 노력했고 다행히도 브리튼 가드 지역으로 들어왔다. 그래도 그 녀석은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 난 내가 그레이가 된 것도 모르고 '헤헤… 바보같은 놈. 가드지역안에서는 가드한테 보호받을 수 있는 것 모르나?'라며 "가드(Guards)!!"라고 소리쳤다. 헉? 그런데 가드는 나오지가 않았다. 그래서 난 '앗! 여기가 가드지역이 아닌가?"하고 마을안으로 더욱 깊숙히 들어갔다. 그러나 아무리 불러도 가드는 오지않았다. 결국 난 그 놈(더 욕을 하고 싶지만 참는다)에게 죽음을 당해야했다. 난 너무 열받았다. 그래서 지엠을 부르기로 했다(여기서 지엠은 그랜드 마스터가 아닌 게임 마스터로 서버안에 상주하면서 관리하는 사람들이다. 대부분 빨간색 로브를 입고 있다). 어디선가 어려운 일이나 게임상의 문제가 있으면 지엠을 부르면 해결해준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난 가드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따질려고 지엠을 부르기로 했다. 일단 선배에게 지엠부르는 법을 배웠다. 선배는 가르쳐 주면서 '왜 지엠을 부르려고 하냐'라고 물었다. 난 방금 있었던 일을 말했더니 날 유심히 쳐다보면서 "이런 바부같은 놈! 그런일로 지엠부르면 오히려 네가 더 고생해! 바보야"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건 또 뭔소리인가? 선배는 나를 죽었던 피케이는 바로 노토피케이로 일부러 일반 캐릭터를 그레이로 만들어 죽이는 피케이들이라고 했다. 또한 그레이가 되면 마을안에서는 가드를 불러도 오지 않으며 힐러 역시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부활을 시켜준다는 것이었다. 또한 지엠을 부를때에도 쓸데없는 일로 불러들이면 오히려 고생해야되는 것은 바로 자기자신이라는 것도 선배는 가르쳐줬다. 흐흑… 불쌍한 뉴비 신세여∼ 도대체 어디서 이 설움을 하소연한단 말인가!
내가 말이야! 한칼하쥐∼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류를 전사로 키운지 1달째 이젠 어느정도 모양새를 갖출 수가 있었다. 장족의 발전으로 칼질(?)도 제법 잘했고 마법도 어느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같이 살고 있는 찬희(집주인인 공간이로 함께 1달을 살다보니 형·동생하는 사이가 되었다)를 꼬셔 던전에 가기로 했다. 처음 간곳은 쉠(Shame)이라 불리는 던전이었다. 쉠에 도착해보니 우리 뿐 아니라 여러사람을 먼저 도착해있었다. 그곳에서 만난사람들은 싱과 뉴트, 소마(이들 역시 1달 동안 친해진 레슈의 게이머들이다)로 내가 나이가 좀(?) 많아서 다들 나보고 형이라고 불렀다. 우리는 함께 쉠 1층으로 갔는데 거기에는 어스라고 불리는 엘레멘탈들이 많았다. "류형아! 형은 약하니깐 내가 먼저 공격한 다음에 공격해"라고 찬희가 말했다. "왜?"라고 물었더니 울온에서는 타겟이 되는 사람만을 공격하며 다른 이들은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이 타겟이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아는 방법은 몬스터의 색깔이 회색으로 변하면 몬스터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체로 공격할 때는 강한사람이 먼저 희생해서(?) 몬스터를 공격한 뒤 나머지 사람이 달려들어 공격하면 쉽게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어부지리라고나 할까? 이런식으로 힘이 센 찬희나 뉴트가 공격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달려들어 공격해 우리는 쉽게 어스를 잡을 수가 있었다. 30분이 지나지 않아 내 가방에는 보석과 만드레이크 루트(Mandrake Root)로 가득찼다. "형! 이젠 2층으로 가서 에어나 잡자!"라며 공간이가 말했다. 공간이 뒤를 쫄랑쫄랑 따라가면서 땅에 떨어져 있는 아이템들을 하나둘씩 챙겼다. 다시 30분이 지났을까? 내 가방은 돈과 보석들로 가득차 더 이상 움직일 수도 없었다. "형! 얼마나 챙겼어?"라고 소마가 물었다. 난 돈을 세보니 무려 9,000골드가 넘었다. 헉! 예전같으면 일주일내내 땅을 파도 모을까 말까 할 정도의 돈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내 소드맨쉽은 어느덧 60대를 넘어서 있었고 다른 기술치도 제법 많이 올라가 있었다. 이런식으로만 간다면 얼마 안있어 지엠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흐흐흐…
돈벌기 쉬운 리치방
던전을 얼마 돌아다니지 않아 나는 제법 많은 돈을 긁어모을 수가 있었다. 거의 벽돌집 한채를 살 정도의 돈을 모았었다. 전사로 시작하고 주위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니 돈벌기가 이렇게 쉬울줄은 몰랐다. 돈벌기가 가장 쉬운 곳은 역시 리치방이다. 물론 초반에는 들어가기에도 무서웠지만 지금은 혼자 들어가서 30분동안에 5000골드씩 벌어올 경우도 있다. 한번은 리치방에 있었던 일이다. 공간이는 학교에 가고 뉴트와 소마는 드래곤을 잡으러 떠났을 때 싱과 함께 리치방에 들어간적이 있었다. 싱에게는 리치킬러라고 불리는 '실버'라는 무기가 있어서 나는 싱이 죽인 리치를 뒤져 돈을 챙기기만 하면 되었다. 싱과 열심히 리치를 잡고 있었는데 갑자기 싱이 "류형! 텨(튀어)! 텨(튀어)!"라고 했다. 아무것도 모른 나는 "왜?"라고 하자 "머더러야!"라고 싱이 말했다. 헥? 머더러? 나는 볼 것 없었다. 일단 리콜마법을 사용했다. 그런데 류 2세의 머리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떴다. "You are fizzle(당신은 실패했습니다)"라는 메시지말이다. 헉! 이를 어쩐다 말인가? 그래도 약간 시간이 남아있었다. 다시 한번 시도… 그러나 역시 실패였다. 메저리가 50 이하였던 나로서는 리콜마법 역시 가끔씩 실패할 때가 있던 것이었다. 내 눈앞에는 머더러가 보이기 시작했다. 난 '또 죽었구나'하고 체념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쏴앙!"하는 에너지 볼트를 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그 머더러를 공격했다. 그러자 머더러는 자신을 공격한 사람에게 달려갔다. 머더러를 공격한 사람은 다름아닌 싱이었다. 그리고 들리는 말 "형! 텨!" 난 그제서야 제정신을 차리고 다시 리콜을 시도, 겨우 도망쳐나올 수가 있었다. 그러나 싱은 돌아오지 못했다. 나 대신 죽은 것이었다.
심성착한 부부 피케이단?!
울온을 하면서 가장 가슴이 떨리면서도 재밌었던 일은 데스타드 던전에 갔을 때다. 처음으로 간 드래곤 던전이었는데 나를 꼬신 것은 뉴트와 소마라는 부부피케이단(?)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실제로 부부도 아니고 피케이도 아니다. 오히려 뉴비들에게는 이들에게 달라붙으라고 권할 정도로 심성이 착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울온을 하다가 만난 사람들로 뉴트는 '피바다(PIBADA)'라는 아이디를 쓰고 있고 마법사를 키우고 있다(현재는 지엠이 됐다). 또 소마는 '다크 히어로(Dark Hero)'라는 전사를 키우고 있다. 성별이 소마가 남자고 뉴트가 여자 캐릭터인데 같은 집을 사용하고 있어 이들을 부부라고 부른 것이다. 또한 이들을 피케이단이라고 부른 것은 내가 당한 복수심(?) 때문이다. 한번은 이들 집에 놀러간적이 있었다. 우리 셋은 장난을 치고 있는데 소마가 나를 꼬드겼다. "류형아! 우리 뉴또(뉴트) 좀 혼내주자"라고 했다. 처음엔 싫다고 했다. 왜냐면 난 너무 약하니깐…. 하지만 소마가 옆에서 자신이 힐을 해주고 함께 공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살살 꼬드겼다. 누가 그랬던가? 사람은 유혹에 약하다고… 난 소마의 유혹에 넘어갔고 내가 먼저 뉴트에게 선방을 날렸다. 컥!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도와준다던 소마는 그레이가 된 나를 공격했고 마법사 지엠인 뉴트는 가볍게 에너지 볼트 한방을 나에게 날렸다. 난 뉴트를 단 한번 때려보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헤헤헤! 또 하나 잡았다. 마누라!"라는 소마의 말이었다. "담은 누굴 잡을까? 히히히…"라는 뉴트의 말. 난 이 부부에게 속은 것이었다. 난 황당해서 말이 안나왔다. 이렇게 배신당하면 누구나 하는 명언이 있다. "브루터스! 너마저…"라는 말이다. 여하튼 이날 이후 나는 이들을 부부피케이단이라고 불렀고 이들은 스스럼없이 나를 대해주는 좋은 동생들이 되었다. 누구든지 이 부부(?)가 장난치는 걸 옆에서 구경하고 있으면 웃느라고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게 용이냐? 도룡뇽이지!
던전에 갔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혼자 드래곤이나 데몬같은 최상급 몬스터를 잡는 일일 것이다. 내가 처음으로 용던전에 갔을 때 일이다. 뉴트와 함께 데스타드 던전에 간적이 있었다. 말로만 듣던 용던전은 최상급의 몬스터가 있는만큼 배경음악마저도 가슴을 압박해오고 있었다. 뉴트가 "형! 내 뒤 잘 따라와! 나 놓치면 안돼"라고 말했다. 그런말 하지 않아도 절대 놓칠 내가 아니었다. 난 어린애가 엄마손을 꼭 잡고 가듯이 뉴트의 뒷꽁무니만 바라보고 달려갔다. 갑자기 뉴트가 서더니 "형! 여기서 꼼짝말고 있어"라고 하면서 이상한 마법(나중에 인비져블 마법이란 걸 알았다)을 쓰더니 내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잠시 뒤 뉴트는 용을 데리고 왔다. 그리고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해 내 곁으로 넘어왔다. "형! 용은 이렇게 잡는거야"라면서 힐을 한번 하고 에너지 볼텍스(이 소환수는 일명 용잡이 소환수로 불린다)를 불러들였다. 그랬더니 아주 쉽게 용을 잡는 것이 아닌가? '어라? 용이 이렇게 약해?
나도 잡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게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는 용을 잡으러 가본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에너지 볼텍스는 최소한 메이지 90 이상은 되어야 사용할 수 있고 그 정도의 기술치면 상급 캐릭터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하지만 난 그걸 몰랐고 어이없게도 나도 용한번 잡아보겠다고 칼을 들고 설쳤다가 용이 뿜어대는 블레스 한방에 죽은 적도 있다. 하지만 아주 우연한 기회로 용은 아니지만 드레이크(쉽게 말해 새끼용이다)를 잡은적이 있다. 그날도 뉴트, 소마와 함께 용을 잡으러 데스타드 던전에 갔을 때였다. 뉴트와 소마는 용을 유인하러 갔고 나혼자 덩그러이 남아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이상한 울음이 들렸다. 헥! 바로 드레이크가 내 옆으로 온것이었다. 그렇다고 도망칠 수도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라며 뉴트와 소마에게 배웠던 블레이드 전법을 썼다. 블레이드 스프리트는 드레이크에게도 먹히는 기술이었다. 일단 아쉬운대로 드레이크에게 블레이드를 깔았다. 운이 좋았다. 단 한번에 블레이드를 깔 수 있었고 드레이크는 블레이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나는 블레이드를 도와(?) 에너지 볼트를 한방 날렸다. 잠시 뒤 아주 쉽게, 정말 쉽게 난 드레이크를 잡았다. 솔직히 난 이때까지도 드레이크와 드래곤, 고룡을 구별할 줄 몰랐고 데스타드에 있는 용들은 모두 드래곤인줄 알았다. 난 드레이크를 잡자 어깨가 으쓱해지며 큰소리로 웃었다. "크하하하! 드디어 용잡았다!"라고 말하자 옆에서 보던 이모선배의 말 "참내! 그게 용이냐 도룡뇽이지"라는 말을 남겼다. 난 지금도 이렇게 우긴다. 내가 잡은 것은 도룡뇽이 아니라 용이라고…. -_-
길드에 가입하다
울온에서의 생활이 약간 지루하다고 생각되던 어느날, 싱이 나한테 와서 "류형! 우리 길드에 가입하자"라고 했다. 내가 "갑자기 무슨 길드 가입이냐? 싱아"라고 묻자 싱은 나에게 길드에게 가입하면 좋은 점들을 하나 하나 설명해주었다. 난 천성적으로 유혹에 약했다. 나는 싱이 꼬드긴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길드에 가입하기로 했다. 울온에는 많은 길드가 존재했다. 레슈의 울온 길드 중에서는 RF길드나, H.O.T 길드, 막죽자 길드 등이 가장 강성했고 그외에 소수정예부대가 모인 브로 길드나 FSS길드가 존재했는데 내가 들어간 곳은 요상한(?) 길드였다. 바로 '@.@'길드였는데 나를 꼬신 싱의 말에 따르면 파워 오브 코리아(Power Of Korea)의 줄임말이라고 했다. 싱에 따르면 예전에 제법 강성했는데 최근에는 쇠약기에 접어들어 그 힘을 다시 키우기 위해 소수의 정예들이 다시 모여 길드원을 모집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길드에는 전부터 알고지내던 공간이나 코, 신디 등이 이미 가입했고 나는 싱과 함께 뒤늦게 가입하게 되었다. 길드 가입식이 있던 그날, 난 길드 마스터인 코파를 따라 본거지인 길드하우스로 찾아가 의례적인 통관절차를 거친 뒤 정식으로 길드원으로 가입하게 되었다. 난 길드 스톤(Guild Stone: 길드 스톤이란 하나의 증표로 길드원을 가입시키거나 탈퇴시키는 등 길드에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는 돌이며 길드하우스의 앞에 놓여져 있다)에 맹세를 하고 코파에게 길드원으로서 주의해야 될점을 들었다. 후훗… 이젠 나도 어엿한 길드원이 된 것이다.
류! 제자 생기다
울온을 하던 어느날이었다. 등뒤에서 무언가 느껴지는 이상한 살기(?)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다보니 낯설지 않은 얼굴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후배중 하나인 제디봉이었다. 제디봉은 음흉한 미소를 띄며 "류선배. 그거 잼있어요?"라고 물어보았다. 난 아무런 생각없이 "응, 잼있다. 왜?"라고 답하자 제디봉은 "흐흐흐… 아뇨. 그냥 궁금해서…"라고 답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제디봉는 내게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갑자기 쓰윽 캔커피 하나를 내밀면서 조용히 할말이 있다고 했다. 난 아무런 생각없이 커피를 받아들며 '흐흐흐… 이게 웬떡이냐'라고 생각하고 넙죽 받아먹기 시작했다. 커피 한통을 다 먹을즈음 제디봉은 "선배, 커피 다 마셨죠? 푸하하하"라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난 '앗! 무언가가 있구나'라고 생각했고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제디봉은 "선배, 뇌물(?)도 받았으니 이제 제 소원 하나를 들어주는 거죠?"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건 또 무슨 소리? 무슨 커피 한캔이 뇌물이 된다는 말인가?'라고 생각하고 제디봉의 얼굴을 천천히 살펴보며 말을 하는 순간 제디봉은 손가락을 내입에 갖다대면서 "선배, 내가 요즘 울티마 온라인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마땅히 기댈곳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선배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럼 내일 울온에서 만나기로 하죠. 크하하하"라는 말을 남기고 발길을 돌려 나갔다. 순간 난 '당했구나'라는 생각하면서 '그렇게는 못하겠다'라고 말하려는 순간 갑자기 제디봉은 고개를 돌리면서 "아! 류선배! 깜박잊고 말씀 안드린게 있는데요. 울온에서 제가 필요한 것은요. 마법 풀북이랑, 돈 10000골드, 집한채, 각종 무기하고 아이템만 있으면 돼요. 얼마 안되죠? 뭐… 어려운 것도 아니니깐 물론 못한다는 소리는 안하시겠죠. 아마 못할껄요. 절대 못한다고 봐요. 못한다고 하기만 해봐…"라는 등등의 갖은 협박과 애교(?)에 나는 얼떨결에 제자한명이 생기게 되었다. '어떻게 이런일이… 하늘도 무심하시지, 찰거머리로 유명한 제디봉을 제자로 주시나이까…'
제자를 받아들이던 첫날
제디봉을 제자로 받아들인 첫날. 간악한(?) 술수를 쓴 제디봉 이놈을 제자가 아닌 노예로 만들기로 결심하고 그래서 난 제디봉에게 돈벌이용 캐릭터를 만들라고 할참이었다. 그래서 캐릭터를 만들 때 나무꾼으로 만들어 돈을 벌어오라고 할 참이었는데… 세상에 제디봉 이놈이 하는 말이 더 가관이었다 ."류선배. 선배의 글을 보고 감명받았어요. 역시 내 캐릭터는 전사가 좋겠어요. 마법을 부릴 수도 있고 처음부터 전투하러 다닐 수 있으니깐 나한테 딱 어울리는 것같애요"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먼저 선수를 치고 들어오니 난 별수 없이 제디봉의 뒤를 봐주는 후견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일단 나는 제디봉에게 울온에서 해야될 기본적 일들을 설명해줬다. 먼저 한글 패치를 설치하는 법과 MIRC를 사용하는 법 등을 설명한 뒤 울온을 조작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줬다. 머리가 영리한 녀석인지 몰라도 한번 가르쳐 주니 금방 따라했다. 그리고 제디봉은 잠시 뒤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트린식으로 들어왔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은 트린식의 미팅홀이었다. 일단 나는 제디봉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물품들을 건네주기로 했다. 일단 제디봉이 요구한대로 마법 풀북책을 먼저 찾아헤맸다. 마법 풀북은 1서클부터 8서클의 마법이 모두 담겨진 마법책으로 구하기가 힘든 것중의 하나이다. 이런 풀북이나 구하기 힘든 아이템들은 개인벤더에 가보면 구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지난번에 봐두었던 개인벤더를 찾아갔다. 난 풀북을 구한 뒤 제디봉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물품들을 하나둘씩 사들이기 시작했다. 얼마안가 내 금고는 거의 밑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난 다시 돈을 벌기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녀야만 했다. 난 속으로 '이 웬수를 어떻게 하나! 제디봉! 이넘!! 이 원수는 언젠가 꼭 갚을테다"
쓰부∼ 한수 가르쳐주세요
제디봉과 함께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내가 해왔던 과정을 그대로 제디봉이 따라하도록 했다. 그런데 찰거머리 제디봉은 좀처럼 내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마치 처음에 내가 울온을 할 때처럼 말이다. 아시죠? 기댈사람이 있다면 계속 그사람에게 기대고 싶다는 것을…. 또한 제디봉은 생긴 것답지 않게(?) 엄청난 질문을 많이했다. '밥은 어떻게 먹는거냐?', '전투는 어떻게 벌이느냐', '마법은 어떻게 쓰느냐', '메저리 60일때는 무슨 마법을 사용해야 빨리 오르냐' 등등 끊임없이 물어보고 또 물어보았다. 특히 울온에 등장하는 기술에 대해 제디봉은 거의 백치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질문은 거의 10분마다 한번씩 이어질 정도였다. "제디봉! 이 징한넘(징그러운 넘) 네가 그렇게 궁금해하던 스킬에 대한 이야기다! 아래 박스를 잘봐!"
머라고라~ 한국서버가 생긴다고랴~
제디봉과 함께 울온을 하던 어느날. 난 통신에서 내 눈을 의심케하는 글을 보았다. 바로 '아리랑'이라는 한국 서버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헉! 새로운 서버. 그것도 우리나라와 관련된 서버가 말이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통을 이용해 한국서버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했고 그 결과 한국서버가 뜬다는 확실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새로운 서버가 뜬다는 것은 바로 엄청난 땅덩어리가 생긴다는 뜻이었고 곧 이것은 나도 잘만하면 성을 지을 수가 있다는 말과 직결되는 것이었다. 난 너무 기쁜 나머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떠들기 시작했고 이 말을 듣고 계시던 'X(여기서 감히 이름이나 직급을 밝히지 못하겠다. 밝히는 즉시 난 그날로 변사체가 될지도 모르니)'님의 단 한마디 "얘들아! 내 성을 지어라!"라는 추상같은 엄명. 난 그 자리에서 몸이 얼어 꼼짝을 못했고 나를 바라보던 우리 기자들의 얼굴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하지만 어떡하랴, X의 명령은 하늘과 같은 것. 우리는 그날로 어떻게 성을 살 것인가에 대한 작전 모의를 거쳤고 아리랑 서버 테스트가 뜨는 날 곧바로 들어가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 날밤을 새워가며 3일째 되던 날, 우리는 겨우겨우 모은 돈으로 배 한척과 디싯트에 집을 한척 살 수가 있었다.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흐뭇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우리는 열심히 돈을 벌고 있는데 제디봉이 우리곁으로 다가와 한마디를 건넸다. "어라? 류선배? 테스터 서버에서 지금 뭐해요?"라고 묻자 나는 아무런 생각없이 웃으면서 "응! 열심히 돈벌고 있어. 성 지을라고"라고 했더니 제디봉은 날 이상한 눈길로 보더니 "류선배, 테스터 서버에서 한 것들은 저장안돼요. 그것도 몰랐어요?"라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던졌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엄청난 폭언들이 날아들며 난 그날로 무능력자로 낙인찍히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나는 책임을 통감하고 나의 울온세계를 접고 모든 것을 제디봉에게 물려주기로 공식발표를 했다. 이젠 류의 시대는 마감하고 제디봉의 시대가 온 것이었다. 나를 보살펴 주었던 모든 분들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면서 이제 류는 울온을 떠납니다. 여러분 새로 창간되는 Net Power에서의 울티마기행에서 류91을 다시 만나요. 그동안 안녕히 계세요. "야! 제디봉! 한마디 해라"
" 안돼요. 선배님. 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단 말예요. 성도 주고 돈도 주기로 했잖아요. 그냥 가버리면 어떻게 해요."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천방지축 제디봉의 울티마 모험 기대해 주세요~
류! 울온에 돌아오다
레이크 슈페리어 서버에서 쓴맛 단맛 다 맛보고 후배한테까지 자리를 빼앗긴 류는 브리타니아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좀처럼 안정을 취할 수가 없었다.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울온의 다른서버에 접속해봤지만 그 역시 이미 그곳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날 괴롭히던(?) 선배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접해보았다. "류야, 한국서버 생긴단다. 그 소식들었냐?"라면서 말을 꺼낸 선배의 말은 내 귀를 의심케 했다. 서버의 이름은 아리랑. 새로 생긴 서버이기 때문에 그 만큼 집자리가 남아돈다는 선배의 말은 내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무하하하!! 정말이에요? 선배! 정말 집자리 많아?"라고 확인을 위해서 물어보자 "바부(=바보)같은 넘(=놈)! 새서버 생기면 당연히 집자리는 많은거야. 그만큼 경쟁자가 많아지기도 하지"라고 말했다. 흠… 경쟁자? 경쟁자가 많다면 문제는 달라지므로 난 들뜨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차분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선배의 말대로 새로 생기는 아리랑 서버에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모여들 것이 뻔했으므로 미리 준비를 하지 않으면 성은 커녕 집을 사기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먼저 아리랑 서버에서 전문적으로 돈을 벌여들일 앵벌이 조직이 필요했다. 혼자서 돈을 벌여 성을 산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으므로 일단 돈을 긁어모을 앵벌이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가장 존경받는 직업 마이너?!
아리랑 서버가 뜨기전까지 앵벌이 조직은 날마다 밤을 세워가며 테스트버전에서 호흡을 맞춰가며 어떻게 하면 성을 사들일 것인가에 대한 밤샘토론을 했는데 그 결과 각각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이들이기로 결정했다. 우리팀은 나를 비롯해 총 7명으로 구성되었는데 나는 그중에서 마이너가 되어 스미스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잉갓을 대주기로 했다. 테스트버전에서 우리는 놀라운 팀웍을 보이며 단 하루만에 배를 사서 디시트에 집을 한채 짓을 수 있었다. 난 '흐흐흐… 이정도 속도면 일주일안에 성 사는 것도 문제없겠군'라며 생각하면서 열심히 땅을 팠다. 내가 굳이 마이너를 선택한 것은 선배의 꾀임(?)에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서로의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 팀끼리 모여 이야기할 때였다. 울온의 앵벌이 조직의 보스역할을 맡은 선배가 "류야, 울온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 뭔지 아냐?"라고묻자 나는 "흐흠. 당연히 지엠(GM: Grand Master) 마법사나 전사… 아니다. 블랙스미스 지엠같은 거 아냐? 그거 정말 힘든 거잖아?"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흐흐흐… 바부같은 놈. 역시 너는 울온을 몇 달을 해도 초보티를 벗어날 수가 없구나. 울온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엠은 바로 마이너야. 발러라이트라는 광석을 캐면 사람들이 뒤로 자빠진다. 또한 그 가격은 정말 대단하쥐!"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마이너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난 선배에게 달라붙으며 "선배, 선배! 내가 마이너 할게. 내가 할게! 다른 사람한테 절대 마이너 시키지마! 알았쥐∼, 나랑 약속!"이라는 별별 아양을 떨며 나에게 마이너를 시켜달라고 했다. 선배는 잠시 망설이더니 "안되는데∼ 안되는데… 마이너는 내가 할려구 했는데…. 류야? 왜 갑자기 탕슈(탕수육)이 먹고 싶지? 응? 난자완스도 먹고싶네?"라면서 자신의 배를 쓰윽쓰윽 문지르는 것이 아닌가? '헉? 이건 공개적으로 뇌물을 요구하는 수단?'라고 생각했다. 난 억울했지만 쓴 웃음을 지으며 "흐흐흐, 선배… 먹고 싶은거 있으면 진작 말하쥐∼"라면서 뇌물까지 쓰기도 했다. 결국 나는 마이너를 맡게 되었고 테스트첫날부터 열심히 땅을 파기 시작했다. '파자! 또 파자! 어서 파서 지엠이 되자!'라는 콧노래를 부르며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시간 뒤 어느덧 마이닝 스킬치가 70이 다될 갈 무렵 우리 앵벌이 팀의 한사람인 청풍(여기서는 아이디를 밝히지 않겠다)이 "류! 왠일로 마이너를 맡는 그런 착한(?) 마음을 가졌어? 정말 결정하기 힘들었겠다. 혹시 선배가 마이너 강제로 시킨 것 아냐?"라고 하는 것이었다. "무슨소리, 내가 결정했어. 근데 힘든 결정이라니? 그건 무슨소리야?"라고 묻자 청풍은"어? 그럼 류가 결정한 것이었어? 마이너는 정말 노가다의 진수를 보여주는 직업인데… 그거 지엠 돼봤자 거의 쓸모가 없어. 서버가 처음생기면 잉갓 사줄 사람이 없어서 돈벌기도 수월치 않고 잘 선택하지 않는 직업중에 하나쥐. 특히 팀에서는 마이너가 가장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서로 기피하는데… 그거 몰랐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헉! 그렇다면… 난…' 그렇다. 난 속은 것이었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말에 혹하고 속아넘어간 것이었다. 그 즉시 난 선배에게 직업을 바꿔달라고 말했지만 "앵벌이 조직에 변경이란 단어는 없다. 오로지 한길만으로 밀고 나간다. 만약 싫다면 주금(죽음)뿐이야"라는 선배의 말이었다. 여러분! 여러분도 마이너는 택하지마세요. 한번 택하면 노가다의 진수(?)를 느끼게 됩니다.
뭐라고라? 테스트는 저장이 안된다고라?
테스트 버전이 뜨기 시작한 날부터 우리 네트파워 앵벌이 조직은 급속도로 세력이 커지기 시작했다. 첫날에 집을 구입한 것을 비롯해서 3일째 되는 날은 각 던전과 마을룬을 모두 찍어 우리는 마을에서 갑옷을 만들어 파는 스미스팀과 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사냥팀으로 나눠 돈을 갈구리 긁어모으고 있었다. 그런데 통신가에는 이상한 말이 떠돌기 시작했다. 이번에 뜬 테스트버전은 저장이 안된다는 둥, 집은 저장은 안되지만 캐릭터의 스킬치는 그대로 저장된다는 둥, 다른 서버의 캐릭 하나를 그대로 옮길 수 있다는 등 여러 가지 소문이 나돌고 있었는데 우리는 저장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열심히 돈을 벌여들였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1999년 7월 5일 0시에 정확히 아리랑 서버의 정식버전은 우리의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서버가 뜨기가 무섭게 아리랑에 접속했다. 그리고 우리는 아리랑서버에 들어간 순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왜냐고? 우리의 캐릭터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한동안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아만 했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계속 그러고 있을수만은 없었다. 우리는 테스트 버전에서 연습했던(?) 대로 다시 각자의 임무에 투입되었다. 우선 우리들은 캐릭터 5명을 만들어 1사람에게 모든 물품과 돈을 밀어주고 각자의 직업전선에 뛰어들어갔다. 그러나 잠시 뒤 우리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해야만 했다. 앵벌이 조직에서 나와 선배한명만이 들어왔을뿐 사람들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면서 청풍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류? 류야? 류! 큰일 났어! 우리집 컴퓨터에 서버가 안떠!"라는 것이 아닌가? "무슨소리야? 우린 뜨는데! 컴퓨터 재부팅해봐"라며 놀란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그러나 선배와 나이외에는 우리 앵벌이조직원들은 아리랑 서버에 접속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작전을 변경하기로 하고 선배는 각 마을과 던전을 돌아다니기로 하고 나는 마이너와 스미스를 병행하기로 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ISP의 문제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접속시에 외부로 돌아서 연결이 되는 부분에서 지원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한 것이었다. 결국 나는 한가지 방안을 생각한 것이 울온에 접속한 사람들중 제법 쓸모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끌여들이기로 하기로 했다. 그 결과 바자에서 그 어렵다던 지엠 스미스를 이뤘다던 킹(KING)님을 끌여들일 수가 있었다. 난 다시 마이닝을 전문으로 하고 킹님은 스미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도둑이 설치는 아리랑∼
울온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온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이 피케이를 당했거나 도둑을 맞았을 경우이다. 그러나 나같이 마이너를 직업을 가진 사람이 가장 화가 치밀어 오를때는 힘들어 캐낸 오어(Ore: 광물)을 도둑맞을때다. 한번은 내가 브리튼 북쪽 광산에서 오어를 430개정도를 캔 뒤 열심히 끌고(?) 내려오는 중이었다. 그런데 앞쪽에 'J***a'라는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나무를 캐고 있길래 반가운 마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하자 그 사람은 나를 쳐다보더니 아무런 말없이 슬그머니 다가오기 시작했다. 순간 난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지만 '설마∼'라고 생각하며 오어를 옮기려고 했다. 그 순간 갑자기 그 사람은 내게로 달려오더니 내 오어를 가져가기 시작했다. 내 불안한 생각은 그대로 들여 맞아든 것이었다. 난 정중하게 그 사람에게 "이게 무슨 짓이에요? 광물 돌려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자기 아이디를 한글로 표현하면서(만약 이것을 그대로 표현하면 난 심의윤리위원회에 잡혀가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표현하지 못했다). 난 그래도 다시한번 정중하게 부탁했고 은근한 협박을 가하기도 했다. "저기요? 제발 돌려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의 길드원을 부를꺼에요"라고 하자 "마음대로 해! 길드원 불러봐. 불러봐!"라며 내 속을 은근히 뒤집기 시작했다. 그래서 난 채팅창을 통해 긴급 구조 요청을 타전했다. "선배! 왠 사람이 내 광물가지고 안놔줘!"라고 하자 채팅창에서는 난리가 났다. 특히 직업이 마법사인 선배한명은 내가 브리튼 광산이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리콜을 해서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류야! 한번만 더 말해서 돌려달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고 해"라고 했다. 그래서 난 그 사람의 아이디를 부르며 "제 광물 돌려주세요. 그 광물 캐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라고 하자 자신의 직업은 마이너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고생은 모르겠다고 하며 비아냥거렸다. 난 순간 머리에 피가 쏟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였다. 보다 못한 선배가 "류야! 비켜!"라며 내 뒤쪽에서 '쏴앙~'하는 소리와 함께 무엇인가가 내옆을 지나갔다. 바로 선배가 코포(=Cor por: 에너지 볼트의 다른 말)를 쏜 것이었다. 선배가 쏜 단 한방에 내 광물을 훔쳐간 그 사람은 "우왁! 잘못했어요!"라며 내 광물을 놓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선배는 '이런 녀석은 가만히 놔두면 안된다'면서 기어코 죽여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겨우 내 광물을 다시 찾을 수가 있었다. 잠시 뒤에는 우리 팀의 지원군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고 나는 같은 팀원인 프리맨님의 도움을 받아 브리튼 북쪽의 대장간 근처까지 올 수가 있었다. 그러나 내 험난한 고생은 거기에 끝난 것이 아니었다. 내가 포지(Forge: 광물을 녹일 수 있는 화로)근처에 왔을 때, 갑자기 내 눈앞에서 광물들이 싸그리 사라져 버렸다. 화로주변에 있던 사람이(의심이 가는 사람이 있으나 여기서는 차마 이름을 밝히지 못하겠다. 나의 괜한 의심일 수도 있으므로…) 내 광물을 녹여버린 것이었다. 순간 난 황당해서 말을 잊어버렸다. 옆에서 지켜주던 프리맨님도 어이가 없던지 몇분동안 멍하니 서있기까지 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나의 일만이 아니다. 지금 아리랑에서는 이런일들이 비일비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리랑서버에서는 날마다 서로를 비방하고 입을 담지 못할 욕들까지 난무하고 있는 중이다. 울온을 하는 한사람으로 가슴이 아플뿐이다. 한국인 여러분! 우리 모두 자제합시다!!
앵벌이 팀원! 타워 블록하다!!!
아리랑 정식서버가 개통이 되었을때부터 우리는 계획대로 실행해나갔다. 그래서 이틀뒤에는 배한척과 디시트에 집한채를 지었고 그 다음날부터는 돈이 모이는 즉시 집을 하나둘씩 늘러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팀원끼리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 먼저 성자리를 블록하느냐 아니면 돈 100만골드를 벌여 성을 곧바로 사느냐라는 문제였는데 결국 먼저 성자리를 블록한다음 성을 구입하기로 했다. 아리랑 서버가 개통된지 일주일 되던 날 우리는 비로소 집 5채를 지어 디시트에 타워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성을 짓기위해서는 최소한 9개이상의 단칸방(?)을 지어야만 가능했는데 다행히도 주변에는 집들이 많지않았다. 5개를 지은 우리는 안심을 하고 차분히 돈을 벌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각 집을 돌아다니며 리플레쉬(Refresh: 원래는 충전하다라는 뜻인데 울온의 집들은 일주일동안 아무도 들어가지 않으면 자동으로 없어지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일주일안에 최소한 한번은 문을 두드려줘야 집이 없어지지 않는다. 집이 없어지지 않도록 집을 돌보는(?) 것을 리플레쉬라고 한다)하는 엄명을 받았다. 그래서 매일 우리 팀원들을 돌보고 있던 어느날 우리집이 하나가 늘어난 것에 대해 의아해 했다. 난 '어라? 우리집이 새끼를 쳤나? 왜 하나가 더 있지?'라며 다시한번 집의 숫자를 세어보았다. '하나, 둘, 세엣, 네엣, 다섯, 여섯? 어라? 아무리 세어도 6개네? 새로 집을 지었나?'라는 생각에 난 채팅방에 들어가 물어보았다. "선배! 우리집 하나 더 지었어요? 옆에 하나가 더있네?"라고 말하자 선배는 "뭐? 사실이야? 잠만(잠깐만) 기달려"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내옆에 나타났다. 집을 살펴보더니 "이런 바부같은 넘! 집자리 다른 사람이 넘보지 못하도록 지키고 있으라고 했더니 그새 집자리를 빼앗겨?"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으악! 그럼 이게 우리집이 아니라 남의 집! 그 날로 우리는 다른 성자리를 찾아 떠나야만 했다. 앵벌이 팀원 여러분!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흐흐흑…
류!! 법사되다!!
넷 파워 로얄 길드 성(헥헥… 정말 길기도 하다)을 지키던 나 류는 남몰래 마법사를 키우기 시작했다. 내가 마법사를 키우게 된 까닭은 간단하다. 이전 레슈에서는 전사를 키우다가 마법도 배우고 싶다는 그런 욕심에 마법과 관련된 기술을 키우다가 전사도 아니고 마법사도 아닌 이상한 캐릭터(이것을 게이머들은 잡캐릭터라고 말한다 -_-)로 변하고 말았고 거의 쓸모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리고 말았던 기억이 남아있어 '이번만은 한번 제대로 키워보자! 나도 한번 마사(마법사)가 한번 되어보자'라는 일념으로 마법사를 선택했다. 마법사는 독자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상당히 키우기도 힘들뿐더러 돈은 전사를 키우는 것보다 2∼3배가 더 든다. 최고 마법사의 경지(보통 7지엠을 말하는데 6지엠만 되어도 최고의 마법사라고 부른다)를 이뤘다던 레슈의 브로최님 말씀을 빌리자면 완벽한 마사를 키우기위해서는 약 20∼30만 골드의 자금이 든다고 한다. 20∼30만 골드, 말이 20∼30만골드지 이 돈을 벌기위해서는 하루 하루 살기가 힘든 나와 같은 뉴비들에게 이 금액은 정말 꿈꾸기에도 겁나는 자금이다. 더군다나 길드성에서 집이나 지키며 가끔씩 땅이나 파는 나에게 이 엄청난 돈을 번다는 것은 하늘이 두쪽이 나도 힘든일이었다. 그래서 난 한가지 묘책을 생각했다(말이 묘책이지, 이건 흉계다, 흉계!!). 바로 일리선배를 등쳐먹는 것. 카하하하!! 일리선배는 보기와는 다르게(?) 상당한 착실한 면이 있었다. 돈을 모으면 그것을 모두 시약으로 사온다는 점. 그리고 자신만이 아는 장소에 시약을 숨겨놓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좀처럼 자신의 비밀 시약 상자가 어디있는지를 가르쳐주지 않는 일리선배에게 알아내기란 정말 힘이 들었다. 내가 일리선배의 비밀시약 상자를 찾아낸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집안 구석 구석을 다 뒤져봐도 찾아낼 수 없어 거의 포기하고 '다시 땅이나 파서 먹고 살게 생겼네… 흐흑'라며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곡괭이를 들고 광산으로 향하던 어느날이었다. 막 성을 나설찰나 일리선배가 성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순간 '앗! 분명 시약사가지고 온 걸꺼야. 그렇다면?'라고 생각하면서 재빨리 내 몸을 숨겼다(물론 하이딩으로…). 성안으로 들어온 일리 선배는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엥? 류 이넘! 또 어디갔네"라며 성의 한쪽 구석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였다. 잠시 뒤에 일리선배는 일을 다 마쳤는지 다시 성밖으로 나갔다. 난 그동안 숨기고 있던 내 몸을 드러내면서 일리선배가 서 있던 장소로 급히 달려가보았다. 그런데 허걱… 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성 구석에 잘 안보이는 곳에 조그만 상자(여러분도 알 것이다. 잡화점에서 파는 조그만한 상자.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 상자말이다)가 3개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조심스레 상자를 여는 순간 그 안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보고 기절할뻔했다. 세 상자모두 샥(시약) 세트로 엄청난 물량의 샥(시약)들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난 시약을 보는 순간 침을 질질 흘렸고 '이렇게 많은 시약이 있는데 조금만 써도 모를꺼야'라고 생각하고 마법연습을 하는데 시약들을 조금씩 빼내 내 마법기술을 조금씩 올렸다. 이런 생활을 한지 어언 일주일이 지난 뒤 일리선배가 사다놓은 시약으로 난 메저리를 75까지 올릴 수가 있다. 물론 그동안 일리선배는 자꾸 시약들이 없어지는 것같다며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완전범죄를 노리는(?) 류가 들킬 리가 없었다. 캬캬캬! 그러나… 이 완전범죄는 시약을 훔치기 시작한지 8일만에 들통나고 말았다. 그날도 열심히 일리선배가 사다놓은 시약으로 메저리를 올리고 있었는데 일리선배가 데스타드 던전에서 죽어버린 것이었다. 주변에 사람들도 없고 가진돈도 제법 많아서 이걸 어떡하면 좋냐고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고 난 "선배! 거기가 어딘데? 내가 갈께!"라고 말하자 일리선배는 이상한 듯 "응, 여기 데스타드 3층인데 길드성 2층에 룬있는 방에 보면 데스타드 룬 있을거야"라고 말했다. 난 아무런 생각없이 게이트를 열어 일리선배를 구하려 갔고 무사히 데려올 수가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이었다. 살아난 일리선배의 말 "류야, 너 참 대단하다. 어떻게 게이트 열었냐? 게이트 스크롤 있었냐?"라고 말하자 "응? 게이트, 그거 내가 열었어. 나 대단하쥐? 피즐도 딱 2번이었다. 카하하하"라고 말했다. 이말을 들은 일리선배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호오, 그러니깐 네가 직접 열었단 말이지? 게이트를 열려면 최소한 70이상의 메저리가 필요한데…. 어떻게 열었을까? 그것참 신기하네? 내가 알기로는 넌 힘만 넘치는 무식한 광부로 알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순간 난 아차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난 선배의 시선을 애써 피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진 못했다. 일리선배는 그 끔찍한(?) 얼굴을 내게 갖다대면서 심문을 시작했고 결국 난 선배의 엄청난 사랑이(?) 담겨져 있는 몰매를 맞으면서 그동안 지었던 죄들을 다불게 되었다. 에구구… 그날 난 복날 개패듯이 맞고 두대 더 맞았다. 여러분, 여러분도 남의 것을 훔치지마세요. 안그러면 저같이 돼요. - -
NPC 에게 사기당한 류
일리선배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마법사를 키운 나는 본격적인 수행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일리선배의 말을 따르면 마법사는 초반에는 던전을 가기보다는 주로 여행객을 모셔다 주고(?) 돈을 버는 여행사가 최고라는 것이다. 여행사라는 것은 브리타니아 대륙을 여행하는 사람들(모두 NPC다)을 원하는 목적지에 데려다 주고 돈을 받는 것으로 마법사들에게 제법 짭짤한 수입원이다. 나 역시 들은바가 있는지라 선뜻 마음이 끌렸고 일리선배의 주의사항을 듣는 둥 마는 둥(난 여기서 잘들어야만 했다. T_T) 일리선배가 찍어다 준 룬 가방을 옆에 끼고 브리타니아 대륙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흐흠… 아까 일리선배가 여행객을 모으는 말이 뭐였더라? 그렇쥐! 데스터네이션(Destination: 목적지), 데스터네이션이었다. 카하하하!! 마자, 마자. 이 천재성!! 역시 난 대단해! 무하하하'라며 자아충족감(?)에 입을 헤벌죽하며 웃었다. 내가 처음 간 곳은 브리타니아 대륙의 수도, 브리튼이었다. 난 당연히 수도라서 많은 여행객들이 모여있을 줄 알았다(이때까지만해도 여행객들이 NPC라는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있었다). 난 사람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브리튼의 서쪽은행에서 큰소리로 외쳤다. "Destination!!"라고 말이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당연히 없을 수 밖에 -_-). '어라? 이상하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니? 좋아! 다시 한번!'라고 생각하고 다시한번 큰소리로 외쳤다. "Destination!!"라고 크게 불러보았지만 역시 반응이 없었다. 난 속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계속 은행주위를 돌며 "Destination!!", "Destination!!", "Destination!!"라고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난 '아! 이 바보, 지금 있는 사람들은 다 한국사람들이잖아, 그냥 한국말로 해야쥐. 가끔 내가 멍청할때가 있다니깐"라고 생각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아저씨!! 어디 여행가실 때 없어요? 내가 곧장 배달해(?) 드릴 수 있는데…"라거나 "어이! 학생, 싼값에 보내줄게, 가고싶은 곳 말해봐"라는 식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_?(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시)'였다. 한참을 그렇게 헤메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내게 다가오더니 "류야? 너 여기서 뭐하냐?"라고 말했다. 누군가 보았더니 일리선배였다. "어? 선배… 여행객 모으고 있는데, 여행하는 사람들이 없네? 거참, 이상하네?"라고 말하자 일리선배는 어이가 없는 듯 "너 지금 여기서 여행객을 모으고 있다고? 그것도 NPC가 아닌 게이머들한테?"라고 말했다. 난 당연히 "응!"이라고 말했더니 일리선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너 정말 바보 아니냐?"라는 것이 아닌가? 일리선배는 나를 한심한 듯 "야, 이너마(이놈아)! 여행사는 게이머들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라 NPC를 상대로 하는거야. 그리고 장소도 여기가 아니라 스카라브레나 젤름으로 갔었야지, 너 아까 말한 주의사항 못들었어?"라고 했다. 당연히 들을 리가 없지…. 난 다시한번 주의사항을 일리선배에게 듣고 배운대로 따라하기 시작했다. 다시 시작한 곳은 젤름의 부둣가, 일리선배의 말대로 했더니 제법 많은 여행객들이 나를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요령도 생겨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돈을 쉽게 벌 수가 있었다. 여행사가 잘되자 난 속으로 정말 기뻤다 '흐흐…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금방 떼부자되겠다'라며 흐뭇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누가 그랬던가?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좋은일도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법. 한번은 정말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날도 아침 일찍 브리타니아 대륙을 돌아다니며 여행객을 모으고 있었는데 젤름의 한 부둣가에서 여행객을 모으고 있었다. 그런데 한 NPC가 자신을 브리타니아로 보낼달라고 하길래 난 속으로 '오케, 오케'라고 쾌재를 부르며 그 NPC에게 다가가 "I will take thee(그곳으로 보내줄께)"라고 말한 뒤 그 NPC를 게이트테 태워 브리타니아로 데려다 주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도 NPC는 돈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 난 이상하게 생각해 혹시 다운된 것인가해서 살펴보았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렇다면 버그인가 싶어 난 일리선배에게 "선배! NPC가 돈을 안줘"라고 말하자 일리선배는 "무슨소리야?"라고 내 곁으로 와서 화면을 보더니"어? 이거? 이거 임마, 너 NPC한테 사기당한거야, 임마. 그냥 잊어버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이건 또 무슨 소리? 난 하도 어이가 없어서 "무슨 NPC가 사람을 상대로 사기를 쳐? 이게 말이 돼?"라고 말하자 일리선배는 웃으면서 "그거 말이돼, 나도 많이 당해봤거든. 그렇게 화나면 그냥 죽여버려라!"라고 말했다. 난 하도 열이 바쳐 "정말 죽여도 돼?"라고 되묻고 답변을 들을 사이도 없이 그 고약한 NPC를 에너지 볼트로 공격했다. 순간 내 스피커에서는 '뽕!'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에는 "You are Dead(너! 죽었어)"라는 표시가 떴다. "너 그걸 정말로 공격하면 어떡해! 바부! -_-". 라는 뒤늦은 일리의 선배의 말이 내 귓가에 들어왔다. 그날 난 벌었던 돈을 모두 날렸고 컴퓨터한테까지 사기당한 바보로 취급받았다. 여러분, NPC 사기 그거 장난아니데요…. 정말 장난이 아니에요.
류가 길드마스터 되던 날
우리 NPZ 길드는 성을 지을 때 참여했던 사람들끼리 뜻을 같이해 만든 길드이다. 각자 특이한 직업을 가지기로 했지만 그 뜻은 제대로 펴보지를 못했다. 공간이나 싱은 전투 캐릭터를 만들어 주로 돈을 벌었고 나는 집에서 연습하는 초보수준의 마법사였다. 그리고 우리 길드의 유일한 스미스 지엠은 킹형님뿐이었다. 우리들은 각기 따로 자신들의 일에 충실하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어느날 일리선배의 뜻하지 않은 선언에 깜짝 놀라게 되었다. 일리선배가 일신상의 이유로 울온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길드마스터와 성의 주인인 일리선배가 울온을 그만하게 되면 우리 길드전체에 크나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우리들은 끝까지 말렸지만 결국 일리선배는 모든 것을 내게 물려주고 울온을 떠났다. 아쉽긴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물려받게 된 나는 너무 기뻐서 어쩔줄을 몰랐다. 물론 일리선배가 떠날때는 겉으로는 눈물을 보였지만 말이다. 카하하하!! 난 성과 길드마스터 자리를 물려받은 후 성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어떻게 혼자서 잘 살아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일리선배가 나에게 한마디 했다. "류야, 성도 갖고 길드 마스터 되니깐 좋지?"라며 뜻모를 웃음을 지었다. 난 속없이 "응! 너무 좋아, 선배. 고마워. 모든 걸 나한테 줘서"라며 갖은 아양을 다 떨었다. 그러자 선배는 "하하, 뭐 그정도가지고 고마워하기는…. 근데 류야. 우리 넷 파워에서 각 온라인 게임 길드원 모집하는 거 알쥐?"라고 말했다. "응, 들었어. 근데 왜?"라고 내가 묻자 일리선배는 "그거 울온에서도 해야되잖아. NPZ길드원은 총 13명으로 해야 된다. 그리고 길드원이 되면 선물들도 보내주고, 길드원을 맞이할려면 성도 이쁘게 꾸며야 되고 또 길드배랑, 길드 상점도 내야되고 좀 바쁠꺼야, 흐흐… 수고해라. 크하하하"라고 말하며 큰소리로 웃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또 난 속도없이 "그래? 그럼 돈은 누가 주는 거야? 일리선배가 주는 거지? 우리 은행잔고에 얼마나 남아있어"라고 내가 묻자 일리선배는 씨익 웃으면 "0원"라고 말하며 총총히 걸어나갔다. '헥! 그…그렇다면 그 많은 돈은 결국 내가 벌어야 된다는 소리? 말도 안돼!!'라고 생각하고 난 퍼뜩 정신을 차려 일리선배에게 "일리선배! 나 길드마스터 안할래, 성주인도 안하고 그냥 평범하게 살래!!"라고 말했지만 이미 선배는 사라진 뒤였다. 흐이구, 어찌 이래도 내 울온 인생은 꼬이는 걸까?
철권통치의 제왕 류 주석?!
현재 NPZ길드는 새로운 길드원을 맞이하기 위해 거의 모든 준비가 갖춰지고 있다. 길드원을 위해 성안에는 전투원들을 위해 수련장이 준비되어 있고 테이머를 키울 게이머들을 위해 동물농장과 화이트 웜을 갖다놓았으며 테일러를 키우는 게이머를 위해서는 10마리의 양과 베틀과 물레를 갖춘 방을 따로이 만들어놓았다. 또 요리사를 키우고자 하는 게이머들을 위해서는 식당과 오븐, 방앗간을 만들어 모든 일들을 성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재 NPZ길드는 2개의 상점과 한개의 길드배를 가지고 있어 나날이 그 세력이 커가고 있는 상황이다. NPZ길드가 이렇게 크기까지는 바로 우리 길드원인 킹형님, 담덕, 싱, 공간이의 힘이 컸다. 내가 도움이 필요할때마다 이들은 나에게 크나큰 도움이 되어주었고 현재의 길드를 키운 장본인들이다. 그런데 요즘 이들이 내게 모반(?)을 꾸밀려고 해서 여간 골치가 아픈게 아니다. 특히 공간이나 싱은 나보고 '류주석'이라는 별명을 만들어 나를 웃음짓게 만들곤 한다. 내가 류주석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것은 일리선배에게 길드마스터를 넘겨받은지 얼마되지 않아서이다. 재정상태가 0원인 길드의 주인이 된 나는 하루하루가 고달펐다. 하루에 시약값을 사는데도 드는 돈이 몇천원에 패치된 이후로는 몬스터들의 리스폰도 늦어져 돈벌기가 무척이나 힘이 들때였다. 오랜만에 싱이 성에 놀러와 이리 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난 싱에게 싱아, 우리 길드 성,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냐?"라고 하자 성을 주욱 돌려보더니 "흐음, 그렇긴 하네, 길드성 치고는 너무 썰렁하네. 어떻게 길드원이 공간이 집보다 더 썰렁하냐. 류형, 공간이 집 가봤어? 거기 장난이 아냐!"라고 말했다. 난 싱의 말을 듣고 공간이 집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래서 싱을 따라 공간이 집에 들어가보니 뜨아악!!∼ 난 너무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비록 집은 3칸짜리 집이었지만 집의 인테리어가 장난이 아니었다. 없는 물건이 없었고 보도 듣도 못한 레어 아이템들이 쌓여 있었다. 더욱이 공간이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그 방에는 침대를 비롯해 각가지 보물들이 쌓여있었다. 사람이 견물생심이라고 공간이 집을 보고 난 뒤 나는 성을 멋지게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수중에 가진 거라고 돈 몇천골드가 고작이었다. 게다가 싱이 낮에 한말이 떠나지 않았다. "류형, 여기 성 모두 꾸밀려면 장난이 아니겠다. 한 20∼30만 골드는 족히 들겠는걸?"라는 것이었다. 나는 성에 돌아와 여러 가지를 궁리했다. 그리고 생각해낸 것이 바로 철권통치였다. 철권통치가 뭐냐고? 뭐…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좋은 말로 말하자면 길드원들의 진상품을 받는 것을 말하고 굳이 나쁘게 표현하자면 길드원들을 착취한다고나 할까? 무하하하!! -_-. 난 곧바로 실행에 옮겨갔다. 일단 돈이 많아 보이는 싱을 시작으로 성을 꾸미기 위한 준비를 했다. 간혹 싱이나 공간이가 "형, 나 돈없어"라고 말하면 "그래? 그럼 니 집에 있는 것들 다 들고와"라는 식으로 강탈(?)해 왔고 새로 맞아들인 담덕이에겐 "담덕아! 너는 길드비 안받을테니 판타그램 디드 3장만 들고와(판타그램은 1장에 만골드정도)"라는 식으로 길드원을 착취해갔다. 덕분에(?) 우리성은 그런대로 멋진성이 되어갔다. 어느날 길드성이 제법 면모를 갖춰갈 무렵 담덕이가 구해온 돌 판타그램을 성안에 설치한 후 그 위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싱이 "우와! 류형, 그렇게 있으니깐 북한의 김×× 같다. 카하하!!"라고 말했다. 그 옆에 있던 공갈이는 "겉모습만 그러는게 아니라 하는 행동도 똑같지 않아? 이제 류형은 류주석이다. 류주석"라고 말했다. 나 역시 질 수가 없었다. "그러냐? 그럼 애들아! 위대하신 어버이 수령, 아니 주석 류님에게 인사를 해라. 카하하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때 들어온 킹형님과 담덕(담덕이는 새로운 길드원으로 킹형님의 친동생이다)이 그 모습을 보더니 "어? 우리길드가 언제 공산당이 되었냐? 이거 길드명 바꿔야되는거 아냐?"라며 서로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난 항상 이들과 있으면 행복감에 젖는다. 담덕아, 싱, 공간아 정말 고생많이 했다. 킹형님 나이도 많으신데 물건만드시느라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께 류가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드립니다.
해킹당한 싱!!
혼자서 데스타드에서 놀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공간이가 아알씨로 급한 타전을 쳐왔다. "류형! 큰일났어. 싱형꺼 아이디 해킹당했다. 이거 어떡해?"라고 말했다. 머?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난 급하게 아알씨로 들어가 싱과 공간이와 이야기를 했다. 사건의 전말은 싱이 한참 울온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접속이 끊겨져 재접속을 했더니 접속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누군가가 싱의 아이디를 해킹해 비밀번호를 바꾼 것이었다. 싱은 황당한 나머지 안절부절하지 못했고 공간이와 나 역시 어쩔줄을 몰랐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싱의 캐릭터인 로빈후드가 버젓이 울온에 돌아다닌 것을 본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로빈후드가 나타난 장소에 가보았더니 놀랍게도 로빈 후드가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리는 어이가 없었다. 내가 "이보세요. 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 왜 남의 아이디를 해킹한 거에요. 이게 범죄인거 모르세요?"라고 묻자 그 사람은 웃으면서'알고 있다'라고 말하며 단지 장난일뿐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이게 무슨 소리인가?"라고 생각한 난 다시한번 그 해커에게 아이디를 돌려달라고 말했고 그 해커역시 그러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들은 일단 그 사람을 믿고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러나
돌려주겠다던 그 해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결국 싱은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다. 싱은 온갖 방법을 이용한 뒤 결국 3일이 지난뒤에야 자신의 아이디를 되찾을 수 있었다. 다행히 싱은 큰 손해를 입지 않았지만 해킹당한 3일동안에 싱은 잠도 못자고 상당히 힘들어 했다. 평소에 조심하지 못한 싱에게도 잘못은 있지만 남의 아이디를 해킹하고 그것도 단지 재미라고 생각했던 해커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 한사람의 장난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피해를 준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행동은 그리 올바른 행동은 아니다. 나 역시 해킹은 아니지만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류라는 아이디로 다른 사람에게 나 인것처럼 행동해 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적이 있고 간혹 이것 때문에 나는 생판 들어보지도 못한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서로 다투기까지도 했다. 피해를 입히는 사람이야 장난이겠지만 당하는 사람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어린애들이 장난으로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는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대만 노토 피케이들과 한국 노토피케이?
여행사로 돈을 벌어 어느정도 마법사의 길에 다가간 나는 본격적인 던전탐험을 시작하기로 했다. 내가 레슈에 있을 때 주로가던 것은 전사였던탓에 코베도스 리치방이나 디싯트의 본나이트 방, 세컨드 에이지의 테라산 정도였고 가끔 공갈이나 싱, 뉴트(지금은 국군아저씨가 되어있다. 아! 보고싶당 T_T), 소마를 따라 데스타드 던전을 가는 정도였다. 하지만 마법사는 다르다. 주로 다니는 곳이 용을 잡기위해 데스타드 던전을 갔고 돈이 필요하면 쉠에 들려 쇼핑(?)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던전인 만큼 위험도 높았는데 주변의 몬스터들도 무섭지만 던전을 돌아다니며 게이머들을 더욱 곤란하게 하는 것은 바로 노토 피케이들과 루팅맨들이다. 많은 울온 게이머들이 이들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고 나 역시 그런 사람중에 하나이다. 한번은 쉠 4층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날도 역시 시약값이 떨어져 돈을 구하고자 쉠 4층에 들린 적이 있었다. 다행히 그날은 몬스터들이 리스폰이 자주돼 제법 벌이가 좋아서 마음속으로 흐뭇했었다. 쉠 4층은 블러드 엘레멘탈이 나오는 곳인데 다른 몬스터들에 비해 블러드 엘레멘탈은 상당한 강한 몬스터로 마법사들은 주로 독이나 볼텍스를 불러 이 블러드 엘레멘탈을 잡곤했다. 나 역시 이 블러드는 볼텍스로 주로 잡는 체질이었다. 사건이 일어날 때 역시 난 블러드를 잡고 있었는데 어느 한 사람이 내게로 다가왔다. 이름을 보니 사가 몬스터(Saga Monster)였다. 이름이 낯설지 않아 한국분인 줄 알고 "하이요"라고 말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아! 외국인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다시 "HI"라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난 '흐흠.. 이상한 사람이군'이라고 생각하고 아무런 생각없이 블러드를 잡기위해 볼텍스를 불렀다. 그런데 내 뒤통수에서 섬찟한 느낌(정말 게임상이었지만 실제상황처럼 섬찟했다)이 들었다. 내 뒤에 있던 그 사가몬스터라는 사람은 내가 볼텍스를 부르기가 무섭게 그쪽으로 다가갔고 난 덕분에 그레이가 되어버렸다. 순간 '앗! 노토 피케이다'라고 생각하고 재빨리 도망칠려고 했지만 어느새인가 나타난 노토 피케이 일당으로 인해 갇혀버렸고 꼼짝없이 죽임을 당했다. 난 그날 벌었던 돈뿐만 아니라 시약까지 날려 오도가도 못했는데 다행히 한국분 게이머께서 살려줘서 마을로 돌아올 수가 있었다. 나중에 사가 몬스터를 비롯해 서너명이 전문적으로 노토피케이 짓을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대부분 대만사람이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화도 났지만 노토피케이 역시 울온의 한 단면이었기에 이해하기로 했다. 마을에서 다시 시약 등의 준비물을 챙기고 다시 쉠 4층에 도착한 나는 여전히 사가 몬스터를 비롯한 대만 노토피케이 일당들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속에 울화가 치밀었지만 공격할 수는 없었다. 화가 치민다고 공격했다가는 당하는 것은 오히려 나였기에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속으로는 정말 심하게 욕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난 정말 섭섭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바로 한국인 노토 피케이들과 루팅맨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한번은 쉠 4층에서 블러드를 잡다가 접속이 끊기는 바람에 죽게 되었다. 그래서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니 낯설지 않은 이름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 장군의 한사람이었다(이름을 밝히기는 좀 그렇다). 난 반가운 마음에 유령으로 변해서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생각대로 그 분은 날 살려주기위해 엄청 노력하는(?) 것같았다. 그런데 그분은 내 시체가 뼈로 변하자(뼈로 변하면 루팅을 해도 그레이로 변하지 않는다) 내 물건들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난 속으로 '아! 저분이 내껄 루팅을 해주는 구나, 고맙기도 하쥐. 역시 동포가 좋은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분은 날 살려줬고 난 가만히 내 아이템들을 돌려주기를 기다렸다. 잠시 뒤 내게 돌아온 것은 룬하나와 리콜 시약 6개씩뿐이었다. 그리고 그분은 곧장 리콜로 돌아가버렸다. 황당했다. 정말 황당했다. 난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한참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 잠시뒤에 정신을 차린 나는 마을로 돌아왔고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에 채팅방에서 담덕이(길드원이신 킹형님의 동생분)에게 내 이야기를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내 시체를 루팅했던 그 분은 같은 아이디로 아알씨에서 열심히 채팅중이었다. 내 이야기를 들은 담덕이는 내 대신 화를 내며 그분께 따졌지만 나는 그만두라고 했다. 난 이일을 겪으면서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온이 단순히 게임이긴 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장소이다. 사이버공간에서 같은 민족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서로 돕고 살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배신하고 더 심한 짓을 한다면 이것은 마치 친한 친구에게 배신당한 느낌이 들것이다. 그날 내 기분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참 비참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울온상에서 같은 동포에게 울온상에서 집까지 사기를 쳐서 팔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더욱 가슴이 아팠다. 울온을 사랑하는 게이머 여러분, 저 류가 감히 한말씀 올립니다. 되도록 같은 나라 사람에게는 피해를 주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어떨지요. 서로 마음상하지 않고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게임을 즐겼으면 하는게 저 류의 조그만한 소망입니다.
돌아온 탕아! 일리선배!!
울온 세상은 참 재미나는 세상이다. 현실세계에서 못해보는 일들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 바로 울온이다. 특히 울온에서 보물찾기의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보물찾기를 시작한 것은 바로 얼마전에 울온을 그만두겠다며 떠난 일리선배가 다시 돌아온 뒤의 일이었다. 왜 바람처럼 떠나간 일리선배가 다시 바람처럼 우리곁에 돌아온 것일까? 일리선배가 울온을 떠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울온에 대한 회의감에서였다. 내가 아는 일리선배는 울온 매니아이다. 한글패치가 뜨기전부터 혼자서 영어사전을 뒤적거리며 어려운 영어단어를 해석해가며 혼자서 울온세계를 모험하던 일리선배는 남달리 울온에 대한 애착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런 일리선배에게는 한국서버가 생긴다는 것은 크나큰 감동이었다. 아리랑 서버가 생기던 날부터 열심히 아리랑서버를 헤젓고 다녔던 일리선배는 시간이 지날수록 울온에 대한 회의가 많아졌다. 특히 울온에서 일명 잡질(?)이라는 것에 실망을 금치못한다고 한다. 울온 매니아였던 일리선배는 차라리 아리랑 서버가 생기지 않는게 더 나을뻔 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아리랑 서버에 한국분들이 많아서 좀더 재미나게 즐길 수 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에 상처만 남겨서 더 이상 울온을 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리선배말고도 많은 울온 매니아들이 그러한 이유로 아리랑 서버에서 울온을 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NPZ의 초기 멤버였던 프리맨님은 아리랑에서 게임을 하지 않고 이전의 야마토서버로 돌아간지 오래고 청풍 역시 아예 울온 계정을 팔아버리고 울온을 하고 있지 않는다.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여하튼 한번 울온 매니아는 영원한 울온 매니아, 울온을 잠시 떠났던 일리선배는 어느날 갑자기 다시 우리곁으로 되돌아왔다. 그것도 트레저 헌터가 되어서 말이다. 돌아온 일리선배의 말 한마디! "류야, 내가 생각해보니깐, 울온에서 다른 거 다해봤는데 딱 한가지를 못해봤다. 그래서 조금만 해볼라고 다시 왔어"라는 구차한 일리선배의 변명이었다. 난 알고 있었다. 일리선배가 얼마나 울온을 다시 하고 싶었는지를…. 내가 혼자서 울온을 하다가 낄낄대고 웃으면 금새 다가와서는 같이 웃고, 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옆에서 쪼그려 앉아 부러운 듯이 날 쳐다보는 일리선배의 모습은 정말 보기에 불쌍했다. 날마다 울온하고 싶어 안절부절못하던 선배의 모습을 다알고 있는 나에게 요런 거짓말이 통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그냥 모른척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나역시 울온에서 일리선배랑 같이 못해서 어려운 점이 많았고 일리선배가 있으면 왠지 든든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하튼간에 일리 선배는 우리곁에 다시 돌아와 다시 일리선배와의 모험은 다시 시작됐다.
보물찾기… 그거 장난 아니데요
울온에서 가장 재미나는 모험을 손꼽아보라면 난 당연히 보물찾기라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이전에는 보물찾는 일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 이유는 트레저 헌터는 키우기도 힘들뿐더러 보물지도를 찾아 이리저리 떠돌아다닌다는 것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역시 귀가 얇은 게 탈이었다. 다시 돌아온 탕아, 일리선배의 말을 들어보자. "류야, 너 보물 찾기가 얼마나 재밌는지 아냐?"라고 했다. 난 원래 별 관심이 없어서 "보물찾기? 그거 재미없잖아, 트레저 헌터 키우기도 힘들고…. 싫어, 안할래"라고 말했다. 그러자 일리선배는 "흐흐… 아직 울온의 참맛을 모르는 녀석이군. 그래! 냅둬라, 나혼자 할테니… 보물찾아서 실버무기랑, 샥세트랑, 돈 또 뭐드라… 그렇지, 엄청난 양의 보석…. 보석만 팔아도 집한채는 사겠다"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사실 난 안듣는 척했는지만 모두 듣고 있다. '헉, 보석만 팔아도 집을 산다고 도대체 얼마나 많은 보석이 있길래'라고 생각했다. 난 갑자기 보물찾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내 머리에서 맴돌았다. 하지만 한번 싫다고 말했는데 다시 하겠다고 먼저 말하면 얼마나 속없이 보이겠는가? 그래서 난 일리선배가 다시 한번 권하기를 기달렸다. 그러나 몇시간이 지나도록 일리선배는 내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혼자서 열심히 지도를 읽고 있었다. "흐흠… 여기는 쉠 근처고, 레벨 2짜리 지도군. 흐흐… 이정도면 오늘 10,000원은 쉽게 벌 수 있겠는 걸?"라고 혼자 속삭이는 말이 들려왔다. 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난 그래서 얼른 선배에게 "선배! 나도 보물… 읍"라고 말하기도 이미 일리선배는 손가락하나를 내입에 갖다대며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알어… 니가 무슨 말을 할지…. 보물 찾고 싶다고? 그래, 좋아. 하지만 분배는 4:6이다"라고 말했다. '으헥! 말도 안돼! 4:6이라니?'라고 생각하고 '싫다. 5:5로 하자'라고 다시 말할려고 하자 그때 선배의 커다란 손바닥이 내 입을 다시한번 가로막았다. 그러면서 선배의 말 한마디 "뭐? 4:6이 너무 많다고? 역시 넌 내 사랑하는 후배다. 니 성의(?)를 봐서 3:7로 해줄게. 됐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으헥! 말도 안돼!'라고 생각했지만 한번 더 말하면 내 몫이 더 깍일게 분명했다. 난 눈물을 머금고 그 말도 안되는 분배액에 승낙을 했다. 하지만 내가 그냥 당할 사람인가. 난 이미 흉계를 꾸미고 있었다. '보물만 찾아봐라, 바로 뚜껑열어서 모두 갖고 튈테다'라고 말이다. 무하하하!!(물론 이 환상은 금방 깨졌지만 말이다. -_-) 어쨌든간에 난 일리선배와 함께 보물을 찾아 머나먼 여행길에 나섰다. 일리선배는 보물찾기에 대한 주의사항을 들었다. 일리선배는 "류야, 너 절대 먼저 보물상자 열면 안된다. 알았지?"라고 말했다. 그래서 난 "왜?"라고 묻자 일리선배는 "다쳐!"라는 말한마디뿐 이었다. 난 분명 일리선배가 내가 물건을 훔쳐갈까봐 일부러 겁준것이라고 생각했다. '흐흐흐… 그렇다고 내가 안 훔칠줄 알어, 카하하! 두고보자'라고 음흉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여하튼 간에 우리는 길드배에 몸을 싣고 첫번째의 보물이 묻혀있는 곳을 찾아 떠났다. 갖은 고생 끝에 보물이 묻혀있는 곳을 찾아낸 우리는 보물을 파낼 수 있었다. 먼저 일리선배가 이틀동안 고생해서 올린 락피킹 기술로 쉽게 보물상자를 열수 있었다. 난 문이 열리는 순간과 동시에 재빨리 보물상자곁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일리선배는 뒤로 물려나면서 "류야, 비켜!"라고 했다. 난 속으로 '엇! 찬스다'라고 생각하고 "An Ex Por(패럴라이즈 주문)"을 외우고 일리선배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 왜냐고? 내가 보물을 다 훔쳐갈려고 그런거지… 뭐, 카하하. 여하튼 일리선배는 급한 듯 "류야, 너 무슨 짓이야, 이거 안 풀어? 너 다친다"라고 소리질렀다. 흐흐… 더 이상 속을 내가 아니었다. 난 일리선배의 경고에도 불구하게도 무지막지하게 보물상자를 열려고 했다. 일리선배는 다급하게 "얌마! 너 진짜 다쳐"라고 말했지만 난 들은척도 안하고 "흥! 일리선배! 무슨 분배가 3:7이 뭐야? 나 혼자 다 가질테다! 카카카!!"라고 말하고 상자 뚜겅을 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갑자기 화면에서 '펑'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내 모니터가 까맣게 변하고 말았다. 그리고 내 눈앞에는 보기에도 끔찍한 "You are dead(너! 죽었다니깐!)"라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으헥? 이게 무슨 일…. 일리선배는 어이가 없는 듯 "바부같은 넘. 얌마, 보물상자에는 엄청난 트랩이 장치되어있단 말이야. 어이구, 여하튼 저넘은 욕심이 많아서 큰일이야. 큰일"라고 말했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걸어서 되돌아 와야만 했다(일리선배는 락피킹과 카토크래피만 높고 메저리는 낮아 날 살릴수가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마을로 되돌아온 나와 일리선배는 마을에서 부활하기가 무섭게 다시 보물이 묻힌 곳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보물 상자에는 수많은 몬스터들이 널부려저 있었고 보물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가져가 구경조차 못하게 되었다. 결국 남 좋은일만 시키고 내 덕분에 일리선배와 나는 빈 보물상자만 바라만 보았다. 이런일이 있은 후 난 보물상자는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 왜냐고? 일리선배의 무지막지한 주먹도 무섭지만 보물상자 건드렸다가 또 죽으면 어케할려고… -_-. 이일이 있은 후 보물상자를 열때면 가끔 일리선배는 나를 놀리곤 한다. "류야! 보물상자 열어라. 혹시 아냐? 트랩없는 보물상자일 줄…. 카하하하"라고 말이다. 여러분, 사람이 욕심이 많으면 그 대가는 몸소 체험한다는 것을 아세요. 욕심부리지 마세요. 안그러면 제 꼴 납니다. -_-
정말 저라니깐요?
울온을 하다보면 황당한 일을 당할때가 있다. 나 역시 그런일을 한두번 당해본 것은 아니지만 이번일은 너무가 어이가 없어 독자분들에게 밝히고 싶은 일이 있다. 나 류도 제법 유명세를 탔는지 울온을 하다보면 많은 분들을 나를 알아보고 잘 대해주신다(고맙습니다 ^^). 내가 던전에서 위험에 처했을때나 죽었을 때 여러 사람들이 나를 살려주기 위해 몰려든다. 그리고 친절하게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가끔은 뇌물도 주신다(여기서 분명 말하지만 저는 뇌물 안받았습니다. 결코!! ^^). 난 이런분들 때문에 울온에서 행복감에 젓는다. '아!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라고 말이다. 그런데 어이가 없는 일을 당한 것은 얼마전의 일이다. 그날도 돈을 벌기위해 데스타드 던전에서 놀고 있는데 어떤 분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어? 류다! 류님!"라고 말하면서 반갑게 말을 했다. 그런데 잠시 뒤 "어? 가짜 류잖아?"라고 혼자 말씀하시더니 그냥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난 속으로 '엥? 가짜류? 이건 무슨 소리야?'라고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웃어넘겼다. 그리고 다시 다른 한분이 또 오시더니 "류님! 류님!"이라고 큰소리로 부르면서 나에게 왔다. 난 속으로 '헤헤… 나를 알아보시는 분이 있군'라며 무척 좋아했다. 난 반갑게 '네!'라고 말하려는 찰나 이번에도 "어라? 짜가 류잖아?"라고 말하면서 그냥 가는 것이 아닌가? 난 이건 또 무슨 일인가싶어 그 분에게 달려갔지만 아쉽게도 그분을 놓쳐 버렸다. 난 그제서야 좀 이상하다 싶었다. 의심이 좀 들긴 했지만 '설마'하는 심정으로 무심결에 넘겨버렸다. 그런데 이런일은 던전에 갈때마다 이런일이 가끔씩 일어나서 난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싶었다. 도대체 내게 무슨 일이 생겨난 것일까?라는 의문 때문에 밤잠을 설칠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난 다시 데스타드 던전으로 놀려갔는데 또 그런 일이 일어났다. 그분역시 내곁으로 다가오더니 "류…, 어? 짜가잖아"라고 말하고 그냥 가시길래 얼릉 쫓아가 그분을 따라 잡았다. 그래서 그분께 난 물었다. "저기, …님, 아까 저보고 짜가 류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무슨 소리에요?"라고 묻자 그분은 웃으면서 "아! 네… 그거요. 저기, 류님이랑 이름이 비슷한 넷파워 기자분이 계시걸랑요. 그래서 그분인 줄 알고요…"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독자 여러분, 여기까지 읽고 제가 어떤 기분이신줄 알겠죠? 정말 처참했습니다. 진짜가 가짜로 오인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난 그분께 '내가 진짜 류에요'라고 말씀했지만 좀처럼 믿지않는 것이다. 그분 말씀인 즉슨 "에이… 내가 아는 기자분 '류'는 대문자 'RYU'에요. 거짓말 하지 마세요"라고 말이다. -_-. 여하튼 난 그분과의 대화 끝에 많은 것을 알게되었다. 울온 아리랑 서버에는 내 이름과 비슷한 이름이 많고 어떤 분은 아예 기자라고 말하면서 속이고 다닌다고 말이다. 유명세를 치룬 것이라고 그냥 넘기기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이 자리를 빌어 독자분들게 말하고 싶다. 저기… 넷파워를 사랑하는 독자여러분. 저 류는 마법사에요. 아이디는 'Ryu'이구요. 그리고 항상 빨간 로브를 입고 다니고 머리는 파란색이죠. 그리고 제 이름은 길드 가입이 되어있어 [Guildmaster, NPZ]라는 직함이 찍혀있답니다. 부디 다른 분과 헷갈리지 마시고 자신을 기자라고 먼저 말하는 사람은 절대 믿지 마세요. 진짜 류는 저니깐요
도둑없는 세상에 살고 싶어요!!
울온을 하다보니 재미나는 일도 있지만 정말 짜증나는 일도 많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마을안에서 도둑을 만나는 일이다. 나 역시 적잖게 도둑한테 당해서 속을 많이 상했다. 한번은 트린식 로얄뱅크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날도 던전을 가기위해 샥(=시약)을 챙기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이가 나를 아는체를 했다. "혹시 넷파워의 기자분아니세요?"라고 묻자 난 으쓱하는 마음에 "넹! ^^"하고 대답했다. 난 반가운 마음에 그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데 '초선(Chosun)'이라는 아이디의 아가씨가 내곁으로 다가왔다. '난 은행에서 물건을 찾으러 온 사람이겠지'라고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는다. 갑자기 화면에 누가 내물건을 훔쳐갔다는 메시지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순간 아차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초선이라는 사람은 아리랑에서 아주 악질(?) 도둑이었던 것. 나 이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 대표적인 도둑중에 하나였던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난 처음엔 '뭐… 별거 아니니깐, 잊어버리자'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도둑들은 날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또한번은 트린식에서 싱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스트리드(Astrid)'라는 사람이 다가오더니 "넷파워 기자지요. 저랑 놀아줘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난 "아… 지송해요. 지금 사람을 기다리고 있어요"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내게 다가오더니 내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난 장난인줄 알고 "저기요. 그러지 마세요"라고 했지만 그 분은 막무가내였다. 결국 난 그사람에게 눈뜨고 집 열쇠와 룬을 도둑맞아야만 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그 사람은 "날 죽여줘요. 날 죽여줘"라고 내 성질을 건드렸고 "바보아냐? 너 허접 마사지? 바보"라는 식의 말을 함부로 하기 시작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순간 난 열이 받혀 아무런 생각없이 패럴라이즈를 걸고 플레임 스트라이크를 날렸다. 마을안에서는 마법이 안통한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말이다 -_- 결국 난 그 사람에게 놀림을 당하며 죽어야만 했다. 난 몬스터만 잡고 살았기 때문에 마을안에서 싸울수 있는 검술이나 몽둥이질은 거의 무방비에 가까웠다. 그래서 쉽게 그 사람에게 당하게 된 것이었다. 이런 일은 다음날도 있었다. 이번에는 두사람이었다. 'Daria'와'Whdal'이라는 아이디의 두사람이었는데 보기에는 스승과 제자사이인 것 같았다. 이 두사람의 특징은 이거다. 다른 사람의 가방을 먼저 슬쩍 열어본 뒤 "약오르지? 나, 죽여봐 , 나 죽여봐"라든지 "너, 허접이지? 바보, *신"라든지의 심한말을 서슴치 않고 다른 게이머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게이머는 그들의 욕설에 순간 열이 받아서 그들을 공격하고 그들은 둘이 서로 힐링해가면서 한사람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럼 결국 먼저 공격했던 사람이 당하고 만다. 나 역시 이런 꾀임에 넘어가 당하고 말았다.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인과응보라고 했던가? 이 두사람은 다른 게이머를 건들다가 곤혹을 치루게 되었다. 그 악질 도둑들을 혼내준 주인공은 바로 'TEMISIAN'라는 아이디를 쓰는 분이셨는데 도둑 스승과 제자인 두사람이 똑같이 'TEMISIAN'님을 건드리다가 오히려 당한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주변에 있던 다른 게이머들까지도 평소 그 두 도둑의 소행을 알고 있었는지 모두 'TEMISIAN'님을 도와주었고 결국 2사람 중 한사람은 꽁지빠지게 도망쳤고 다른 한명은 비명횡사하게 되었다. 그런데 웃긴 것은 다시 살아난 그 도둑이 하는 말이었다. "비겁하다. 여러명이서 공격하다니…. 그게 전사의 직업을 가진 사람이 할 짓이냐"라고 말이다.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한마디 할려고 하자 'TEMISIAN'님이 "이봐요! 도둑을 직업선택했으면 항상 죽을 각오는 해야되는 거 아닌가요? 그정도 각오없이 도둑을 선택했어요?"라고 묻자 그 도둑은 할말이 없는지 "도둑이 울온에서 가장 깨끗한 직업이다"라는 뜻모를 말을 하고 총총히 사라졌다. 오늘 이일을 겪으면서 내가 배운 것이 있다. 울온에서 도둑이라는 직업은 분명히 인정받고 있다는 점과 진정한 도둑과 사악한(?) 도둑의 차이점을 말이다. 진정한 도둑은 이거다. 아무런 말없이 게이머에게 다가가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가져간다. 그리고 소리없이 사라진다. 솔직히 이런 도둑들에게는 할말이 없다. 그런데 사악한 도둑은 그렇지 않다. 먼저 사람의 성질을 돋우고 이성을 잃게 한다음 마을안에서는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잇점을 이용해 사람들의 물건을 송두리째 빼앗아간다는 것이다. 여러분도 이런 도둑들은 조심하시길 바래요. 도둑을 만나면 그냥 피하세요. 그게 상책입니다.
NPZ 길드성에 놀러온 탕… 아니 탄야
울온을 하다보면 재미나는 일이 많다. 그중에서도 게임을 하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다. 이전에 PC POWER Zine에서 함께 일했던 탄야선배를 울온에서 만난 것이다. 탄야선배는 파워진에서도 사람좋기로 소문난 선배로 항상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파워진에서는 유일하게 팬클럽과 팬이 만들어준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파워진의 유명인사였다. 탄야선배를 만나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었다. 브리튼에 볼일이 있어 서쪽 은행에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은행앞에서 누군가가 날 부르는 것이었다. "혹시? 넷 파워의 류에요?"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었다. 가만히 보니 머리를 두갈래로 묶은 어여쁜 아가씨였다. 난 혹시나 여성 팬인줄 알고 "넹 ^^"라고 하자 그 분은 "호호호. 류야, 나야 나"라며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그래서 아이디를 확인해보니 바로 탄야선배였다. -_- 난 어이도 없었지만 반가운 마음에 "어? 선배? 선배도 울온해?"라고 하자 "응, 제디봉 돕기 바자회 있잖아. 그래서 내가 몸소 뛰어들었지. 뭐…"라고 말했다. "하하… 선배도 코 꿰었구나. 헤헤. 근데 돈은 있어요?"라고 말했더니 "응. 좀 힘들기는 해. 양털 구하기도 힘들어서 옷만들기가 쉽지 않네"라고 말했다. 난 그 말에 음흉한 생각이 들었다. 탄야 선배를 상대로 장난을 쳐보는게 소원이었는데 이번이 절호의 기회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으로 "선배, 그러지 말고 우리성에서 와서 일해. 우리성에 가면 베틀도 있고 물레도 있어. 그 뿐인줄알어. 내가 양도 잡아다 뒀지. 혼자서 다 할 수가 있어"라고 말하자 탄야선배는 솔깃한 듯 "정말? 정말 그래도 돼?"라고 말했다. 흐흐흐, 순진한 탄야선배는 내 사탕발림에 넘어온 것이다. 난 탄야선배를 게이트를 태워 길드성으로 초대했다. 그리고 길드성으로 들어서자 탄야선배는 "어머? 별의 별개 다있네. 류 너 부자구나?"라고 우리 길드성의 웅장함에 놀란 듯 보였다. "그렇지? 선배? 내가 이거 모으느랴 얼마나 고생했는데… 카하하"라고 말하고 선배에게 이곳 저곳을 구경시켜줬다. 그리고 잠시 뒤 선배는 옷만들어 된다며 양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달라고 했다. 난 탄야 선배에게 양이 있는 곳과 물레와 베틀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줬다. 그리고 잠시 뒤 흐흐흐… 슬슬 내 마각을 들어낼때가 된 것 같아 "선배… 나 잠시 나갔다 올께"라고 말한 뒤 재빨리 로그 아웃을 했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다. 바로 리노아(파이날 판타지 8의 여주인공)를 만들어 재빨리 길드성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열심히 옷을 만들고 있는 탄야선배에게 "어머? 당신은 누구세요(으으…닭살)"라며 다시한번 "혹시… 당신 도둑 아니에요?"라고 하자 탄야선배는 내가 장난치는 줄 알고 맞받아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호호… 알것없어요"라고 말했다. 역시 탄야 선배였다. 내 장난을 맞받아칠 줄 아는 고감도의 테크닉. 하지만 여기서 멈출 내가 아니었다. "어머? 정말, 도둑인가봐."라며 짐짓 놀라는 척을 했더니 여전히 탄야선배는 여유를 부리며 "호호… 그러는 당신은 누구에요?"라고 묻자 "저요? 저는 류오빠를 아는 사람인데요. 도대체 누구에요?"라고 말했다. 탄야선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알고 "호호호! 류야! 장난치지마. 넌 줄 알아!"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헉! 이래서 여자의 직감은 무서운 것일까?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돼. 끝까지 가야돼'라고 생각하며 "어머? 무슨소리에요. 정말 누구에요. 정말 이상한 사람이네. 빨리 나가주세요. 안그러면 화낼꺼에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탄야선배도 속으로 '어머? 류가 아닌가보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저기… 저는 류의 선배인데요. 류가 여기 있어도 된다고 말해서…"라고 말했다. 그러자 나는 "거짓말 하지 말아요! 당신 누구에요. 빨랑 나가요! 안그러면 사람들 부를거에요"라고 소리를 고래 고래 지르자 탄야선배는 더 주눅이 들어 "정말이라니깐요. 저 류의 선배에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 장난끼는 계속 발동했다. "이 사람, 정말 안되겠네. 류오빠 선배는 남자에요. 일리라고, 내가 다 아는데 어디서 거짓말을 해요. 안돼겠어. 정말 사람들 불러와야지"라며 냅다 길드성을 빠져나왔다. 그러자 탄야선배는 사람들을 불러온다는 말에 잔뜩 겁을 먹은 듯 "이봐요, 이봐… 잠만 멈춰요"라고 소리질렀다. 난 그 모습을 보면서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케케케!! 옆에서 보던 일리선배도 그 모습을 보더니 배를 움켜잡으면서 웃고있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우리의 탄야선배는 여전히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었다. 난 다시 류로 장난을 치기위해 다시 울온을 빠져나올려고 했다. 그런데 사건은 급작스레 전개되었다. 급한 나머지 탄야선배는 내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는 게 아닌가(파워진 팀과 우리팀은 아주 밀접한 곳에 있었다)? 순간 나는 <Alt>+<Tab>을 눌러 윈도우로 빠져나올려고 했지만 놀란 마음에 손이 떨려 잘못 눌러 오히려 화면이 더 커지고 말았다. 그래서 난 재빨리 모니터 화면을 온몸으로 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어…어. 어? 선배 왜그래"라고 하자, 내게 달려온 탄야선배 "헉헉… 류야, 큰일났어… 어떤 여자가… 헉헉 어떤 여…, 어? 잠깐만! 류! 모니터에서 비켜봐"라고 말했다. 떨리는 순간이었다. "왜… 모니터는 왜?"라고 떨면서 말하자 탄야선배는 숨을 몰아쉰 뒤 나를 노려보면서 "류, 좋은 말할 때 비켜∼"라고 했다. 이럴 때 독자 여러분은 어떡해야 될 것 같아요? 그렇죠? 바로 도망이지요. 뭐…. 저는 그날 탄야선배의 마수(?)에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도망쳐봤자 제가 도망치면 어디로 가겠어요. 결국 그 날 전 탄야선배한테 잡혀서… 흐흑. 나머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저희 네트 파워의 팀원들은 그날을 '간악한 류의 종말'이라고 부르지요. 여러분도 선배 골탕 먹일 때 조심하세요. 안그러면 주금(죽음)입니다.
지는해… 뜨는 해?
얼마전에 한참 잘 나가던 NPZ길드에 엄청난 일이 생겨버렸다. 바로 NPZ길드원들이 개인사정으로 인해 모두 울온을 그만두게 된 것이다. 가장 연장자이신 돌칼형님은 "한번 잘 살아볼랩니다"라며 직장일에 열중하시겠다며 떠났고 담덕이는 이번에 취직이 되어 "류형, 나 이제 돈벌어야 돼"라며 나의 곁을 떠났다. 더군다나 트리온은 "류형, 담덕형 없는 세상에 살고싶지않아요"라며 무참하게도 날 버렸던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공간이마저 "류형, 나 내년에는 고3이야. 나 공부해야 돼"라며 나에게 충격을 던져주었다. 이제 내게 남은 것은 킹형님과 싱뿐이었다. 아직도 나에게 난관이 남아있었다. 킹형님마저 해킹을 당해 게임을 제대로 못하시게 된 것. 청천벽력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난 고심을 했다. '과연 이대로 NPZ길드는 사라지고 마는가?'라고 생각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런데 싱이 나에게 엄청난 제안을 해왔다. "류형, 이러다 우리길드 사라지겠다. 어떡해할꺼야?"라고 싱이 묻자 나는 "글세… 나도 잘 모르겠다. 네 생각은 어때"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싱이 "류형, 우리 형제 길드 만들어서 길드원을 뽑자"라고 말했다. "길드를 또 만들어? 뭐하게?"라고 했더니 내 귀에 대고 "형, 형, 우리 앵벌이 길드를 만드는 거야. 형이 못다 이룬 꿈. 앵벌이 길드말이야. 애들 모아서 앵벌이시키는 거쥐. 카하하하!!"라고 음흉한(?) 속셈을 말했다. 앵벌이 길드라… 그렇지 않아도 요새 길드 자금이 떨어지고 있어 고민중이었는데 잘 된 일이었다. 난 쾌히 승낙을 하고 길드원을 모집했다(난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간악해 --). 그렇게 모인 사람들은 앤션스님, 히어로님, 싱의 오른팔이라고 자청하는 슁님 등이었다. 이들은 처음에 들어올때는 나의 간악함(?)을 몰라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지만 조금씩 나의 실체를 알고나서부터는 속았다느니, 이럴줄은 몰랐다느니 허탈한 심정을 말했다. 흐흐흐…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후, 우리 길드에 들어온 이상 그걸로 끝이었다. 들어올때는 쉽게 들어올 수 있었지만 나갈때는 쉽게 나갈 수가 없다는 NPZ 불변의 법칙을 말이다. 우헤헤헤… 여하튼 나는 다시 이들과 함께 울온의 세계를 탐험할 예정이다.
돌아와다오!! 벤더야!!
울온에서 돈버는 일은 자기가 직접 물건을 파는 것 이외에 던전에서 돈을 버는 것 그리고 개인벤더라는 상점을 열어 돈을 벌 수가 있다. 우리 넷파워 길드 역시 두개의 상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디시트에 있고 다른 하나는 상권의 중심이라는 브리튼 삼거리에 가게를 내게 되었는데 규모는 작지만 없는 것이 없을 만큼 제품을 다양하고 구비하고 있다(여러분도 자주 찾아 와주세요!! ^^). 처음엔 개인벤더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나는 그냥 저냥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집주인인 싱이 "류형! 왜 개인벤더 안해? 그거 돈벌이가 얼마나 좋은데…"라고 말했다. 물론 나 역시 이전에 레슈에서 개인벤더를 세운적이 있었지만 그리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아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그거 해봤자, 돈도 못벌잖아… 내가 레슈에서 얼마나 쓴맛을 봤는데… 싫다. 안해!"라고 딱부러지게 말하자 "에이… 그때는 자리가 안좋아잖아! 여기는 상점 자리가 좋아, 황금자리라고!"라고 말했다. 황금자리라는 말에 슬며시 욕심이 생긴 나는 "그래? 그럼 한번 해볼까?"라며 벤더를 세우게 되었다. 처음 벤더를 내었을때는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별의 별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어떤때는 2∼3일동안 하나도 안팔리기도 해서 벤더 월급주기도 버거웠다. 그래서 싱과 공갈이, 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바로 호객행위, 일명 삐끼라고도 하는 호객행위를 하기로 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상점안에 3명이서 함께 모여있다가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공갈이가 재빨리 밖으로 나가 "우와!! 여기 상점은 없는게 없네?"라고 말한다. 그러면 지나가던 사람 대부분이 무슨일인가 싶어 그 자리에 서게 된다. 그러면 두번째로 재빨리 싱이 튀어나가면서 "이야! 여기는 물건이 왜 이리 싼거야? 실버무기가 1000원도 안돼?"라고 다시말한다. 그러면 멈췄던 사람이 호기심에 우리 상점으로 오게 된다. 그러면 재빨리 내가 튀어나가면서 "것봐라! 여기 오길 잘했지? 얼마나 싸고 좋은 상품이 많냐? 참 이집 주인들 착한 사람들인가봐"라는 식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그러면 그냥 지나가던 사람들도 물건을 한두개정도는 사가게 된다. 이런식으로 호객행위를 해서 벌어들인 것이 내가 던전을 돌아다니며 버는 것보다 더 많았다. 이렇게 돼자 난 하루일과가 아침에 벤더상에 들러 물건을 채워주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그날도 아침에 벤더에 물건을 채워놓고 트린식에 갔었는데 공간이가 낄낄거리며 웃고 있었다. 뭐가 그리 재밌냐면서 이유를 묻자 공간이가 "카하하하!! 류형, 어제 무슨일 있었는지 알아?"라며 끊임없이 웃고 있었다. 난 궁금해서 "무슨일인데 그렇게 좋아서 죽냐?"라고 묻자 공간이가 "응. 어제, 싱형이 어떻게 실버 파워 카타나를 구했거든, 히히히, 근데 싱형이 잘못해서 다른 매직 무기랑 착각해 가격을 잘못 적어 실버 파워 카타나를 700원에 팔았어. 무헤헤"라며 공간이는 웃으면서 계속말했다. "그런데 더 웃긴건 그걸 산 사람이 옆에있던 싱형한테 '우아! 실버 파워 카타나가 700원밖에 안해요?'라고 물으니깐 뭐라고 했는지 알아?"라고 말했다. 어이가 없어서 내가 "그래? 뭐라고 했는데?"라고 묻자 "싱형말이 걸작이야! 억지로 웃으면서 '오늘은 넷파워 길드 상점 오픈 기념 특별 세일 기간이에요'라고 말하는 거 있쥐? 카하하하"라며 큰소리를 웃었다.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카하하하! 그래서 지금 싱은 뭐해?"라고 했더니 "히히… 싱형? 지금 옆에서 한숨만 쉬면서 '내 실버 파워, 내 실버 파워'라고만 말하면서 데굴 데굴 구르고 있어. 우헤헤"라는 것이었다. 난 배아파서 데굴데굴 구르는 싱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싱은 벤더에 물건을 넣을 때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물건값을 매겨 집어넣고 있다. 싱의 일을 보니 나 역시 과거에 벤더에게 쓴맛을 당한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에 레슈 서버에서 벤더를 연적이 있었다. 난 그때 개인 벤더에 대해 전혀 몰랐고 단지 돈벌이가 좋다는 말에 혹해 무작정 벤더를 열었는데 문제는 나의 무지함에 있었던 것이다. 난 그때만해도 벤더는 나를 위해 봉사하는 나의 노예로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언제나 물건만 채워놓고 그냥 돌아오긴했는데 벤더를 세운지 일주일이 지난 어느날 내 개인벤더상에 가보니 벤더가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었다. 난 놀라서 "아니, 이넘이 어딜간거야? 화장실이라도 갔나?"라고 말하며 이리저리 찾아다녀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혹시 버그인가 싶어 게임 마스터를 부르려고 했다. 그런데 마침 내 집에 공간이가 놀려왔다. 공간이를 보자 마자 난 "공간아! 큰일났다. 큰일!"이라고 다급하게 소리치자 "어? 류형, 왜그래? 무슨일이야?"라고 말했다. "내 벤더가 사라져 버렸어. 도대체 어디간거야?"라고 말하자 공간이가 "어? 정말? 어디 같이 가보자!"라며 함께 내 벤더상으로 찾아갔다. 내가 "어제만 해도 여기에 서있었거든, 근데 오늘 아침에는 없는거야? 공간아! 이를 어쩌면 좋냐?"라고 말하자 공간이도 의아한 듯 "형! 혹시… 벤더한테 월급 줬어?"라고 물었다. "월급? 무슨 NPC한테 월급을 줘?"라고 반문하자 공간이는 '-_-'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류형, 바부!"라고 말하면서 내게 설명을 해줬다. 고용한 NPC에게는 월급을 줘야 된다는 것과 항상 밀린 월급이 있는지 확인해야된다는 것이었다. 당시 내 NPC에게는 각종 매직 아이템, 주로 실버류의 무기와 다양한 방어구들이 있었는데 계산해보면 약 만골드이상이였다. 난 몇푼의 직원(?) 월급을 아낄려다가 더 큰 손해를 본 것이었다. 여러분, 여러분도 벤더를 세우실려거든 월급주는거 잊지마세요. 안주면 그 녀석들 곧바로 튑니다. 그것도 돈을 들고요. -_-
듀얼을 아시나여?
요즘 울온에 들어가보면 어떤분이 저보고 한판 뜨자고(?) 하는 분들이 간혹 계신다. 난 이럴 때 가장 두려움을 느낀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아시겠지만 난 대인전을 잘하지, 아니 아예 못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지금까지 울온에서 사람을 공격한 적은 장난이외에는 거의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대인전을 붙여본 기억이 없다. 물론 지난번에 강도(?)들에게 당한이유로 꾸준히 대인전 연습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나약하기만 하다. 요즘 울온을 돌아다녀보니 듀얼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이 듀얼은 1대 1 대결을 칭하는 걸로 상당히 인기를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번은 집근처에서 사시는 문(moon)님과 한판 붙은 적이 있다. 사연은 이렇다. 그날도 메이스를 키우기위해 디시트 던전에 가게됐다. 그런데 우연히 알게된 문(moon)님이 길드성을 구경하고 싶다고해서 길드성으로 초청해 잡담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마침 새로 맞이한 슁이 길드성으로 놀려오게 되었다. 난 슁을 보자 장난끼가 발동해 공격했고 서로 치고 받는 것을 보고 문님이 "류님! 상당히 센거 같애요! 저랑 붙여요"라고 말했다. 난 속으로 기분은 좋았지만 내색은 안하고 "으헤헤헤, 세기는요. 저 별로 안세여!"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님은 "아니에요. 굉장히 센거 같애요. 저랑 추켜 세워요!!"라고 연신 나를 추켜세웠다. 거기다가 슁이 "류형이 한번 뜨면 장난이 아니져. 다들 도망가여!"라는 식으로 나를 추켜세워줬다. 그래서 난 우쭐한 나머지 '좋아요'라고 말했다(그냥 가만히 있을껄이라는 생각이 아직도 든다). 그래서 집밖으로 나가서 한판을 붙게 되었다. 그러나 시작한지 5분도 되지않아 난 유령신세가 되어버렸다. 제대로 공격한번 못해보고 그냥 죽어버린 것이었다. 그걸 본 슁의 말 "으헉? 울 길마가 저렇게 약해?"라고 했다. 정말 그때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 몬스터와 사람의 차이를 확실히 깨닫게 했던 한판이었다. 머더러나 노토피케이에게 당했더라면 핑계라도 말하겠지만 이건 뭐 핑계의 건덕지도 없었다. 여하튼 그날 이후 난 대인전 기피증에 걸렸고 간혹 어떤 분들이 "류님! 저랑 듀얼해요!"라고 말하면 도망가기가 급급하다. 여러분, 저 쌈(=싸움) 못해여. 제발 저랑 한판 붙자는 말은 하지마세요. 저 무서버요(무서워요).
상자찾아 삼만리!!
울온에서 모험을 떠나는 것중에 재미나는 일이 많다. 그중에서도 보물찾기와 던전 상자털기는 짜릿한 재미를 준다. 보물찾기는 지난번에 소개한 적이 있듯이 울온에서 재미를 잃을 때 한두번씩 해보는 것도 좋다. 그런데 보물찾기 못지않은 숨겨진 재미가 있다. 이 상자털기의 재미를 알게된 것은 다름아닌 일리선배의 덕택이다. 내가 이 상자털기를 눈치챈 것은 보물찾기에 여념이 없던 일리선배가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였다. 항상 길드성에 와도 급하게 무얼 챙기더니 곧바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지, 뭘 하고 있는지 너무나도 궁금하던 나는 일리선배에게 "선배! 어디가?"라고 묻자 일리선배는 "알면 다쳐!!"라는 말만 되풀이할뿐이었다. 하지만 그냥 넘어갈 내가 아니었다. 아무래도 혼자 좋은 돈벌이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난 그 즉시 난 일리선배를 쫓아다니며 "선배, 나랑 같이가자. 응?"라든가 "맛난거(맛있는거) 사줄게, 나도 끼여줘"라는 식으로 하루종일 일리선배를 졸라대자 선배도 지친듯 "알았어. 알았어 하여간 돈냄새 맡는 개코라니깐!"라고 말했다. 선배가 그렇게도 돌아다닌 이유는 바로 던전에서 상자를 털고 다닌 것이다. 독자분들도 아시겠지만 각 던전에는 상자나 체스트 들이 잔뜩 있지만 모두 락(Lock)이 잠겨져 있어 락피킹 기술이 없으면 열기가 힘들다. 다행히도 일리선배가 새로이 키운 캐릭터는 락피킹이 지엠이어서 못따는 상자가 없었다. 일단 일리선배는 락픽과 간단한 전투도구를 챙기고 나는 주로 시약을 챙겼다. 먼저 일리선배가 잠겨진 상자를 열면 내가 텔레키네스로 트랩을 제거하면서 상자를 털고 다녔다. 상자를 털어 얻는 것은 돈, 시약, 스크롤, 레어 아이템 등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우리가 손발이 척척 맡는 것이 아니었다. 상자 털기에 대해서 전혀 지식이 없던 나는 처음 일리선배가 상자를 열면 곧바로 달려들어가 아무런 생각없이 상자를 열곤했다. 그런데 운좋게도 처음 몇번은 트랩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상자여서 난 그냥 상자를 열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사건은 그로부터 얼마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때도 역시 일리선배가 뛰어난(?) 열쇠따기 솜씨로 상자를 따자 내가 곧바로 달려가 상자를 열었다. 그러자 일리선배 "류야, 너 그러다 또 죽는다"라고 말했다. 내가 "왜?"라고 묻자 일리선배는 "거기에 트랩걸려 있어, 그냥 열면 위험해!"라고 말했다. 트랩이란 말에 등골이 써늘해졌다. 알다시피 지난번 보물찾기 소동에도 함부로 상자를 열다가 여간 고생한 것이 아니라서 난 그 말을 듣자말자 뒤로 슬금슬금 물러났다. 그리고 선배보고 "선배가 열어. 나 물건 안 훔쳤어. 정말루, 진짜루!!"라고 말하고 상자가 보이지 않을만큼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일리선배 "바부, 그렇게 멀리가지도 않아도 돼"라고 말하며 텔레키네시스 마법을 사용해 상자에 걸린 트랩을 제거했다. 난 그것을 보고 '아! 텔레키네시스 마법을 사용하면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다시 상자를 찾아 돌아다니던 우리는 또하나의 상자를 발견, 재빨리 일리선배가 열자 난 아무런 생각없이 텔레키네시스를 사용… 그 즉시 '펑'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갑자기 일리선배가 쓰러지는게 아닌가? 유령이 된 일리선배는 "oOOooOOO(나중에 알았지만 이걸 해석하면 '니가 날 죽여?'였다)"라고 말했다. 난 혹시 주변에 피케이가 뜬 줄 알고 재빨리 마을로 도망쳐왔다. 그리고 잠시 뒤 마을로 돌아온 선배의 말 "류 이넘!! 너가 날 죽이고 도망쳐? 그것도 날 버리고 도망가? 니가 내 손에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냐!!"라고 화를 내는 것이 아닌가? 난 "내가 언제 죽였어? 피케이가 죽인 거 아냐?"라고 말하자 일리선배는 어이가 없는 듯 "그렇게 가까이 있는데 트랩을 제거하면 나도 죽어! 임마!! 너 일부러 그랬지?"라고 말했다. 그리고 들리는 말 "류! 이넘. 오늘 현피의 뜨거운 맛을 봐라!!"라며 날 어디론가 끌고 갔다. 나머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_- 난 그날 상자털기의 재미와 함께 현피(현실 피케이)의 뜨거운 맛을 함께 맛본 날이었다.
진정한 PK가 그립다!!
요즘들어 느끼는 것은 울온에서 진정한 PK, 즉 머더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 울온을 시작할때만 해도 '아! 이사람은 정말 머더러구나'라는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아리랑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대부분이 얍삽한 짓을 하는 노토 피케이나 피케이인지 루터인지 구분이 안되는 사람들이다. 한번은 이런일도 있었다. 얼마전에 명성치를 올려볼려고 데스타드 던전에 간적이 있다. 일리선배의 말에 의하면 명성치를 올리려면 데스타드나 아이스 던전에 가서 웜(Wrym)을 잡으라는 것이다. 웜은 가장 강력한 몬스터들중에 하나로 스치기만 해도 사망하는 경우가 많으니 특별히 조심하라는 당부의 말과 함께 웜을 잡는 법을 가르쳐줬다. 난 일리선배에게 웜을 잡는 법을 배운 후 곧바로 데스타드 던전으로 향했다. 데스타드에 도착해보니 몇몇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내 관심사는 웜에 있었기에 곧바로 데스타드 3층으로 향했다. 마침 한 마리의 웜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조심스레 유인해 웜을 공격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웜이 거의 다 죽어갈 무렵 어디선가 갑자기 한사람이 등장했다. 나는 우리말로 '하이'라고 말하며 아는체를 했다. 그런데 아무런 대답이 없자 외국사람인가 싶어 다시 'Hi'라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대답하지 않았다. 하도 노토 피케이들에게 많이 당해서 경계를 했지만 내가 하는대로 구경만 하고 있어서 '흠… 그냥 지나가는 사람인가보다'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경계하지 않고 웜을 계속해서 공격했다. 그런데 내가 웜의 브레스를 한방을 맞고 체력치가 20정도남았을 때 구경만 하던 사람이 갑자기 날 공격하기 시작했다. 순간 '아차'싶어 도망치기 시작했지만 이미 체력치가 떨어질때로 떨어진 나는 그 사람의 에너지 볼트 한방에 나가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내 시체에서 루팅을 시작했다. 그리고 들리는 말 "우헤헤헤!"라는 웃음이었다. 한국사람이었던 것이다. 난 그 순간 '또 당했구나!'라고 생각하며 조심하지 못했던 내 자신을 원망했다. 그리고 던전에서 만난 분의 도움으로 되살아나게 되었다. 내 시체에 가보니 룬만 덩그러이 남아있을뿐이었다. 그런데 날 공격했던 사람을 다시 보자 난 날 살려주신 분께 "저사람 조심하세요. 노토피케이에요"라고 말했더니 그사람은 어이가 없는 듯 "내가 무슨 노토 피케이에요. 난 머더러에요. 머더러. 바보같이 머더러하고 노토피케이도 구분못하나?"라고 반박을 했다. 어이가 없었다. 내가 울온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것은 인정하지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알던 머더러와는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알던 머더러들은 이랬다. 물론 레슈에 있었던 일이다. 울온 뉴비시절(지금도 뉴비이지만) 브리튼 광산에서 열심히 땅을 파고 있는데 갑자기 화면에 빨갛게 이름이 떠오른 것이 보였다. 난 속으로 '머더러다!'라고 외치며 곧장 광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냅다 달렸지만 머더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란 그리 쉬운일이 아니었다. 결국 난 그 사람에게 죽게 되었다. 난 열이 받아 유령말로 "이 나쁜 놈아!! 나쁜 놈!!"이라며 욕을 했지만 그사람에게는 이렇게 보였을 것이다. "OOOooOoo"라고 말이다. 그런데 그 머더러는 내 가방을 뒤져본 후 나에게 "you have nothing! ur poor(당신 아무것도 없군. 너무 불쌍해)"라고 말했다. 그리곤 머더러가 나를 살려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에게 물건을 건네주며 조심하라는 말과 사라졌다. 좀 황당한 일이지만 난 그런일이 종종 경험한 적이 있다. 그리고 또한번은 머더러가 많이 나온다는 코베투스의 리치방에서 였다. 그날도 역시 다른 사람들과 열심히 리치를 잡고 있었는데 갑자기 머더러 2명이 등장했다. 순간 난 도망갈까도 싶었지만 사람들이 '한번 붙어보자!!'라고 주장해서 2대 4로 붙게되었다. 숨막히는 혈전이었다. 난 솔직히 몇번 공격해보지도 못하고 죽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서로를 도와가며 이리 저리 피해다니면서 머더러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물론 결국에는 아군들이 모두 당하고 말았지만 그 전투를 보면서 난 짜릿한 느낌을 받았고 '이것이 진짜 울온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것이 내가 알고 있던 머더러들이다. 내가 아는 진정한 머더러들은 절대 뒤에서 공격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이름을 퍼런색으로 달고다니지도 않는다. 항상 떳떳하게 빨간색의 이름을 달고 다니며 정정당당하게 사람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또한 루터나 노토 피케이짓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명을 운에 맡기면서 울티마의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바로 진정한 머더러인 것이다. 처음엔 나도 머더러를 싫어했지만 진정한 멋을 아는 머더러를 만났을 때 오히려 그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아! 저렇게도 멋진 울티마의 삶을 살고 있구나'하고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사람들을 눈에 씻고 찾아보기가 힘들다. 내가 데스타드에서 만난 그 '머더러'라고 주장하는 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과연 아리랑 서버에는 진정한 머더러가 몇 명이나 있을까? 예전의 울온의 멋을 알고 낭만을 알던 머더러들이
요즘은 새삼스레 그리워지는 이유는 뭘까?
뭐라고라? 결혼할려면 신고해야 된다고 고라?
얼마전의 일이다. 길드원이신 킹형님이 해킹을 당해 집을 빼앗긴 문제가 발생했다. 타워를 눈뜨고 빼앗긴 킹형님을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결국 집을 찾을 수는 없었고 집주인이 'Hera'라는 아디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나 역시 걱정이 되어 여러곳에 알아보았지만 결국 해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최후의 방법으로 생각해낸 것이 한국인 카운셀러에게 부탁해보는 것이었다. 나는 한국인 카운셀러를 계속해서 부르자 잠시 뒤 정말 내 눈앞에 카운셀러가 등장했다. 바로 한국인 카운셀러중 한분이신 리겔님이었다. 난 리겔님과의 오랜 대화를 통해 '오리진이 해킹문제에 대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지만 그 해킹의 주범을 밝혀내기가 힘이 들기 때문에 상대방을 찾아내 처벌하기란 극히 힘든 일이며 최선의 방법은 역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라고 말씀했다. 나 역시 그 말에 동감하긴 했지만 너무나 억울한 일이라 다시한번 부탁했지만 역시 자신의 힘으로는 힘이 든다는 것이었다. 어쩔수없이 아쉬운 대화를 마치고 헤어질 찰나 리겔님이 갑작스레 "류님, 부탁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황송한 일이었다. 카운셀러가 내게 부탁을 하다니….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네! 뭐든지 말씀하세요"라고 말하자 리겔님이 "이번에 제가 한국서버에서 일어나는 이벤트중 하나인 결혼식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식을 하는 분들에게는 저희들이 작지만 정성이 담긴 결혼반지를 선물로 드리거든요. 그래서 넷파워를 통해 홍보를 좀 해주세요 ^^"라고 말씀했다. 난 너무나 놀래서 "우우옷! 결혼선물이요? 정말로 줘요?"라고 말하자 '그렇다'며 리겔님이 결혼식 신청을 하는방법을 상세히 가르쳐줬다. 여러분. 결혼식을 앞둔 여러분, 이제 결혼할때에는 선물도 받아가요. 선물받는 법은 다음과 같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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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은 이렇게 신청해요!!
울온을 하다보면 서로 맘에 맞는 상대끼리 울온상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 최근들어서는 한국인분들끼리 서로 결혼식을 많이 하는데 이를 오리진에서도 알았는데 한국서버에서 결혼식을 할 경우에 담당자에게 말하면 결혼선물을 준다고 한다. 결혼식을 알리는 방법은 결혼식 일주일전에 현재 아리랑의 담당자인 'Rigel'님 앞으로 메일을 보내 결혼식 날짜와 장소로 보내면 된다. 물론 리겔님은 한국분이기 때문에 한글로 써서 보내시면 됩니다.
리겔님 이메일 주소: rigel@u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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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희망의 나라, 아니 발해로…
얼마전의 일이다. 아리랑에 이어 2번째로 생긴 발해에서 있었던 일이다. 소문만 무성하던 두 번째의 한국서버가 소개된 것은 지난 12월 15일. 많은 게이머들이 아리랑, 소노마, 레슈 등 여러 서버에 분산되었던 많은 한국분들이 부푼 꿈을 안고 발해로 향했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중의 하나! 이전 아리랑 서버로 옮기기전 못이뤘던 그 꿈을 실현하고자 곧바로 발해로 향했다. 못이뤘던 꿈이 뭐냐고요? 에이… 다 알면서. 그건 다름아닌 커다란 성을 하나 지어보는 것입니다. X님의 근엄한(?) 명령도 명령이었지만 그래도 싸나이(=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썩은 호박이라도 짤라야 된다는 말이 있듯이 다시한번 도전하게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꿈은 단 3일만에 처참하게 무너졌다. 난 이 발해로 옮기면서 그래도 은근한 기대를 했었다. 아리랑에서 있었던 일이 그대로 벌어지겠느냐, 이제 우리 한국분들이 정말 많이 착해졌을꺼야 등등 부푼꿈을 안고 발해로 달려들어갔다. 초기멤버는 일리선배를 비롯, 이전에 알던 분들과 함께 계획을 짜고 들어갔다. 그러나 발해의 상황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반대였다. 아리랑과 마찬가지, 아니 더 심했다. 도둑에서 시작해서 도둑으로 끝났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발해 서버의 한국분들의 행동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오어 도둑이나 나무 도둑은 말할 것도 없고 던전에서는 최고의 루팅맨들을 자랑하면서 도저히 발해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싸악 사라지게 되었다. 처음엔 아리랑과 마찬가지로 생산캐릭을 만들려고 했지만 내가 하도 많이 당했던 기억이 남아있어 발해에 투입된 인원들은 모두 전사와 마사 중심의 전투 캐릭터로 가기로 했다. 차라리 초반에 힘들더라도 전투캐릭터로 시작하면 나중에 편해질 것 같아서 였다. 초반에 우리는 제법 성과가 좋았다. 물론 모두 울온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라 우리들의 자금 동원력은 상당했다. 하지만 어느새부터인가 초기 멤버들이 한두명씩 다시 아리랑과 이전 서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한가지 '더이상 발해에 있고 싶지 않다'라는 것이었다. 얼마지나지 않아 나와 일리선배 역시 같은 이유로 발해 서버에서 더 이상 게임을 하지 않게 되었다. 한번은 일리선배와 내가 발해 디시트 던전에서 파이어 엘레멘탈을 잡고 있을때였다. 우리 둘은 초반에 그런대로 스텟을 완성한 후 디싯트 던전으로 가는 배를 얻어타고 어렵사리 던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 뒤 갖은 고생 끝에 디싯트 3층의 파엘이 등장하는 던전에서 파엘을 잡았다. 뭐 서버 초기라서 다행히 사람들이 드물어서 다행이었지만 우린 파엘 한 마리 잡는데도 거의 10분이상의 시간을 소요하면서 겨우 겨우 잡을 수가 있었다. 그런 뒤 한번은 일리선배가 파엘에게 독을 걸고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나는 일리선배의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힐링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어떤 사람(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니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순간 우리 둘은 상대방을 경계했다(그때도 노토 피케이나 도둑이 극성이었기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친근하게 '하이'라는 말을 하면서 다가오길래 우리는 안심하며 계속 파엘을 공격했다. 그런데 파엘의 에너지가 조금밖에 남지 않았을 때 갑자기 내 옆으로 한덩어리의 불똥이 지나갔다. 그리고 괴음을 내며 쓰러지는 파엘, 우리는 좀 황당했지만 그분에게 '도와줘서 고맙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분이 갑자기 파엘쪽으로 다가가더니 우리가 거의 다 잡았던 파엘의 소지품들을 들고 유유히 걸어가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너무 황당해 내가 "저기, 그거 저희들이 잡은 건데요"라고 말하자 그분은 이렇게 대답했다. "무슨 소리에요! 마지막에 내가 죽여잖아요! 여기서는 마지막에 잡은 사람이 루팅해가는 거에요!"라며 짜증난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는 어이가 없어 할말이 없었고 허탈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독자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서버 초반에 파엘 한 마리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변변한 공격마법이 없는 초반에는 고작해야 독을 걸고 시간이 지난 후 여러명이 모여들어 잡는 그만인 상황에서 다 잡아놓은 몬스터를 남에게 빼앗기는 기분이 얼마나 참담하고 처참한지를…. 이 일이 있은 후 일리선배는 '더이상 울온하기가 싫다. 옛날에는 정말 이러지 않았다. 새 서버 생기면 얼마나 서로들 도와주고 이해해줬는데…'라며 화를 참지 못했고 나 역시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 어쩔 수 없었다. 이후 우리들은 더 이상 발해로의 여행을 그만두었다. 한국의 새 서버 '발해'는 우리에겐 너무나 험난하고 멀기만 느껴지는 세상이었다.
대단한 도둑님들…
울온을 하다보면 정말 황당한 경험을 할 때가 많다. 그 중에서도 어이가 없으면서도 재미있었던 일이 있다. 바로 진정한 도둑들, 아니 도둑님들의 이야기다. 난 정말 이분들에게 경하를 드리고 싶을 정도로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전에 내가 글에서 밝혔던 그런 이상한 도둑과는 차원이 다른 도둑님들의 이야기다. 그분의 사정상 아이디는 여기서 밝히지 않겠다. 그 도둑님과 만난 것은 메이스를 한창 키우기 위해 디싯트의 본나이트의 방으로 놀러 간적이 있었다. 요즘은 좀 뜸하지만 그때는 여전히 무한 본나의 열풍으로 본나이트의 씨가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본나이트만 잡으면 있어야할 돈과 무기들이 꼭 사라지고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난 속으로 '와! 정말 루팅 빨리한다'라고 생각하며 주변에 루터맨들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주의를 하면서 계속 본나이트를 잡앗다. 그런데 유심히 보니 황당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You are notice to steal Bone Knigt's 200gold…(당신은 어떤 사람이 본나이트의 200골드를 훔쳐가는 것을 알아챘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떠오르는 것이었다. 난 속으로 '으엥? 이건 또 뭐야?'라고 생각하며 누가 죽은 본나이트의 가방을 루팅하는 것만으로 알았다. 그런데 막상 본나이트를 잡고나보니 백팩(Backpack)은 있는데 돈은 한푼도 들어있지 않았다. 어이가 없었다.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싶어서 요리 조리 둘러봤지만 아무리 봐도 누가 루팅한 흔적이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난 궁금해서 옆에있던 일리선배에게 "선배, 혹시 백팩에 들어있는 돈이 그냥 사라지는 경우도 있어?"라고 묻자 일리선배는 "그게 무슨 소리야? 울온 2년만에 그런 소린 처음 듣는다"라고 말하며 내곁으로 다가와 이유를 말했다. 그래도 일리선배도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자신도 잘 모르겠다며 화면을 유심히 보았다. 그때였다. 화면에 다시 방금전의 메시지가 떠오른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급하게 "선배! 저거야! 저거, 아까도 저런 메시지가 떠올랐어"라며 말하자 일리선배는 그제서야 "어? 저거 몬스터 소매치기들이잖아? 햐! 정말 오랜만에 보네. 저거… 다 사라진 줄 알았더니… 아직도 남아있네? 카하하!"라며 일리선배가 즐거운 듯이 웃었다. 일리선배는 나에게 이게 바로 '몬스터 소매치기'라며 그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줬다. 몬스터 소매치기는 쉽게 말해서 도둑들이다. 이 도둑들중에는 다른 게이머의 돈을 훔치는 대신 몬스터의 백팩을 훔치는 무식한(?) 행동을 하는 도둑들이 있는데 이들을 바로 몬스터 소매치기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주로 게이머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여러명이서 몬스터를 잡고 있을 때 몰래 다가가서 몬스터의 가방을 뒤져 돈만 몰래 빼온다는 것이었다. 몬스터의 가방을 훔쳐도 그레이가 되지 않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받을 위험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으면 누가 루팅해갔는지도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오래전에는 유행했던 도둑들의 모습이었다는 것이었다. 일리선배는 그때만 해도 이런 몬스터 소매치기들은 훔쳐가는 돈이 비교적 적었기 때문에 다른 게이머들은 이들의 행동을 귀엽게(?) 보고 그냥 넘어가는 예의였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몬스터 소매치기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루터들만이 남아 게이머들의 속을 썩힌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몬스터 소매치기들은 간이 부은, 아니 간이 배밖으로 나온 사람들이라고 일리선배는 덧붙여 말했다. 몬스터 소매치기들은 전투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몬스터의 가방을 훔치다가 그 몬스터에게 걸리면 곧장 황천길로 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목숨을 건 몬스터 가방 훔치기… 가히 대단한 도둑님들이 아닐 수 없다.
NPZ 길드성에 놀러온 도둑
도둑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나에 기억에 남는 도둑님이 또하나 있다. 바로 NPZ길드성에 놀러온 도둑님의 이야기다. 언젠가 NPZ길드성에서 길드원들과 짧은 만남을 가진 적이 있었다. 바로 NP2길드에서 가장 활동이 왕성하고 성격이 좋은 앤션트를 정식 NPZ길드원으로 맞이하기 위해 길드원 가입식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앤션트의 정식 길드 가입식을 마친 후 우리들은 성밖에 나가 오손 도손(?)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는데 문을 열자 마자 무엇인가가 내옆으로 번쩍하며 지나가는 것이었다. 난 순간 내 눈의 착각인 줄 알고 그냥 넘어갈려고 했는데 앤션트가 "류형! 도둑 들어왔어!"라고 소리질렀다. 도둑? 난 순간 심장이 벌렁거리기 시작했다. 이전에 마을안에서 당한 기억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난 심하게 박동치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애들아! 문닫어!!"라고 소리질렀다. 난 재빨리 리빌(Reveal)마법을 캐스팅해 살펴보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도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난 그 순간 "어? 하이딩 했나보다!! 빨리 우리 길드원 모두 불러!"라고 말하며 앤션트에게 길드원을 소집하도록 했다. 그리고 나는 재빨리 문으로 나가는 길목을 상자로 막아놓고 도둑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쥐몰이, 아니 도둑 몰이가 시작됐다. 우리는 길드성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하이딩으로 숨은 도둑을 찾아내기 급급했다. 그리고 급히 소환했던 우리 길드원들이 하나둘씩 길드성으로 모이고 있었다. 상황은 점점 긴박해지고 있었다. 일단 밖에 있던 길드원들은 도둑이 나오면 잡기 위해 문을 지키고 안에 있던 앤션트와 나, 프시케는 성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저기있다!!"라는 앤션트의 외침이 들리기 시작했다. 난 곧장 패럴라이즈 주문을 외우고 도둑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데 도둑은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다시 우리들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흥! 한번 속지, 두 번 속을까봐?"라며 리빌 마법으로 그 주변을 밝히는 순간, 헉? 이게 웬일인가? 그 자리엔 도둑이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어느새 도둑이 내 뒤쪽으로 도망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누군가가 "으악! 스텔스다! 스텔스!"라며 소리쳤다. 스텔스? 말로만 듣던 그 스텔스? 스텔스라는 것은 하이딩 기술이 80이 넘으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하이딩은 그 자리에 서있을 경우에만 몸을 숨길 수 있지만 스텔스를 사용하게 되면 몸을 숨긴채로 일정한 거리를 움직일 수 있는 도둑의 기술이었다. 상대방이 스텔스 기술까지 사용할 줄 안다면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작전을 짰다. 먼저 발견한 사람이 한쪽으로 몰면 난 반대편으로 달려가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우리 작전은 처음엔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앤션트가 먼저 발견하고 반대쪽으로 몰고 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난 재빨리 패럴라이즈를 외웠다. 도둑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기위해서였다. 그런데 도둑은 어느새 눈치채고 다시 스텔스 기술을 사용, 순식간에 내 눈앞에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법, 우리는 디덱트 하이딩 기술을 사용해 다시 도둑을 찾아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 도둑이 1층계단을 통해 문밖으로 빠져나갈려는 순간 이미 문을 패쇄해버려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앞에는 상자, 뒤에는 우리들이 '흐흐흐'라는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서서히 다가갔다. 그리고 내가 한마디를 던졌다. "더이상 도망칠때가 없다"라고 말이다. 그리고 앤션트에게 "앤션트야! 처리해라"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넹!"하는 대답과 함께 앤션트가 달려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처참한 칼싸움 소리, 이제야 말로 도둑을 잡는 듯 했다. 그런데 도둑의 생명치가 얼마 남지 않아 헐떡이고 있을 때 그 모습이 불쌍하게 보였던지 앤션트가 "류형! 난 도저히 살인을 할 수가 없어요"라며 공격을 멈추는 게 아닌가. 그때를 놓치지 않고 도둑은 리콜주문을 외우더니 도망쳐버렸다. 난 닭쫓던 개 신세가 되어버렸다. 난 원래 도둑에게 당한 기억이 있어 도둑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도둑을 그냥 놓아준 앤션트에게 화를 내며 "앤션트! 무슨 짓이야! 왜 도둑을 놔줘?"라고말하자 앤션트 "미안해! 류형, 난 차마… 차마 사람을 죽일 수 없었어"라며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난 너무나 마음이 여린 길드원을 뽑은 것 같았다. 그런데 더 웃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둑이 돌아간 뒤에 길드원끼리 모여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아알씨 채팅창에서 "류형!! 그 도둑 다시 왔어!"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우리는 누구라고 할 것없이 곧장 밖으로 달려가보니 정말 그 도둑이 다시 온 것이었다. 정말 간큰 도둑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우리는 재빨리 그 도둑을 에워싸고 구석으로 몰아갔다. 그리고 내가 "감히 여기가 어딘줄 알고? 다시오다니…. 애들아! 주겨라(죽여라)!!"라는 잔인한 말이 떨어지는 순간 각자 공격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도둑이 급하게 소리쳤다. "으아! 잘못했어요. 실은 사과할려고 왔어요!"라고 말했다. 그 말에 우리들은 공격하려던 것을 멈췄다. 난 아무래도 기분이 찜찜해 "사과? 설마… 사정이 불리하니깐 사과한다고 말하는 것 아니에요?"라고 묻자 그 분은 "아니에요. 저기… 실은 제가 요새 스텔스 기술을 익히고 있는데 실험하고 싶어서, 그냥 한번 들어간 거에요. 정말 훔칠 생각없었어요"라며 나에게 말했다. 그러자 길드원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한녀석은 "흐흠. 장난이 좀 지나치지만 봐주자! 류형"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그래, 류형, 잘못했다잖아. 그냥 봐줘"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정말 우리 길드원들은 마음이 너그러운 것인지 바보들인지 구분이 안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만 끝까지 공격하자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도둑을 놔주면서 '다시는 그러지 말라'며 놓아주었다. 여하튼 오늘 일로 우리 길드원들의 착한 심성들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았다. 독자여러분! 우리 길드원들! 정말 착하죠? 카하하하!!
크리스 마스엔 이런 것도
얼마전에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던 크리스 마스가 울온에서도 일어났다. 울온에서 가장 맘에 드는 것은 어떤 특정한 날에는 분명 자신의 가방안에 선물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지난 추석날(9월 24일)에 주었던 몬데인 처치기념 선물과 같이 특정한 날이 되면 반드시 요상야릇한 선물을 게이머들에게 던져준다. 특히 크리스마스에는 구하기 힘든 특별한 레어 아이템을 주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많은 게이머들이 크리스마스가 오기를 눈꼽아 기다리곤 한다. 이 바램을 오리진에서는 분명히 알고 있었는지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여김없이 크리스마스 선물이 들어왔다. 바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맘껏 느낄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역시 크리스마스 트리와 눈덩이, 화분이었다. 특히 크리스마스 트리는 집안에 설치해놓으면 정말 금상첨화다. 그런데 류는 크리스마스에도 여지없이 이상한 일을 겪었다. 바로 크리스마스 디드 사건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남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해서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연인들과 또는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고 있었지만 우리 Net POWER기자들은 원고마감에 쫓겨 여전히 책상머리에 앉아 자신들의 일을 묵묵히할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기분이 싱숭생숭해 도저히 원고를 쓸 수 없어 울온에 접속해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싱이 나에게 오더니 "류형! 크리스마스 선물 사용했어?"라고 묻자 "아니, 그대로 있어, 왜?"라고 묻자 "형! 그거 두장이상 있어야 되는 거 알쥐?"라고 말했다. "아니? 몰랐는데… 두장 있어야 돼?"라고 묻자 싱은 '-_-' 이런 표정을 지으며 "당연히 두장있어야 돼지! 그것도 몰라. 근데 류형, 그 크리스마스 선물 장난 아니야! 엄청 좋은거 많아!"라고 말하자 난 슬며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 애덜(애들) 불러!"라고 말했다. 그러자 싱은 "왜?"라고 물었다. 난 "부르라면 불러"라고 다그치자 싱은 알 수 없다는 듯 애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 길드원이 모이자 난 애들에게 "애덜아! 너희 크리스마스때 받은 선물있지? 다 토해!!"라고 윽박지르자 길드원들은 누구라도 할 것 없이 "류형, 아니 류폐하!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라고 말했다. "닥쳐라! 내가 내놓라면 다 내놓느거야"라고 다시한번 윽박지르자 애들은 모두 눈물을 머금고 "여…여기 있어요. 폐하"라며 모두 나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바쳤다. 난 애들에게 크리스마드 선물디드를 모두 걷은 후 뿌듯한 마음으로 성안으로 돌아와 선물디드를 하나씩 클릭했다. 그런데, 그런데… 이 크리스마스 선물디드는 주인이 아니면 사용할 수도 없고 그것도 교환창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황당했다. 선물디드는 많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단하나도 없었다. 난 그제서야 후회를 하며 다시 애들을 불렀다. "애들아! 제발… 길드성으로 좀 와주라, 응?"이라고 말하자 길드원들은 하나같이 "시로(싫어)! 류형 혼자 다 먹어. 우리는 서로 만들어서 가질테니깐. 카하하하"라고 말했다. 결국 난 애들에게 사정사정해서 겨우 크리스마스 트리하나만을 건질 수가 있었을뿐이었다. 난 아직도 쓰지도 못하는 크리스마스 선물디드를 4개나 썩혀두고 있으며 길드원들에게는 욕심많은 길드마스터로 찍히고 말았다.
나도 대장장이 한번 키워볼랍니다
한달전의 일이었다. 전화로 누군가가를 나를 찾았다. 울온을 좋아하는 매니아이고 Net POWER의 독자라고 밝힌 이분이 내게 던진 말한마디는 내 울온 인생을 뒤바꿔놓은 계기가 되었다. 당시 상황을 들어보자.
류: 여보세요?
독자: 류님이세요? 저는 Net POWER독자인데요. 부탁이 있어서요
류:(웃으며) 넹 ^^
독자: 저기 독자 선물로 주시는 갑옷셋트 말이에요. 그거 류님 이름 들어간 것 주시면 안돼요?
류: 넹? 하하, 저는 마사(마법사)인데요. 저는 갑옷못만들어요.
독자: 에이, 그런게 어디있어요. 난 류님이름 들어간 갑옷 가지고 싶어요. 꼭 만들어주세요.
류:(위기를 넘기기 위해서) 네, 한번 노력은 해볼께요.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독자: 그럼, 다음호에 기대하고 있을께요
라는 독자와의 통화를 끝나는 순간 내 건너편 너머로 희멀건 얼굴이 떠오르면 미소가 드리워진 일리선배의 얼굴이 나타났다. 난 애써 일리선배의 얼굴을 피했다. 만약 내 통화내용을 다 들었다면 이건 뭐 두고 볼것도 없는 일. 분명 스미스 캐릭터를 만들라는 일리선배의 명령이 떨어질 것이 뻔했다. 난 애써 시선을 피하며 열심히 일을 하는 척했다. 그러나 이어 들려오는 일리선배의 말 "류야! 기한은 한달이다. 스미스 지엠 만들어라"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이었다. 난 얼굴이 하애지면서 "말도안돼!! 어떻게 한달만에 스미스 지엠을 만들어!! 난 못해!!"라고 따지듯이 묻자 일리선배는 "독자의 명령은 하늘과 같다! 당장 시작해! 못하면 알쥐?"라며 날 다그쳤다. 그날 이후 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스미스를 열심히 키우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나는 주로 잉갓을 구입해 스미스를 키웠는데 그것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는 법. 특히 스미스 지엠이 되기 위해서는 약 4만개의 잉갓이 필요하다고 한다. 4만개면 잉갓 1개당 시세가 약 4원이므로 16만골드의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게 이런 자금이 있을턱이 없다. 난 하는 수없이 죄없는 길드원들을 괴롭히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 길드원들에게 온갖 강압과 협박으로 잉갓을 뜯어냈다. 어떤때는 잉갓 4만개를 바치면 정식 길드원으로 가입시켜준다는 말까지 동원해 잉갓을 뜯어냈지만 나는 스미스 기술이 이제야 78에 이르렀다. 현재도 시간이 나는대로 열심히 스미스를 키우고 있지만 언제 지엠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흐흑… 독자여러분, 여러분이 무심코 하는 말이 저한테는 이런 무지막지한 결과로 발생합니다. 제발 이런 일은 자제해주세요.
류!! 스미스 지엠 되다!!
독자 여러분들 기억하시는가!! 어느 독자한분의 스쳐지나가는 말 한마디가 류를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그 사건을…. 모르신다고? 그럼 상기시켜 드리죠. 지난 99년 12월 21일(얼마나 억울했으면 날짜가 기억하고 있겠는가!!) Net POWER 열렬 독자라고 하시는 한 독자분(분명 목소리가 어렸음. 류의 생각으로는 중학생이 아닐까 생각됨. 이 명석한 추리력 - -)이 던진 "난 류표 갑옷을 가지고 싶어요"라는 이 말한마디로 인해 류는 고행의 길로 들어선 그 사건. 일리선배와 주위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류가 스미스 세계로 향한 대장정을 시작하게 된 그 사건을… T_T. 스미스… 울온을 하는 게이머라면 다들 알 것이다. 이 스미스라는 직업이 얼마나 사람의 피를 말리는 일인가를 말이다. 류가 스미스 지엠이 되기까지의 고난의 역사는 한편의 서사시와도 같았다. 잉갓 버그 패치이후 한때 잉갓의 가격이 7원대까지 육박했던 그때 IRC를 이리 저리 옮겨다니면서 "잉갓사여!! 잉갓사여!!"라고 소리지르면서 잉갓을 구하던 일이며, 잉갓살 돈이 부족해 비자금으로 숨겨두었던 스몰집을 길드원인 앤션트에게 덤태기를 씌워 무려 10만골드를 갈취했던 일(이일로 길드원들에게 난 폭군 및 욕심장이 낙인 찍혔다 -_-. 뿐만 아니라 나이어린 어스와 동태에겐 삽자루를 쥐어주며 "잉갓 가져와!!"라며 윽박을 질렀던 일, 집에 있던 매직 아이템, 레어 아이템을 장에 내다 팔기도 하고 별별 수단을 동원해 스미스를 키웠다. 그 후유증은 아직도 남아 있다. 가끔 게임을 하다가 손가락이 덜덜 떨리기도 한다. 왜냐고?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려면 마우스 버튼을 정말 불이나게 눌러댔으니 어디 손가락이 남아나겠는가? 한달이 지났을 때 나의 손가락은 근육통에 시달렸으며(지금도 간혹 손가락이 떨리기도 한다) 꿈에서조차 스미스 기술을 익히는 악몽에 시달리기조차 했다. 그리고 두달이 지난 어느 날, 난 꿈에 그리던 스미스 지엠이 되었다. 스미스 지엠이 되었을 때 그 기분, 그 짜릿한 그 기분은 스미스 지엠이 돼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난 들뜬 마음으로 길드원들에게 스미스 지엠이 되었음을 선포했다. 길드원들은 "오! 류형!! 그럼 이제 우리한테 더 이상 잉갓 안뜯어가는거야? 우와!! 이젠 불행 끝, 행복시작이다!!"라며 무척이나 반가워(?) 했다. 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며 울온에서의 내 생활을 떠올렸다. '스미스 지엠이 파는 물건은 불티나게 팔린다고 했어. 거기다가 내 이름과 Net POWER의 이름까지 팔아먹는다면 순식간에 떼부자가 될거야!! 카하하하'라고 속으로 웃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장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물건들을 하나둘씩 만들기 시작했다. 지엠 카타나가 가장 많이 팔린다는 소문을 줏어들은 나는 끊임없이 잉갓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이름이 들어간 카타나를 뽑아낸다는 것은 무척 힘든일이었다. 지엠이 되어도 좋은 무기나 아이템이 나올 확률은 낮았기 때문에 내 이름이 나오는 아이템이 나올때까지 열심히 두들겼다. 그리고 류표 이름이 찍힌 카타나가 뽑던 날.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 기뻐서 내 이름이 들어간 카타나를 계속 클릭했다(카타나를 한번 클릭하게 되면 지엠 스미스가 만들었을 경우에는 누가 만들었는지가 나온다). 내 이름이 나올때마다 너무나 기뻐 멍하니 쳐다보기까지 했다. 더 기쁜 것은 지엠 스미스가 만든 익셉션 무기는 상당히 고가로 팔리기 때문에 넷파워 길드 상점에 내다 팔면 제법 장사가 잘 될 것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난 벤더에 물건을 넣을 욕심으로 더 많은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기시작했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고 있던 일리선배가 "류야? 너 지금 머하냐?"라고 물었다. "응? 나? 나 지금 벤더에 넣을 물건만들고 있어!!"라며 즐겁게 말했다. 그러자 일리선배는 "벤더에? 왜 벤더에 넣는데?"라고 물었다. 난 "당연히 팔라고 그러지!! 내 이름이 들어갔으니깐 좀 더 비싸게 팔아도 돼지 않을까? 카하하!!"라고 웃으며 말하자 일리선배는 한번 씨익 웃더니 "음하하하!! 꿈도 크구나!! 류! 너의 무기와 방어구는 단지 우리 독자들만을 위한 선물이다. 딴데에 팔거나 벤더에 팔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라!! 만약 혼자 팔다 들키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헉!! 그렇다면 지난 2달간의 나의 힘든 고통은 무엇으로 보상받는다 말인가!! 더군다나 난 지금 수중에 가진거라곤 시약 몇세트밖에 없는데… 물건을 팔지않고는 도저히 먹고 살 염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난 필살의 반항으로 일리선배에게 대들었다. "그렇게는 못해!! 나 돈 하나도 없단 말이야!! 있던 집까지 모두 팔아넘기고 난 물건 팔아 먹고 살아야돼!!"라고 소리를 꽤액 지르자 일리선배는 "--++"이런 표정을 한번 짓고는 그 무지막지한 주먹을 내 얼굴에 디밀었다. "류! 죽고잡냐? 먼곳의 법보다는 가까운 곳의 주먹이 무섭다는 것을 알아야지!!"라고 말했다. 결국 그 말에 난 찍소리도 못하고 "네"라는 말로만 답할뿐이었다. 벼락부자의 꿈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듯 했다. 지엠 스미스가 되면 무얼하나∼. 팔지도 못하는 걸…. 그리고 며칠 뒤 또한통의 메일이 내게로 도착했다. "류님!! 지엠 스미스 되었다면서요? 축하해요!! 그런데 난 갑옷은 필요없는데 난 류표 이름이 넣은 가죽 옷 입고싶어요!!"라는 엄청난(?) 메시지가 들어왔다. 난 이건 머 보고 자시고 할 것 없이 그 자리에서 증거를 없애버렸다. 여러분!!
제발 이런 메시지 보내지 마세요. 저 죽습니다 --
사라진 물건들…
얼마전 길드성을 청소하기 위해서(여기서 청소는 길드성에 널부러진 물건들을 쓰레기통에 넣는 것을 말합니다) 길드성으로 청소도구(?)를 들고 들어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길드성에 들어간 순간 너무나 깨끗해진 길드성을 보고 입이 따악 벌어졌다. "우와!! 누가 이렇게 길드성을 깨끗이 청소해놓은 거야?"라며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난 길드원들과 일리선배에게 얻은 매직 아이템들과 던전에서 주운 물건들을 일단 길드성에 떨어뜨려놓은 버릇이 있었다. 그래서 길드성이 좀 너저분했는데(너저분한 정도가 아니라 무척 더러웠다) 그날은 유난히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눈에 착각이었는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 없었다. 거실에 있어야할 물건, 특히 내 잡다한 물건들이 들어있는 상자가 없어진 것이었다. 난 '설마'하는 심정으로 집안 구석 구석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없어진 물건들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책상과 의자, 책장, 촛대 등 주로 잡다한 물건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었다. 황당했다. 난 "어? 분명 이 자리는 내가 책상을 세워둔 곳인데? 어? 여기는 책장이 있던 곳이고? 어라? 여기 있던 염색통은 어디간거야?"라며 혼자 중얼거렸다. 그런데 잠시 뒤 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얼마전 싱이 울온을 그만두면서 나에게 넘겨주고 갔던 수많은 매직 아이템들이 몽땅 사라진 것. 그 일부분은 길드원들에게 나눠줬지만 아직도 엄청나게 많은 매직 아이템들이 남아 있어야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매직 아이템을 담아둔 상자가 몽땅 없어져 버린 것이었다. 난 너무 놀란 나머지 "으악!! 내 아이템!! 내 파워 무기, 내 실버 무기!! 어디간거야!!"라며 소리를 지르자 옆에서 일리선배가 놀라며 일어섰다. 일리선배는 나에게 오더니 "얌마! 너 또 왜 그래?"라고 물었다. "어? 선배. 성에 있는 물건들이 다 없어졌어. 이상해. 어떡해!"라고 묻자 일리선배는 "너 도둑 들은 거 아니야?"라고 묻자 난 "말도 안돼!! 집열쇠는 나혼자만 가지고 있고 또 열쇠는 항상 은행에 넣어두고 다니니깐 내가 도둑 맞을 리가 없어!!"라고 대답했다. "흐흠… 그래? 이상하군. 다시한번 잘찾아봐"라고 말했다. 그리고 잠시 뒤 일리선배도 울온에 접속했다. 요즘 일리선배는 이전에 즐기던 서버인 야마토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었는데 일리선배 입에서도 똑같은 비명이 쏟아져 나왔다. "어디보자…. 어… 어… 으아악!! 내꺼 물건도 엄청 없어졌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라며 비명을 질렀다.
이상한 일이었다. 한사람도 아니고 두사람이 모두 물건이 사라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다면 혹시 해킹? 하지만 우리 둘 모두 비밀번호나 이상한 메일을 최근에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전혀 그런것도 아니었다. 우리 둘은 하루종일 전전긍긍하다가 나중에서야 그 비밀을 알아내게 되었다. 다름아닌 이번 울온의 패치때문이었다. 이전부터 오리진사에서는 집안에 물건을 락다운 시키지 않거나 락다운 시킨 상자와 시큐어 상자안에 들어있는 물건이외는 모두 썩어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은 몇 달전부터 나왔기 때문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번에 패치된 것이었다. 그래도 일리선배는 생선 스테이크라든지, 책상 등과 같은 잡다한 쓰레기(?)였지만 나는 아니었다. 싱에게 받은 수많은 매직아이템을 고스란히 날려버린 것이었다. 그날 이후 난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멍하니 화면만을 쳐다봤다. 이렇게 말하면서 "내 실버, 내 마이트, 내 파워!!!"라고 말이다. --
블루문, 일리와 함께 모험 떠나보자!!
일리선배와 함께 보물찾으러 다니면서 서로 떠들면서 놀고 있던 것을 바라보던 블루문선배가 어느날 내게로 다가와 "류야! 울온 잼있냐?"라고 물었다. 난 아무런 생각 없이 "웅!(응)"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블루문 선배는 "류야! 울온에서 가장 귀족적이고 편하면서 쉽게 스킬 올릴 수 있는 직업이 머냐?"라고 묻자 "그거? 없어!!"라고 말했더니 블루문 선배는 '-_-'이런 표정을 짓더니 "잔말 말고 가르쳐줘봐!!"라고 말했다. 그래서 난 "진짜 없다니깐. 울온에서 스킬 빨리 올리는 직업이라는 것은 없어"라고 말했다. 블루문 선배는 "흐흠… 그래? 류!! 그럼, 남는 울온 남는 계정하나 줘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난 어이없다는 듯이 "선배! 울온은 한사람이 하나밖에 못써. 이건 퀘이크나 하프라이프가 아니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블루문 선배는 "우씨∼ 그럼 사야되는 거야?"라고 말했다. 난 실실 웃으며 "흐흐흐… 그래"라고 대답했다. 블루문 선배는 할말이 없다는 듯이 조용히 사라졌다. 그리고 난 그 사건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느날 블루문 선배가 내게로 오더니 "류! 게이트 좀 열어봐!"라고 뜬금없이 말하는 것이었다. 난 영문을 몰라 "게이트? 무슨 게이트?"라고 되묻자 "길드성 게이트 말이야!! 나 오늘부터 울온한다"라고 말했다. '으헥? 블루문 선배가 울온을 한다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 말이었다. 이전에도 블루문 선배가 울온을 한답시고 일리선배의 계정을 빌려 잠시한 적이 있다. 테이머를 키웠는데 두시간정도 하더니 "뭐야! 이거? 스킬도 안오르고 쌈도 못하잖아! 나 안해!"라고 때려쳤기 때문에 블루문 선배가 울온을 한다는 거 자체가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놀라 "선배! 진짜 울온해? 계정도 없잖아?"라고 묻자 "카하하하!! 내가 큰 맘 먹고 울온 하나 구입했쥐∼"라고 말했다. "이번엔 전사 키울테니깐 알아서 밀어줘"라고 말했다. 이것을 듣고 있던 일리선배의 말 "또하나의 류가 탄생하는 순간이군 --"라고 했다. 이렇게 해서 일리선배, 블루문 선배 그리고 나는 함께 모험을 시작했다(모험이라고 할 것도 없다. 난 단지 블루문 선배의 뒤치닥거리를 맡았으니깐). 여하튼 블루문 선배는 일리선배와 나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기술을 익혀가기 시작했다. 블루문 선배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처음엔 사슴도 못잡더니 3일째 되던날부터는 혼자서 본나이트을 잡으러 돌아다니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뒤엔 나의 숨은(?) 뒷받침이 있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내가 말타고 돌아다닌 모습을 본 블루문 선배는 "류! 난 귀족적인 걸 좋아해! 난 발에 흙 묻치는 거 싫어하는 걸 알지?"라고 말했다. 이건 쉽게 말해서 내가 타고 있는 말을 내놓라는 것과 같은 뜻이었다. 난 하는 수 없이 블루문 선배에게 말을 넘겨줬고 블루문 선배는 "카하하하!! 바로 이거야!! 말을 타고 다니니깐 폼 나지 않냐?"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한번은 "류! 너 스미스 지엠 되었다며? 갑옷하나 바쳐봐라!!"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난 그래서 "헤헤… 선배, 류표 갑옷은 우리 독자만 입을 수 있어!"라고 말하자 "이놈이? 내가 니 갑옷을 입는 것만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해! 얼른 갖다바쳐"라고 해서 블루문 선배에게 갑옷을 바치기도 했다. 여하튼 이런식으로 블루문 선배는 조금씩 성장해갔는데 한번은 일리선배의 권유로 셋 모두가 모험을 떠나보기도 했다. 목적지는 잃어버린 대륙이었다. 잃어버린 대륙에 도착한 우리 셋은 델루시아 근처에서 와이번을 잡다가(블루문 선배 혼자 와이번과 맞짱떠 잡기도 했다) 심심해서 오피디언 사냥을 떠났다. 그런데 한참 오피디언을 잡고 있는데 그만 블루문 선배가 실버 서펜트에게 걸려 죽고 말았다. 그런데 나 역시 이 실버서펜트를 얕잡아보고 공격하다가 그만 비명횡사하게 되었다. 결국 혼자남은 일리선배가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어서 겨우 겨우 실버 서펜트를 없애고 블루문 선배의 죽은 몸을 뒤적거리더니 "뭐야? 이거? 왠 쓰레기가 이리 많어? 블루문! 너 뭐한다고 생고기는 가지고 다녀? 어라? 가죽은 왜 이리 또 많어? 오잉? 이건 또 머야? 유령옷도 4벌이나 있네?"라고 물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블루문 선배의 말 "엥? 그거 다 돈 아니야? 그걸 팔면 돈 되는 줄 알았는데?"라고 묻는 것이었다. -- 이 말을 들으니 내가 뉴비때의 생각이 절로 떠올랐다. 주변에 떨어진 물건은 무엇이든지 줍고 돌아다녀 한때 울온의 청소부로조차 불리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흐흐흐… 여하튼 우리 셋은 어렵사리 모험을 끝내고 다시 브리타니아 대륙으로 되돌아왔다. 자! 기대하시라!! 일리, 블루문, 류 Net POWER 삼총사가 펼치는 브리타니아 모험기를…
울온엔 벌레가 돌아다닌데요, 글세. 그것도 돈만 먹는 벌레가…
한달전의 일이다. 일리선배가 나에게 오더니 "류야! 너 울온에 벌레 돌아 다니는 거 아냐? 그 벌레 잡으면 벼락부자가 된다고 하더라"라며 뜬끔없는 소리를 했다. "벌레? 무슨 벌레인데? 울온에서 벌레는 본적이 없는데…. 새로나온 몬스터야? 그거 어디서 잡는데?"라며 물어봤다. 일리선배는 한심하다는 듯이 날 쳐다보며 "너 순진한거냐? 바보인거냐?"라며 나에게 벌레(?)이야기를 해줬다. '울온도 완벽한 게임이 아니다'라며 시작한 일리선배의 울온 강좌는 내 귀를 솔깃하기에 충분했다. 울온은 예전부터 버그가 많았다는 것. 특히 서버 초반에는 자질 구레한 버그들이 울온을 가득메웠는데 최근에는 돈버그라는 버그가 새로 발생해 게이머들이 돈을 갈구리로 끌어모은다는 것이었다. 군침이 당기는 일이었다. 버그를 이용한 플레이는 좀 비겁하지만 그래도 풍문에 의하면 어떤 사람은 일주일도 안돼 수백만 골드를 벌여들인다고 하니 관심을 안가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일리선배에게 갖은 아양을 떨며 "아잉∼ 선배, 나도 좀 가르쳐 줘∼잉. 나도 돈 허벌나게(참고로 전 전라도가 고향입니다. 간혹 사투리가 쏟아져 나오기도 합니다 --) 벌고 자봐(싶어)!!"라며 어떤때는 아부를 떨기도 하고 어떤때는 삐진척하기도 해서 일리선배를 달달 볶아지만 일리선배는 요지부동이었다. "안돼!! 그거 잘못하면 계정블록 당해. 하지마!! 그냥 평소대로 살어!!"라며 딱잘라 말했다. 순간 난 일리선배가 얄미웠다. 분명 일리선배는 돈버그를 이용해 돈을 많이 벌었을거라고 생각했기때문이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일리선배의 비자금을 찾기위해 일리선배를 쫓아다녔지만 일리선배에겐 갖은 거라고 하루 하루 먹고 살만한 돈밖에 보이지 않았다. 일리선배에게는 집도 없고 그렇다고 성도 이미 나에게 넘겨서 물건을 맡겨둘만한 곳은 은행밖에 없었다. 그런데 일리선배가 울온을 할 때 은행을 열어볼 때를 보면 은행엔 고작해야 1∼2천원정도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난 속으로 '이상하다'라고 생각했지만 나의 갖은 협박과 아부에도 일리선배는 나에게 돈 버그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한달이 흐른 후 울온을 발칵 뒤집어 놓는 사태가 발생했다. 바로 돈버그를 이용한 게이머들을 오리진에서 영구블럭 시켜버린 것이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 계정블록을 당한 게이머들이 오리진에 항의를 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게이머들의 풍문에 의하면 국내에서는 약 200여명이 계정 블록이 당했다고 한다. 난 그 사건이후로 일리선배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만약 그 당시에 일리선배가 나에게 그 버그를 가르쳐줬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돈버그를 사용했을테고 그렇게 되었으면 난 영구 블록 당하는 사람중에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생각만해도 아찔한 일이었다.
타워 무너질 때 내 가슴도 무너진다!!
울온 영구 블록으로 인해 울온에서는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영구블록 인해 수십채의 집들이 동시에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었다. 울온에서는 집을 리플레시를 하지 않을 경우 약 일주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집이 무너지게 된다. 그런데 영구 블록으로 인해 아예 리플레시를 할 수가 없게돼 무너지는 집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 길드원들, 특히 슁은 아주 난리를 폈다. "류형!! 나 이번에 반드시 타워 지을거야!! 우리 길드타워도 반드시 세우자!!"라며 길드원들을 몽땅 데리고 다니며(사실 여건상 참여하지 못한 길드원들도 많았다) 길드 타워를 세울 자리를 알아보았다. 그렇게 해서 슁이 알아낸 무너지는 타워자리는 무려 20여개, 슁을 비롯해 동태, 어스, 프시케 등 그 일당들은 그날부터 날밤을 세워가며 길드타워를 세우기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나 역시 무너진다는 타워에 가서 몇시간동안 죽치고 앉아 있은 적도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오! 쉽게 타워 짓겠는 걸?'라며 흐뭇해 했는데 실은 그게 아니었다. 이미 무너지는 타워 곳곳에는 하이딩이나 인비지블리티 마법으로 자신의 몸을 숨긴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눈에 띄지 않았지만 가는 곳마다 누군가가 숨어있다고 나오는 것이었다. 여하튼 우리 길드원들은 서로 작전까지 짜며 길드 타워를 세울 생각을 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무너지는 타워에는 자신의 몸을 희생해가며 타워세우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더 재미난 것은 바로 무너진 타워에서 나오는 콩고물이었다. 타워에는 수많은 아이템들이 들어있었다. 물론 없는 곳도 있지만 그래도 엄청 많은 물건들이 있었는데 타워가 무너지면 그 아이템들은 말 그대로 줍는 사람이 임자였다. 우리는 무려 8시간을 기다린 후 드디어 타워가 무너지는 모습(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사라진다)을 보았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갑자기 렉이 발생했고 떨어진 물건들을 줍기에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나 역시 막 돌아다니며 물건을 줍다가 어떤 상자를 발견했다. 한번 클릭해보니 무려 무게가 1300스톤이 넘는 것이었다. 볼 것 없었다. 난 일단 다른 것들은 모두 포기하고 그 상자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움직이지않고 그대로 멈춰 서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 난 급히 일리선배에게 타전을 쳤다. "일리선배! 타워 무너지는 곳에서 1300스톤짜리 상자하나 건졌어!!"라고 말했더니 일리선배는 "무엇이라? 그대로 있어!!"라며 미친 듯이 나에게로 달려왔다. 그리고 갖은 고생끝은 길드성으로 돌아온 우리는 상자를 땄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그곳에 들어있던 것은 수많은 체스트(나무로 만든)와 수많은 포치(Pouch) 그리고 엄청난 량의 빈 스크롤이었다. -- 쉽게 말해서 전혀 돈이 되지 않는 물건들만 모아둔 쓰레기 상자였던 것이었다. 이를 본 일리선배는 "넌 어째 가져와도 이런 것만 가져오냐!"라며 내게 핀잔을 주었다. 8시간이 넘는 고생을 하며 건진 것이 고작 빈스크롤과 포치, 상자였다니 난 할말을 잃었다. 괜한 욕심을 부리다가 오히려 된통 당한셈이었다. "흐흑 T_T 여러분도 넘 욕심 부리지 마여. 안 그러면 저같이 돼여."
트린식!! 무너지다!!
얼마전 브리타니아에 일대 파란이 일어났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벤트의 하나로 브리타니아 도시 하나인 트린식이 몬스터들에 의해 함락된 것이었다. 아직 그 사실을 모른채 나는 평상시대로 트린식으로 놀려갔다. 트린식에 돌아다니던 나는 엄청난 것을 목격했다. 마을안에 스켈레톤과 좀비들이 돌아 다니는 것이었다. 난 그래서 누가 폴리모프(Polymoph: 일정시간 동안 몬스터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마법)를 사용한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한두명(?)이 아니었다. 더욱이 사람치고는 너무나 멍청하게 행동하고 있었고 그 몬스터가 다른사람을 공격해도 전혀 가드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난 '아! 진짜 몬스터구나!'라고 직감, 재빨리 일리선배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선…선배! 놀라운 일이 있어! 마을안에 몬스터가 돌아다녀!!"라고 소리지르자 일리선배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는 듯 "알어!"라고 묵묵히 자신의 일만 했다. 난 아마도 선배가 내말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해 "선배!! 진짜라니깐!! 진짜 마을안에 몬스터가 돌아다녀!!"라고 하자 일리선배는 귀찮다는 듯이 "안다니깐!!"라며 말했다. 그래서 난 "어? 진짜 알어? 선배 알고 있었던거야?"라고 말하자 "그래! 너 휴가 갔을 때 생긴 이벤트야!"라고 말하며 이번 이벤트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 이번 이벤트는 트린식을 시작으로 브리타니아의 전도시에 몬스터들이 공격한다는 것이었다. 현재는 트린식이 공격받고 있으며 상황이 매우 나빠 많은 게이머들이 트린식을 지키기 위해 속속들이 트린식으로 모여들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놀라운 사실이었다. 초반에 트린식에 등장한 몬스터들은 좀비, 고스트, 스켈레톤, 본 나이트와 같은 별로 강하지 않은 몬스터, 다시말해 실버무기 하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말 그대로 허접 몬스터들이었다. 이런 몬스터를 잡아봤자 돈도 얼마없고 명성도 주지않기 때문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한번 트린식에 놀러간적이 있었는데 지난번하고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특히 사람들이 주변에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리치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난 리치를 보자 "오!! 리치!! 내 돈벌이!!"라며 실버무기를 하나 들고 리치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들리는 경쾌한 소리 '퍽!!'이라는 소리가 들리자일반적으로 리치는 실버무기 3∼4방이면 잡았다. 그런데 이놈의 리치는 틀렸다. 분명 4방이상을 때렸는데 전혀 끈덕도 안하는 것이었다. 난 속으로 '어쭈구리? 제법 센데? 자식! 실버 루인이 별로다. 이거쥐? 그러면 이건 어떠냐?'라고 생각하고 멀찌감치 떨어져 공포의 플레임 스트라이크 연타를 먹였다. "캬하하하!! 이게 바로 이벨 지엠의 프레임이다!!"라며 큰 소리를 웃었다. 허걱!!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리치는 꿈쩍도 안하고 마치 씨익 웃으며 "겨우 이정도냐? 썬탠 시켜줘서 고맙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지팡이를 들고 나에게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나한테 똑같이 플레임 연타를 쏘는 것이 아닌가? 뜨아악! 내 체력치를 보니 30밖에 안남았다. 난 순간 위험을 직감했고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몇발자국 뛰지도 못하고 멈춰서야 했다. 그리고 두어번의 내 몸을 긁는 리치의 지팡이, 잠시 뒤 검은 바탕과 함께 자주 보았던 메시지 "You are Dead(너? 또 죽었냐?)"라는 메시지였다. 어이가 없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무슨놈의 리치가 플레임 연타에 실버를 맞고도 꿈쩍도 안해!!"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옆에 있던 일리선배가 "어딘데?"라고 묻자 난 "응? 여기 트린식이야!"라고 말했더니 일리선배는 "-_-"이런 표정을 짓더니 "얌마! 그건 리치가 아니라 리치 로드야!! 리치중에서 가장 센 넘!! 거의 드래곤하고 맞먹는 녀석인데 그놈을 실버로 잡을 생각했단 말이야?"라고 말했다. 리치로드? 그 말로만 듣던 리치로드? 그랬다. 내가 잡은 것은 리치가 아니라 리치로드였다. 리치의 대빵(우두머리)이라고 불리우는 리치 로드를 실버 무기 하나들고 싸울려고 했던 내가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난 어쩔 수 없이 죽은 몸을 이끌고 트린식의 힐러에게 갔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트린식에 힐러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난 처음에 이 힐러가 잠시 외출중인 줄 알고 기다리고 하고 계속 힐러집을 맴돌고 있었다. 그런데 20분, 30분이 지나도 힐러가 나타나지 않자 이상한 생각이 들어 "일리선배!! 트린식에 힐러 없어. 어떻게 된거야?"라고 묻자 일리선배의 말 "엉? 힐러? 게네들 모두 죽은 지가 언젠데… 힐러 찾고 있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트린식에는 사람들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트린식에서 브리튼까지 뛰어가기로 맘먹고 마을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마을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난 다시 장벽에 부닥쳤다. 바로 커다란 바리케이트가 마을 길목을 막고 있었던 것. 난 이 장벽을 넘어가기위해 트리식을 모두 돌아다녔지만 아무리해도 나가는 길목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기를 무려 1시간… 지치다 못해 힘이 빠진 나는 일리선배에게 "선배, 트린식으로 좀 와줘"라고 말하자 일리선배는 내게로 오더니 "너 아직도 유령이냐? 그냥 저 게이트 타고 브리튼으로 가면 되잖어. 으이구"라며 내게 핀잔을 주었다. 커헉… 나가는 길목을 눈앞에 두고 무려 1시간을 넘게 헤메이다니…. 자고로 사람은 배워야 된다고 했던가? 그 말뜻을 새삼 느끼는 류였다.
무서운 바드… 나도 바드를 키우고 잡다!!
트린식에서 처참한 일을 겪었던 나는 다시한번 마음을 다져먹고 트린식으로 달려갔다. "이넘의 리치로드!! 류의 처절한 복수를 해주마!! 아주 씨를 말려버릴테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단단히 채비를 했다. 내가 갖춘 무기는 시약 100셋트, 하나밖에 없는 실버 파워 쿼터 1개, 도망칠 때를 대비해 준비한 리콜 스크롤이었다. 이정도면 예전 데스타드에서 드래곤을 잡을때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한 셈. 겁날게 없었다. 그리고 트린식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리치 로드가 눈에 띄었다. "카하하하!! 너 잘만났다!!"라고 말하고 리치로드를 유인했다. 그때 나를 쳐다보는 리치의 눈길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너 또 죽으려 왔냐?"라고 말이다. -- 난 리치로드를 한 마리를 유인해 일단 블록 장소로 데리고 갔다. 그런데 나를 따라온 것은 리치 로드뿐만이 아니었다. 본나이트, 스켈레톤 나이트, 좀비, 머미까지 날 따라온 것이었다. 어림 잡아도 10마리가 넘어섰다. 난 속으로 '오!! 구여운 것들. 너희들이 나의 밥이 될려고 달려드는 구나'라고 생각하고 일단 가장 약한(?) 스켈레톤과 본나이트를 향해 파이어 필드, 블레이드를 깔고 난리를 치기 시작했고 리치로드에게는 포이즌을 걸어놓았다. 미친 듯이 에너지 볼트, 플레임 스트라이크를 쏘아보냈다. 마치 난 그 순간 람보가 기관총을 긁어대는 표정을 하며 "으아아아!! 받아라!! 자식들아!!"라며 소리를 지르면서 마법을 쏘아댔다. 그리고 하나둘씩 쓰러지는 몬스터들을 보며 난 이렇게 말했다. "오! 저기 100원 넘어간다. 오!! 저기는 200원짜리!!"라고 말하고 있었다. 몬스터들이 돈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런데 잠시 뒤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었다. 이넘의 몬스터들이 줄어들지가 않는 것이었다. 다 잡을만 하면 갑자기 몬스터들이 다시 리스폰되어 다시 날 타겟으로 잡았고 처음 10마리의 몬스터가 한순간에 배로 불어나있었다. 더욱 문제는 가지고 왔던 실탄, 즉 시약이 다 떨어져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또하나의 문제는 다 잡은 몬스터들의 루팅을 하지 못하고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10분이 지난 뒤 나에게 남은 것은 시약 10셋트 정도였다. 하지만 쓰러져 있는 몬스터의 루팅을 여전히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난 속이 타기 시작했다. 저기 있는 몬스터들 루팅만해도 어림잡아 5∼6,000골드는 넘을 성 싶었다. 그렇다고 저기 수많은 몬스터 사이로 뛰어들자니 내 목숨이 남아남지 않을테고, 놔두잖이 몹들의 시체가 없어질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나를 지켜보던 일리선배가 "호오∼ 제법 몹들이 많군. 류! 오늘 번 것 반만 주면 내가 저녀석들 모두 없애주마!"라고 말했다. 난 피식 웃으며 "선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선배 마사 캐릭은 나보다 더 못하잖아. 그런데 어케 잡는다고? 선배가 저거 다 잡으면 내가 오늘 번 것 다 준다. 다줘!! 카하하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일리선배는 "오호! 정말이냐? 그럼 저넘들 내가 다죽이고 내가 다 가진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해보라면 해보란 식으로 "맘대로 해"라고 말하자 일리선배는 "흐흐… 오늘 꽁돈(공짜돈)좀 벌어보는 구만!!"라며 트린식으로 날라(?)왔다. 잠시 뒤 일리선배는 내옆으로 건너오더니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그런데 잠시 뒤 놀라운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몬스터들이 서로 싸우고 난리가 아니었다. 난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 어? 저넘들이 미쳤나? 왜 자기들끼리 싸워?"라고 말하자 일리선배는 "캬하하하!! 이게 바로 바드 전사의 무서움이지!"라고 말했다. 잠시 뒤 그 수많은 몬스터들은 서로 미친 듯이 싸우더니 하나둘씩 쓰러졌고 마무리는 일리선배가 에너지 볼트로 끝내버렸다. 일리선배가 도착한지 채 10분도 되지않아 수십마리의 몬스터들은 모두 길바닥에 쓰려져있었고 일리선배는 유유히 돈을 챙기며 "오 예!! 제법 돈이 많은 걸! 류야 고맙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결국 그날 난 샥 100셋트만 날려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 재주는 류가 부리고 돈은 일리선배가 번다는 말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실로 바드의 무서움을 깨닫는 하루였다.
루터도 아니고 노토도 아니고…
트린식에서 있었던 일이다. 최근 들어 트린식던전(?)은 나와 일리선배의 아침사냥터였다. 우리들은 곧잘 "선배!! 아침 울온한판 떠야지?"라고 말하면 일리선배는 "캬캬캬!! 좋다!! 가자"라고 말했다. 이를 보던 블루문 선배의 한마디 "아침 울온? 아침 울온은 또 머냐?"라고 물어왔다. 그래서 난 "엉(응)? 그거? 일리선배랑 내가 아침에 가볍게(?) 몸풀라고 울온한판 하는거야?"라고 말했더니 블루문 선배 "저넘 또 병이 도졌구만. 이전에 아침 퀘이크, 점심 퀘이크라면서 오자마자 퀘이크만 해대더니만 이젠 울온이냐!!"라는 선배의 핀잔을 뒤로 하고 일리선배와 나는 아침사냥을 떠났다. 최근 트린식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다름 아닌 리치로드때문이었다. 리치로드는 명성과 함께 500골드 이상의 돈을 주기 때문에 마사와 바드에게는 그지없는 사냥감이었다. 특히 리치로드와 함께 나타나는 본나이트와 머미등은 체력이 뛰어난 리치로드와 싸움붙이기에 아주 좋은 몬스터였다. 더군다나 나에겐 든든한 일리선배의 바드가 있으니 트린식 던전은 선배와 나에겐 더없이 좋은 던전이었다. 일리선배의 바드캐릭은 체력과 마법은 낮지만 프로보케이션과 뮤지션, 피스메이킹이 모두 GM급이라 다수의 몹을 잡는데는 그만이었고 나는 명색이 마스터급 마법사라 서로 도와가면서 몹을 잡으면 무서울게 전혀 없었다. 몬스터를 잡을때는 내가 몬스터들을 끌고 블록자리로 데리고 오면 일리선배가 몬스터들끼리 서로 싸움을 붙여 마무리는 내가하는식으로 몬스터를 잡았다. 우리 둘이 그런식으로 모은 돈은 하루에도 몇만 골드, 정말 짭잘한 장사가 아닐 수가 없었다. 거기다가 리치로드가 던전주는 명성치는 거의 드래곤과 맞먹을 정도여서 나의 명성치는 하늘높은 줄 모르고 높아만 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을 겪었다. 그날도 일리선배와 내가 리치로드와 그 일당들을 열심히 잡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우리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난 "하이"라고 말하자, 상대방은 멀뚱 멀뚱 몬스터만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역시 이제 울온 짬밥을 제법 먹여 대강 상황을 눈치를 챌 수 있었다. 이쪽에서 인사를 했는데 불구하고 대답하지 않는다는 것은 역시 나쁜 짓을 하기로 맘을 먹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래서 난 옆에 있던 일리선배에게 "선배!! 공격 중지! 공격중지!! 옆에 있는 사람 아무래도 수상해. 가만히 있어봐!"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둘은 공격을 멈춘채 어떤 짓을 하는지 가만히 쳐다봤다. 그때였다. 리치로드의 체력이 얼마안남았을 때 그 사람은 익스플로전+플레임 스트라이크 주문을 외우더니 리치로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명을 쓰러지는 리치로드. 잠시 뒤 그 사람은 우리가 다 잡아놓은 리치로드를 루팅하더니 다시 우리곁으로 되돌아왔다. 우리 둘은 어이가 없었지만 그냥 일단 참기로 했다. 다시 나는 리치로드 2마리와 본나이트, 머미 들을 유인해 블록 장소로 날아왔다. 그리고 다시 전투의 시작, 내가 리치로드에게 타겟팅이 되어 제물이 되면 바드인 일리선배는 서로 싸움을 붙였다. 그런데 옆에 있던 그 사람은 단 한번도 공격하지 않고 있다가 또다시 리치로드의 에너지가 떨어질 때 공격을 시작, 명성과 함께 돈을 가져갔다. 이건… 뭐, 한두번도 아니고 그 사람은 계속 우리를 따라다니며 얌체같은 짓을 했다. 일리선배와 나는 너무 화가 나 "뭐… 저런 자식이 다 있어!!"라며 누구라고 할 것없이 소리쳤다. 일리선배는 열이 받아서 "에라! 모르겠다"라며 루팅을 하러간 그대로 몬스터와 프로보케이션을(이때 프로보케이션을 건 사람은 그레이가 된다) 걸어버렸다. 그러자 그 사람은 꽁지빠지게 달아나 버렸고 우리 둘은 서로 마주보며 "이젠 다신 안그럴꺼야!"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의 예상은 틀렸다. 잠시 뒤 다시 나타난 그 사람은 계속 우리곁을 얼쩡거리며 우리를 괴롭혔고 한번은 몬스터를 몰고오는 나에게 '월 오브 스톤' 주문을 내가 달려가는 길을 막기도 해 나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했다. 그 사람은 도대체 무엇이 불만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트린식을 떠나지 않는 이상은 그 사람과의 언짢은 대면을 계속해야만 했고 결국 우리 둘은 트린식 사냥을 그만두고 되돌아야 했고 하루종일 기분이 잡쳐있어야만 했다. 바로 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페임 루터인데 페임 루터는 남이 다 잡아놓은 몬스터를 마지막에 공격해 쓰러뜨리면서 얻게 되는 명성을 빼앗는 얌체같은 사람들이었다. 특히 최근는 트린식은 리치로드가 던져주는 명성치를 얻기 위해 상대방이 다 잡아 놓은 리치로드를 마지막에 공격해 '명성'만을 빼앗는 페임 루터가 들끓는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명성이 좋으면 무얼하랴!! 본래의 성격이 그렇지 못한 것을…. 정말 이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다. 게임을 하기전에 먼저 사람이 되라고….
어이없는 도둑?
울온을 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은 적도 여러번 있었지만 이번처럼 황당한 일도 없어 이 자리에서 밝히고자 한다. 얼마전 류의 섭캐릭인 대장장이 류가 지엠이 되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또한 매달 상품으로 나가는 류표 갑옷을 만들기 위해 잉갓을 구해야 되는데 단순한 아이언 갑옷보다는 울온에서 구하기 힘들다는 발러라이트 광석이나 베리떼 광석을 이용한 파란 갑옷, 녹색 갑옷을 만들어주는게 더 좋다고 생각해 다시 오어를 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발러라이트나 베리떼 광석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정말 구하기가 힘들었다. IRC창과 마을을 돌아다녀봐도 좀처럼 발러라이트와 베리떼 광석은 구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길드원이 프시케와 어스를 괴롭히는 수밖에 없었다. 어스에게 "어스야! 너 베리떼 있냐?"라고 묻자 "웅! 형. 왜?"라고 말했다. "몇개나 있냐?"라고 말하자 "엉! 한 300개 있나? 왜? 형!"이라고 물었다. 난 다시 어스에게 "캬하하하!!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를 알잖냐? 설마 모른다고 하진 않겠지?"라고 묻자 어스는 "설…설마, 또 빼앗을려구? 안돼!! 나 베리떼는 얼마 없단 말이야!!"라고 벌벌 떨기 시작했다. 하지만 베리떼에 눈이 먼 내가 그런 소리가 들리리가 없었다. "어스… 길드에서 쫓겨나고 싶냐!! 주석이 내놓라면 내놔!!"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싱의 말 "요즘 잠잠하다 싶었더니 또다시 살아나는 류주석이군 -_-"라고 말했다. 결국 어스는 울며 겨자먹기로 나에게 베리떼를 바쳐야만 했다. 그날이후 우리 길드원들은 절대 내앞에서는 색깔 잉갓이 있다는 소리를 안한다. 왜냐? 말하는 즉시 나한테 빼앗기니깐 말이다. 무하하하 --. 그러나 우리 길드원 그 어느 누구도 나의 마수에 벗어날 수가 없었다. 한번은 프시케(길드원 중 유일한 지엠 마이너였다)가 IRC창에서 자랑을 하고 있었다. "캬하하!! 나는 발러라이트 광석 어디 어디서 나오는지 다 안다! 룬도 다 찍어놨어"라며 혼자서 막 떠들고 있었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는 류였다. 난 프시케에게 "오호? 그래! 프시케? 발러라이트를 캘 수 있단 말이지?"라고 말하자 순간 아알씨창에는 침묵이 흘렀다. 먼저 싱이 말했다. "들켰구나. 프시케. 쯔쯔즛"이라고 했고 공간이는 "저 바보, 왜 그걸 자랑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머지 애들 모두 프시케에게 안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난 "캬하하하!! 프시케 얼릉 발러라이트 300개만 캐와라!!"라고 말하자 프시케는 "형, 아니 류주석님. 제발 통촉하오십오서. 발러라이트 캐는게 장난이 아니옵니다"라고 벌벌떨었지만 난 "푸하하하! 구엽게 노는 구나!! 프시케. 얼릉 캐와!!"라고 윽박질렀다. 결국 프시케는 아직까지도 발러라이트를 캐기위해 이리뛰고 저리 뛰고 다니고 있다. 그런데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발러라이트를 구하기 위해 마을로 간적이 있었는데 어떤분이 자신에게 발러라이트가 많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개당 100원씩을 주고 구입하기로 하고 그분을 따라갔다. 그런데 이상했다. 그냥 집으로 가면 될 것을 여러개의 마을을 거쳐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분의 집에 도착하자 그분은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류님"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난 의심없이 그냥 그분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뒤 그분은 상자를 문앞에 떠억하니 놓더니 락다운을 시켰다. 그래서 난 왜 문을 막는지 궁금해서 "저기 왜 그러시나요?"라고 묻자 갑자기 그분이 무기를 들더니 날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다시말해 프렌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집안으로 들어오면 그레이가 되는 것을 이용해 날 잡아보겠다는 심사였다. 어이가 없었다. 실력을 보니 아마도 뉴비인 것 같은데, 아무리 내가 얕잡아 보여도 분수가 있지 몽둥이 하나로 날 패죽인다는 것은 말도 안됐다. 1∼2분정도를 패도 내가 꿈쩍도 않자 그분은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다른 무기로 바꿨들고 날 공격하기 시작했다. 난 하도 어이가 없어서 "저기요, 저 이만 갈께요"라고 말한 뒤 유유히 리콜을 하고 돌아왔다. 물론 죽일 수도 있었지만 괜히 죽여서 머더러 카운터를 먹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그냥 되돌아버린 것이었다. 간혹 울온을 하다보면 이런분들이 계시는데 아무리 내가 약하더라도 이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이제 왠만큼의 전투기술은 마스터급이어서 그렇게 쉽게 안죽어요. --
류의 초보 켜주기
얼마전 애독자 엽서를 통해 새로운 길드원을 맞아들였는데 캐릭터의 이름은 'park'이었다. 하지만 이름을 부르기가 힘들고 나이도 나보다 어려 닉네임인 엔젤로 통하고 있다. 그런데 이녀석은 울온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어떻게 전투를 하는지 어떻게 몬스터를 잡는지조차 모르는 말 그대로 뉴비였다. 하지만 인사성도 밝고 싹싹하기까지 해 내가 가끔 데리고 다니며 전투하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한번은 엔젤이 "류형! 우리 던전가자!"라고 해서 난 "그래! 그럼 어디로 갈까? 디싯트?"라고 말하자 "디싯트는 너무 무서워서 싫어, 형! 더 쉬운데로 가자"라고 했다. 그래서 난 "그럼, 롱으로 가자! 롱이 제일 쉬우니깐 너도 쉽게 전투할 수 있을 거야"라며 '엔젤'을 데리고 롱으로 갔다. 롱에 도착한 나는 엔젤에게 가장 기초적인 전투방법을 가르쳐줬다. "블럭은 이런식으로 잡고 위험하면 힐과 붕대를 감아서 치료하는거야, 블록은 어쩌고 저쩌고…"라며 하나하나 가르쳐 주자 엔젤은 하나둘씩 따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엔젤에게 블록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고 벽을 도는 순간 잘못해 롱의 오우거방으로 텔레포트되는 장소에 잘못 들어오게 되었다. 초보인 엔젤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장소이므로 난 아알씨에서 "엔젤!! 들어오면 안돼!!"라고 말했지만 내 뒤를 졸졸 따라오던 엔젤은 무작정 나를 따라 들어왔다. 난 그때 엔젤을 막는답시고 다시 왔던대로 되돌아 버려 우리는 길이 엇갈리게 되었다. 난 엔젤에게 "엔젤! 어디냐!"라고 묻자 엔젤의 말 "형! 나 죽었어 --"라고 했다. 들어간지 채 1분도 되지않은 시각이었다. 어이가 없어서 "얌마!! 무작정 날 따라오면 어케해?"라고 말하자 "난 형이 있는 줄 알았지 --"라고 말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뿐이었다. 이 엔젤을 보니 절로 옛날 생각이 떠올랐다. 레슈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전사를 키웠던 생각이 떠올랐다. 붕대를 어떻게 감는 줄도 몰랐고 아나토미를 올린다고 3달이나 걸렸던 그 시절. 가끔 싱이 농담으로 "류형, 그때 생각나? 형 레슈에 있을 때 매크로를 몰라서 아나토미를 마우스로만 해서 한때 우리가 형을 '철의 손가락'이라고도 불러줬잖아. 캬하하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랬다. 난 처음 뉴비시절 아무것도 몰랐다. 매크로가 무엇인지 전투는 어떻게 하는지, 마법이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항상 내곁에는 공간이나 싱, 그리고 어스, 앤션트, 프시케, 에르타이, 엔젤, 가스터와 같은 친동생 이상의 길드원들이 있어 즐거웠다. 이래서 울온은 게임을 즐기는 재미보다도 사람을 사귀는 재미가 더 있는 게임일지도 모른다.
아시나요? 강태공의 전설!!
실로 독자들의 힘을 알수 있는 기회였다. 일리선배는 내가 독자에게 이른다는 말에 주먹만을 불끈쥘 뿐 아무짓도 못했다. 참다못한 일리선배는 "으으…. 주먹이 운다. 울어. 이넘, 정말 간악의 극치를 보여주는 군 --"라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낚시에 대해 가르쳐줬다. 일리선배에게 줏어들은 낚시꾼은 가히 놀라움의 극치였다. 낚시꾼은 지엠이 되기까지가 좀 힘들지만 일단 지엠이 되면 걷어들이는 돈은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라는 것이었다. 특히 낚시꾼이 건져올린 SOS병에 적혀진 좌표에는 보물상자뿐 아니라 그림이나 기타 다른 레어 아이템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것만 팔아도 이층집하나는 너끈히 산다는 것이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이렇게 좋은 직업을 그때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일리선배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류, 낚시할려면 U.O.A를 구입해야 돼. 너 U.O.A는 뭔지 알지?"라고 말했다. U.O.A라 함은 오리진에서 인정한 서드 파티 프로그램이었다. 물론 알고 있었다. 하지만 U.O.A와 낚시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를 몰라 일리선배에게 "U.O.A? U.O.A하고 낚시하고 무슨 상관이야?"라고 묻자 일리선배는 '-_-' 이런 표정을 지으며 U.O.A와 낚시의 상관관계(?)를 설명해줬다. 일리선배의 말에 따르면 U.O.A의 기능중에 물고기나 오어같이 겹쳐지는 물건들은 주변에 자동으로 떨어뜨리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이 기능을 이용해 낚시나 마이닝, 나무베기를 매크로로 돌리면 쉽게 기술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시말해 가만히 앉아서 화면만 바라보고 있으면 기술이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일리선배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놀라운 사실이었다. 난 따지고 자시고 할 것 없었다. 일리선배를 졸라 U.O.A를 신청한 후 본격적인 강태공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화려한 만남, 그리고 죽음…
낚시하니깐 생각나는 일이 있다. 물론 패치전의 일이지만 어이 없는 일이 있었다. 다름 아닌 해적을 만난 일이었다. 낚시 지엠이 된 후 낚시로 돈버는 재미를 만끽했던 나는 그날도 전날밤에 건진 SOS병으로 보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마악 3개째의 보물 상자를 건져올려 상자를 배 창고에 넣어두었을 때 였다. 근데 북쪽에서 한척의 배가 유유히 다가왔다. 먼바다에서는 사람을 만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난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며 "하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기분이 느꼈다. 여느때의 다른 기분. 그 이상한 기분은 예전 레슈에서 처음 만난 머더러의 느낌이었다. 순간 가슴속에 밀려드는 이상한 두려움에 그 사람의 얼굴을 바로 보았다. 두터운 헬멧속에 감춰진 어두운 얼굴, 그리고 그 안에서 보일 듯 말듯한 비열한 웃음. 그랬다. 바로 머더러였던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해볼 사이도 없이 곧바로 날아드는 에너지 볼트와 플레임 연타. 회사에서 접속했다면 어떻게 반항이라도 해보겠지만 그때는 집에서 모뎀으로 접속했기 때문에 반항은커녕 움직이지도 못한채 곧바로 난 황천길로 향했다. 유령이 된 상태에서 난 그 머더러에게 "너 뭐야!! 짜샤"라며 욕을 해댔지만 그 머더러에겐 이렇게 보였을 것이다. "oOoOOOoo"라고 말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한가지. 그 머더러의 이름은 내가 알고 있던 머더러, 그것도 나에게 처참한 기억을 안겨줬던 머더러 '로스트 커넥션(이 로스트 커넥션을 모르는 독자분들이라면 PC POWER Zine 1999년 5월호를 살펴보기 바란다)'이었던 것이다. 로스트 커넥션은 류가 레슈에서 광부로 일할 때 하루에도 서너번씩 죽였던 그 비열한 머더러였다. 난 속으로 '이름만 같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속으로 '바보, 날 죽일 순 있어도 내 물건은 못훔쳐갈꺼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보는 나였다.-_- 왜냐하면 잠시 뒤 로스트 커넥션은 내 배 문을 유유히 열고 내 배로 넘어왔기때문이었다. 깜박잊고 배문을 잠궈놓지 않았던 것이다. 내 배로 건너온 로스트 커넥션은 내 배와 내 몸을 뒤지며 물건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물건을 챙긴 로스트 커넥션은 자신의 배로 돌아가기전에 유령이 된 나를 쳐다봤다. 난 기분이 나뻐서 "뭘봐!! 임마!"라고 소리쳤지만 그 녀석에겐 유령의 말로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로스트 커넥션은 나를 뚫어지듯 바라보더니 잠시 뒤 "Hey, do u know to me?(이봐, 너 혹시 나 알지 않아?)"라고 묻는 것이었다. 난 순간 '이놈이 혹시 유령말 알아보는 거 아냐?'라고 생각했다. 내가 유령인 상태인 것을 깜박했다는 듯이 로스트 커넥션은 날 살려주었다. 그리고 내게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나 역시 혹시 레슈의 그 로스트 커넥션이 아닌가 싶어 이것 저것 물어봤다. 그런데 알고봤더니 바로 이 로스트 커넥션이 그 레슈의 로스트 커넥션이었던 것이다. 나에게 비참한 광부의 말로를 겪게 했던 머더러. 아픈 추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로스트 커넥션과의 대화를 들어보자. 물론 짧은 영어실력으로 대화를 했지만 그 내용은 대강 이러하다.
로스트 커넥션: 네 이름(류)이 낯설지 않다. 혹시 다른 샤드에서 게임하지 않았느냐?
류: 그렇다. 레이크 슈페리어에서 했다. 혹시 당신 레이크 슈페리어에서도 머더러아니었냐?
로스트 커넥션: 그렇다.
류: --. 그럼 혹시 집이 윈드 근처(레슈에서의 집은 윈드 근처였다) 아니었느냐?
로스트 커넥션: 그렇다. 윈드근처에서 주로 살았다.
류:(무섭다기 보다는 반가운 마음에) 오! 반갑다. 나 역시 너를 알고 있다. 난 너에게 하루에도 서너번씩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
로스트 커넥션: 하하하!! 그러느냐. 그럼 그냥 갈 수가 없구나. 다시 죽어라
류: 꾸에엑(아무런 방지책이 없던 류는 다시 죽어야 했다)
어이가 없었다. 레슈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레슈에서도 로스트 커넥션의 악명이 지독했다. 특히 광부들을 무참하게 죽이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여기 아리랑에서까지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날 다시 죽인 로스트 커넥션은 배안에 있던 물건과 내 물건을 싸그리 챙긴 후 "Be Carefully, See u again(조심해, 다음에 보자)"라는 말을 남기며 자신의 배로 유유히 건너갔다. 이게 바로 1년만의 화려한(?) 만남이었다. 결국 난 유령이 된 채로 배를 몰아 브리튼까지 10분이 넘게 걸려 도착해야만 했다. 레슈에서도 그렇게 괴롭히더니 이젠 아리랑까지 와서 괴롭하다니…. 정말 잔인한 녀석이었다 --.
Net POWER를 지키는 두 마리의 용이 있었으니 이름하야 더블 드래곤이라 하더라 --
패치이후 기술올리기가 편해졌는데 그 중에서도 테임기술은 이전에 비해 올리기가 수월해졌다. 그래서 최근들어 테이머를 키우는 분들이 많아졌는데 우리 길드원이나 싱이나 앤션트도 테이머를 익히느냐 정신이 없었다. 하루는 싱이 내게 찾아와서 "류형, 나 테임 94나 됐다. 이젠 용도 테임해! 캬하하하!!"라고 자랑하는 것이었다. 난 그소리를 듣자 마자 얼굴에 회색을 띄며 "그래? 싱아, 알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싱은 사색이 되며 "류…류형, 그게 무슨 말? 설마… 용 이야기 하는 거 아니지?"라고 말했다. 난 그래서 "아니긴 뭐가 아냐, 임마, 얼릉 용 델구와. 그렇지 않아도 전번에 집지키던 용가리(담덕이가 바친 화이트 웜)가 도망쳐서 심심했는데 잘됐다. 얼른 두 마리만 꼬셔와라!"라고 말했다. 이때의 싱의 말 "류형, 왜 이래. 한마리도 아니고 두마리씩이나? 류형, 용가리 한마리 꼬실려면 1시간은 족히 걸려. 근데 두마리나?"라고 되물었다. "겨우 두 마리 가지고 뭘 그리 벌벌 떨어? 이전에 담덕이는 세 마리도 바쳤어. 두 마리면 많이 봐준거야. 성질나면 앤션트 웜 꼬셔오라고 한다!! 얼른 꼬셔와"라며 싱에게 윽박질렀다. 결국 싱은 울며 겨자먹기로 용을 테임하려 갔다. 그러면서 싱은 "류형, 정말 미오. 아냐, 정말 악독해!!"라며 울면서(?) 집을 뛰쳐나갔다. 그리고 난 그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어느날 싱이 나에게로 오더니 "류형, 내 눈 좀 봐조"라고 말했다. 게임 화면에 게이머의 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옆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난 싱의 눈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뭔말이야? 임마. 네 눈을 어떻게 봐?"라고 묻자 싱은 "내 눈 충혈되지않았어? 요 며칠 밤세면서 용꼬시느랴 죽는 줄 알았단 말이야 --+"라고 말했다. 어이가 없어서 "캬하하하. 그래서 용은 꼬셨냐?"라고 묻자 싱은 "웅(응)"이라고 말하며 잠시 뒤 용을 끌고 왔다. 난 농담으로 던진 말이었는데 정말로 용가리를 두마리나 끌고 올줄은 몰랐다. -- 그런데 막상 용을 끌고 왔지만 우리에겐 또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용을 블록시킬 자리가 부족했던 것. 우리는 상의 끝에 용가리를 한 마리씩 각각 다른 방에 블록시키기로 했다. 싱은 나에게 "형, 내가 용 세워둘테니깐 재빨리 상자로 쌓아. 안그러면 블록 못시켜"라고 말했다. 난 "웅"이라고 대답하고 자리를 블록하기위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잠시 뒤 싱은 진흙색의 용가리를 끌고 왔다. 그리고 구석에 세워둔 뒤 나에게 블록을 하라고 했다. 난 재빨리 상자들로 블록(블록이라기 보다는 아예 벽을 쌓았다 --)했다. 그리고 싱은 용가리가 도망칠 수 있는 지 실험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싱이 2층으로 올라가서 용을 불렀다. 그순간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바로 용가리가 사라진 것이었다. 난 너무 놀라서 "헉? 요샌 용가리 블록시키면 사라진다고 하던데…. 이렇게 금새 사라지냐?"라고 묻자 더 놀란 싱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이럴수가… 하루걸려 잡아온 놈인데, 이렇게 한 순간에 사라지다니…"라고 말했다. 어이가 없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난 나머지 한놈이라도 블록시키기위해 싱을 다시 꼬셨다. "싱아, 다시한번 해보자. 설마하니 또 없어지겠냐?"라고 말하자 싱은 절대로 안된다며 "안돼!! 안돼!! 또 사라지면 어떡해"라고 반색을 했다. 하지만 내가 가만히 있을 사람인가? "안되긴 뭐가 안돼. 뭐… 없어지면 또 꼬셔오면 되잖아? 캬하하하"라고 말하자 싱은 "T_T" 이런 표정을 지으며 순순히 내 뜻에 응했다. 우리는 혹시 자리가 안좋아서 그런 줄 알고 아예 방을 바꿔보기로 했다. 똑같은 방법으로 다시 용을 블록한다음 싱이 용을 불렀다. 허걱? 그런데 이럴수가? 또 없어지는 것이었다. 난 싱에게 할말이 없었고 싱은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한순간에 용 2마리가 사라진 것이었다. 난 싱을 달래주려고 "싱아, 형이 꼼쳐둔(숨겨둔) 아이템들 줄게. 화 풀어라"라고 말했다. 싱은 그래도 화가 안풀리는 듯 "싫어. 형 미오. 내 용가리 내놔!!"라고 나에게 말했다. 그런다고 없는 용가리가 생기는 것도 아녔고 난 싱을 달래주면서 용서를 빌었다. 결국 우리 둘은 없어진 용가리 방을 다시한번 쳐다보면서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잠시 뒤 이상한 일이 생겼다. 집뒤에 있던 오크들이 맥없이 쓰러지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주변에 게이머들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킵에서 파이어볼(?)이 양쪽에서 날아가는 것이었다. 난 싱에게 "싱아? 저게 뭐냐? 왜 우리집에서 불덩어리가 휙휙 날아다니냐?"라고 말했다. 그러자 싱은 "엥? 무슨 불덩이?"라고 말한 뒤 바깥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번의 불덩어리가 오크에게 날아가더니 오크가 쓰러지는 것이었다. 궁금하게 여긴 난 킵 뒤쪽의 베란다(?)로 나간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이번에 나한테 불덩어리가 날아오는 것이었다. 그것도 공격력 40짜리 불덩어리…. 이정도의 불덩이라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드래곤의 블레스밖에 없었다. 난 흠칫 놀라 불덩어리가 날아온 곳을 쳐다봤다. 그런데… 뜨아악!! 놀랍게도 용가리가 우리 킵위에 떠억하니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난 놀라 싱에게 "싱… 싱아!! 용가리가 지붕위에 올라와 있다"라고 말하자 싱은 반색을 하며 "머? 용가리가 지붕에? 어디 어디?"라며 베란다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잠시 뒤에 돌아온 싱의 말 "형, 형!! 용가리 두마리 모두 지붕위에 있어"라고 하는 것이다. 난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해서 베란다로쪽으로 나가봤다. 싱의 말대로 용가리 두마리가 지붕 양쪽에 떠억하니 버티고 있었다. 우리 둘은 웃음밖에 안나왔다. "푸헤헤헤. 저게 뭐냐? 용가리가 지붕위에 올라가 있다니? 푸하하하"라고 우리 둘은 크게 웃었다. 더군다나 이 용가리 두 마리가 쏘아대는 블레스에 쓰러지는 오크들을 보니 더 우스웠다. 계속 웃던 내가 "싱아, 애네들 집지키는 개들 치곤 정말 죽이는데?"라고 묻자 싱은 웃으며 "형, 이건 개가 아니야. 그건 세콤이야. 세콤. 그것도 블레스 쏘는 세콤 --"이라고 말했다. -- 우리 둘은 집안에서 용가리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하다가 문득 싱이 이런 말을 했다. "형, 킵 뒤쪽에 사람들 살지?"라고 말했다. 난 "응"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싱이 "캬캬캬!! 그런 그 사람들은 이제 그 집에 다 살았네?"라고 말했다. 난 영문을 몰라 "그게 무슨 소리야?"라고 말하자 "생각해봐, 거기서 그냥 나오다가는 우리 용가리한테 걸려서 그냥 죽을꺼 아냐? 어디 무서워서 살겠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그럴만도 했다. 양쪽에서 공격력 40짜리 브레스 두방이 날아들면 웬만해서는 살아남기 힘들 것 같았다. 우리는 상상하면서 계속 떠들며 웃어댔다. 독자 여러분도 생각해보시지요. 집밖에 나왔는데 느닷없이 브레스 두방이 자신한테 날아든다면? 그것도 어디서 날라오는지도 모르고--. 여하튼 이렇게 해서 우리 길드에는 새로운 전설이 생겼다. 바로 "넷파워 길드성을 지키는 두 마리의 용이 있었으니… 더블 드래곤이라 하더라"라고 말이다. --
중원에는 기인이사가 많고 울온에는 숨겨진 부자들이 많다!!
얼마전에 엽서를 통해 새롭게 뽑은 길드원이 있다. 바로 슈마라는 녀석인데 이제 곧 군대에 갈 녀석이다(불쌍한 넘 --). 처음에 슈마가 우리 길드성에 왔을 때의 일이다. 난 슈마의 초라한 차림새를 보고 얼마전에 받아들인 엔젤녀석과 비슷한 수준인 줄 알고 "슈마야! 너 돈은 있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슈마는 "돈이요? 얼마 없는데요?"라고 말했다. 예상대로였다. 난 불쌍하다는 듯이 "그래, 네 직업은 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슈마가 "제 직업이요? 마법사랑 하우스 애드온이요"라고 말했다. '하우스 애드온? 돈도 없는 녀석이 무슨 하우스 애드온일까?'라고 생각했다. 난 아무런 생각없이 "그러냐? 그럼 하우스 애드온은 요새 멀 키우냐?"라고 묻자 "테일러하고 스미스요"라고 짧게 대답했다. 난 수중에 돈이 넉넉치 않아 가지고 있던 가죽 1,200장을 슈마에게 쥐어주며 "슈마야. 이거라도 살림에 보태써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슈마의 행색을 보니 영 불쌍히 보여 "슈마야, 너 혹시 잉갓 있냐? 잉갓 있으면 가져와. 내 이름 들어간 갑옷 만들어 줄께"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슈마는 "헉? 정말입니까? 형님? 당장 가져오겠습니다!!"라고 말하더니 어디론가 달려갔다. 그리고 잠시 뒤 슈마가 다시 길드성으로 되돌아 왔다. "류형님. 여기 있습니다. 잉갓이 얼마 없어서 몇 개 못가져왔어요"라고 말했다. 난 그래서 아무런 생각없이 "그래? 몇 개나 가져왔냐?"라고 물었다. 슈마는 "얼마 안돼요. 집에 굴러다니는 쉐도우 600개랑, 발러라이트 100개요"라고 말했다. 난 발러라이트라는 소리에 너무 놀라 "크헉! 발…발러라이트라고? 슈마야. 그거 개당 100원씩 하는 거잖아. 100개면 얼마야? 10,000원? 너 돈 없다며?"라고 말했다. 그래서 난 혹시 슈마가 캐온 것 줄 알고 "혹시, 이거 네가 캐어온거냐?"라고 묻자 슈마는 짤막하게 "아뇨. 돈 주고 샀는데요? 요샌 발러를 잘 안팔아서 골치에요"라고 말했다. 솔직히 이때까지만 해도 슈마의 정체를(?) 잘 몰랐다. 난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별뜻없이 슈마에게 발러라이트와 쉐도우 아처리 셋트를 만들어줬다 "슈마야! 내 이름 들어간 갑옷은 우리 길드원하고 선물용으로만 만드는 거야. 다른데에 파는 거 아니다. 길드 모임 있을때만 입고와"라고 말했다. 그러자 슈마는 "류행님(류형님), 이거 안입고 다닐꺼에요. 집에다가 락다운 시켜놓고 구경할꺼에요. 캬하하"라며 물건을 챙기고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뒤 난 슈마에게 한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류형님. 지난번에 갑옷도 줬는데 제가 레어 아이템 드릴께요. 오세요!"라고 말했다. 난 녀석을 기특하게 생각해 "오냐. 고맙다. 돈도 없는 녀석이 무슨 레어 아이템이냐. 여하튼 고맙게 받으마"라고 말했다. 공짜를 싫어할 리 없는 류였다. -_- 슈마의 초청으로 슈마의 집에 도착한 나는 너무 놀라 다물지 못했다. 돈이 없다는 녀석이 이층집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가 집안에는 갖가지 레어아이템들로 장식해놓고 떵떵거리고 살고 있었던 것이다. 난 너무 놀라 "슈마야. 너 여기 너희집 아니지? 세들어 사는 거지?"라고 묻자 슈마는 "아닌데요. 이거 제 별장이에요. 좀 허술하죠?"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무어라? 이층집이 별장? 이게 허술?'이라고 생각했다. 난 그제서야 슈마의 정체가 의심가기 시작했다. "슈마! 솔직히 말해라! 너 돈 없다며 어떻게 이렇게 멋진 별장집을 가지고 있냐?"라고 묻자 "엥? 저 돈 얼마 없어요. 그냥 성 하나하고 베스퍼 벤더 하나, 이층집 하나밖에 없어요. 아참? 형님. 저한테 남는 가구 염색약 있는데 하나 가지실래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뭐… 무어라. 가구 염색약이 남는다고? 거기다가 성을 가지고 있다고?"라며 너무 놀라 뒤로 넘어질뻔 했다. 가구염색약은 희구 아이템으로 아리랑에서는 약 30만GP에 거래되는 어마어마한 물건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하는 말 "아참, 류형 그리고요. 이거 펄 1,000개만 공간이한테 전해줘요. 어제 공간이가 펄이 없다고 좀 달라고 했는데…. 얼마 없네요. 집안에 굴러 다니는 거 이것밖에 없다고 미안하다고 전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난 이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난 잠시후에 정신을 차린 뒤 "슈… 슈마. 너 아까 성 있다고 했지? 너 그거 누구랑 지었냐?"라고 묻자 "성이요? 저 혼자 지었어요. 그거 지을 때 좀 힘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쿵(이건 제가 쓰러지는 소리입니다)". 난 도저히 할말이 없었다. 이제서야 이야기이지만 우리 길드킵을 짓기 위해 뛰어들었던 사람은 그래도 울온에서 난다 긴다하던 사람들이었다. 물론 직장이나 학교를 다녀 시간이 없어서 그 정도밖에 못지었지만 그래도 한달은 넘게 걸렸다. 난 그래서 혹시 이 녀석이 얼마전에 있었던 돈 버그를 이용하지 않았나 싶어 "너 솔직히 말해! 너 돈버그 이용했지!!"라고 말하자 "엥? 돈버그요? 난 돈버그 몰라요. 나 계정 2개가지고 열심히 생산직에 종사했어요. 성도 얼마전에 비로소 지었구요"라고 말했다. 대단한 녀석이었다. 겉보기에는 가난에 떠는 녀석같았는데 실제는 우리 길드원 전체가 버는 것보다 더 많이 버는 녀석이었다. 슈마는 오늘도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류형! 나 오늘 벤더로 6만원밖에 못벌었어요. 요즘 불경기인가봐. 잘 안팔린네?"라고 말이다. -_-. 슈마를 보면서 느낀 것 하나 "중원엔 기인이사가 많다더니 울온에서도 그럴 줄은 몰랐다!!"였다. 사람은 겉보기로는 모른다더니 슈마가 여지없이 그짝이었다. 여러분. 여러분도 겉모습이 초라하다고 불쌍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알고보면 부자들 엄청많아요!! --
출처: 넷파워